• [미래정치센터-프레시안 공동게재] [세월호 특집] '세월호 본질은 생명, 미수습자 우선되어야...' 우숭민 기자

"세월호 본질은 '생명', 미수습자 우선되어야…"

 
2016.10.12 07:53:32

 

 

[미래정치센터] 세월호 인식 조사…75%가 인양 찬성, 80%이상은 특조위 연장해야
 

 

 

전라남도 한 섬에 있는 작은 버스터미널에서 차로 30분 거리, 그곳은 2014년 4월 16일에 멈춰있다. 희생자들의 컨테이너 박스만 남아있는 팽목항, 그곳에는 쓸쓸함과 아픔만 남았다.

참사 2년이 지났지만, 세월호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중요 이슈다. 사람들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 진도 팽목항 모습.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노란리본과 희생자를 추모하는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미래정치센터(우승민)

 

▲ 세월호를 추모하는 팔찌와 리본들이 기둥에 걸려 있다. '잊지 말자 0416'이라는 배지가 눈에 띈다. ?미래정치센터(우승민)


'구글 설문조사'를 통해 8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세월호 관련 인식'을 조사했다. 설문에는 총 99명이 참여했으며 연령대는 10대 6.1%, 20대 82.7%, 30~40대 10.2%, 50대 이상 1%다. 

 

 

설문은 특히 세월호 희생자와 동시대인 10대와 20대가 중심이 됐다. 응답자의 93%는 '세월호를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나는가?'라는 질문에 안타까움과 슬픔, 분노를 표현했다. 지겹고 짜증난다는 표현은 3%에 불과했다.  

세월호 인양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75.3%로 나타났으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기간 연장에 대한 의견 역시 '필요하다'가 82.3%에 달했다. 또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93.8%로, 압도적이었다.

▲ 세월호 관련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미래정치센터(우숭민)


"세월호 본질은 '생명'…미수습자 우선되어야"  

팽목항에서 단원고 희생자 조은화 학생의 어머니 이금희 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은화 어머니는 세월호의 본질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다시 세월호의 본질을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세월호는 가족을 잃은 아픔과 생명의 문제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생명'이에요." 

하지만 세월호 문제는 '생명'보다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설문조사 응답자 절반(54%) 이상이 세월호 인양 이유에 대해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꼽았다. '미수습자가 있기 때문에 세월호를 인양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21%에 그쳤다.

언론 역시, 세월호 진상규명과 특별법, 특조위 활동 등 정치적 이슈만 다루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조사한 결과, 지난 4개월간 보도된 미수습자 관련 기사는 30개 정도다.

문제는 세월호특별법에서도 드러난다. 참사 7개월 후인 2014년 11월 '세월호진상규명법'과 '세월호피해지원법'이 제정됐지만, '인양'과 '미수습자' 관련 부분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  
 

▲ 세월호 희생자 가족 숙소 인근에는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다짐이 쓰인 노란 조약돌이 있다. ?미래정치센터(우승민)


"아무리 힘들어도 버틸 수 있어요. 저는 은화 엄마니까요"

"아직도 수학여행을 가는 날 아침이 생각나요. 긴 머리를 넘기며 캐리어를 끌고, 립밤을 바르면서 '엄마 내가 갔다 와서 치킨 사줄게. 잘 놀고 있어'라고 했던 모습이 생각나요. 신랑은 딸한테 '수학여행 잘 갔다 오라'는 말 한마디 못해 가슴이 아프다고 해요. 그런데 전 '잘 갔다 오라'고 했는데도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가끔 집에 있으면, '은화가 세월호에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당장이라도 방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은데…."

은화 어머니는 "딸이 너무 보고 싶은데, 딸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게 가장 힘들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은화가 보고 싶어요. 그게 가장 힘들어요. 우리 은화가 아침에 일어나면 눈 비비며 거실로 나와서 '엄마, 밥 주세요'라고 했었는데…. 그 아이의 냄새를 한 번 더 맡고 싶어요. 내가 그 아이의 밥을 한 번만 더 차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게 안 되다는 것, 엄마가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게 너무 미안해요. 할 수 있는 게 기다리는 것 밖에 없다는 것…. 아무리 힘들어도 웃으면서 견뎌 보려고 해요. 내가 아무리 힘들다고 한들, 바다 속에 있는 우리 딸보다는 덜 힘들 테니까. 지금 세월호 현장 상황이 안 좋다는 것 잘 알아요. 하지만 꼭 찾을 거에요. 저는 은화 엄마니까요."  

은화 어머니는 "세월호가 다른 사건들보다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많이 받았다. 우리도 다른 누군가에게 베풀며 살도록 노력하겠다"며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세월호'는 여전히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진상규명'이라는 구호 아래, 미수습자들을 잊고 지내는 것은 아닐까? 아직 세월호에는 9명의 '생명'이 있다. 그리고 팽목항에는 이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다.  
 

▲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양승진, 고창석,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 씨 등 9명은 아직 세월호에 있다. ?416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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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justicei.or.kr/639?category=671202 [정의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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