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기청년기자단]'대나무숲'은 왜 청년 세대의 안식처가 되었나?(이태민기자)

 

 

[청춘필담] ‘대나무숲은 왜 청년 세대의 안식처가 되었나?

#1. 대나무숲은 무엇이고, 어떤 내용이 게재되는가?

 

 

 

공론장의 구조는 끝없이 변동해 왔다. 신문으로부터 시작된 카페살롱TV와 라디오의 형태로 변화되었고, 특히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공론장의 넓이는 확장됐다. 오늘날 공론장에서는 매일 다양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와중에 눈길을 끄는 공론장이 있다. 2013년을 기점으로 페이스북에서 등장하기 시작한 대나무숲이 바로 그 곳이다.

 

 

최근 좋아요 16만 명을 기록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대나무숲 페이지의 대표격으로 꼽히고 있다

<출처 :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

 

 

대나무숲에는 하루에도 몇 십 개의 이야기가 올라온다. 각자의 삶에서 묻어나오는 이야기가 저마다 다르듯, 주제의 스펙트럼은 매우 넓고 풍부하다. 특히 가장 널리 알려진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의 경우, 올라오는 글의 주제와 내용이 참신해 기사화도 여러 번 되었으며, ‘좋아요’ 15만 개 이상을 얻은 페이지이기도 하다.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외에도 다양한 대나무숲 페이지를 구독하고 있는 김한솔(가명)씨는 대나무숲을 통해 우리 세대의 고민을 들을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어 다른 학교 대나무숲 페이지도 구독해요.’라고 밝혔다.

 

 

대나무숲 페이지는 기본적으로 제보자와 관리자의 신변 보호를 위해 익명 제도로 운영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한양대학교 대나무숲, 목포대학교 대신 전해줄게 페이지>

 

 

대나무숲은 제보자의 정보는 물론, 관리자의 정보 역시 본인이 실명 요청을 하지 않는 이상 익명성을 전제로 운영된다. ‘목포대학교 대신 전해줄게(이하 목대전)’의 관리자는 익명성 유지의 이유를 제보자나 관리자의 정보가 밝혀지는 것은 일종의 비밀이 누설되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유래한 페이지인 만큼, 아무도 모르게 외치는 목소리의 신변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학사 행정과 관련된 질문을 직접 건네기 부끄러워하는 대학생에게 있어선, 자신의 생각을 밝힐 수 있는 유일한 창구로 작용한다. 목포대학교 공과대에 재학 중인 A씨는 목대전페이지를 이용하는 이유로 정보 공유를 꼽았다. ‘학교 일정이나 행정 관련 업무를 어디에 물어봐야할지 모를 때가 많고, 가끔 퉁명스러운 대답이 돌아올까 봐 겁이 날 때가 있는데, ’목대전에 질문을 올려 학우들에게 정보를 묻는 편이에요.’라고 밝혔다.

 

 

 

고려대학교 대나무숲과 고려대학교 교육방송국 KUBS의 콜라보로 제작된 고려대 대숲극장

<사진 출처 :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

 

 

한편 자신의 고민을 마땅히 털어놓거나 사회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싶어 대나무숲을 찾는 학생들도 많다. 경영대에 재학 중인 C씨는 얼마 전 화제가 되었던 강남역 살인 사건이나 구의역 사망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을 곳이 없었는데, 목대전 페이지에 입장을 올려 다양한 학우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C씨는 또 사회 이슈 뿐 아니라 개인의 감정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제보들도 많이 올라오는데, 그런 글들을 볼 때마다 대학이란 이런 곳이구나. 라는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 중에서도 필력이 출중하거나,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은 게시물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기사를 통해 알려지며, 2의 창작물로 제작되기도 한다. 실제 한양대학교 대나무숲은 캠퍼스 잡앤조이와 협의 하에 한양대학교 대나무숲 제보글을 만화로 업로드하는 형식의 콜라보를 진행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대나무숲은 고려대학교 교육방송국 KUBS와의 콜라보를 통해 대나무숲에 게재된 이야기를 각색해 영상으로 제작하고 있다.

 

 

대나무숲에는 학생들의 비도덕적 행위를 지적하는 글이 게재되기도 한다.

 <출처 : 목포대학교 대신 전해줄게 페이지>

 

 

학생들의 비도덕적인 모습을 지적하는 글부터 학내 부조리에 대한 내용도 게재된다. 학내에 쓰레기를 마구잡이로 버리거나, 고성방가로 학우들에게 불편함을 유발하는 등 대학생으로서 행하기에는 부적절한행위를 저격함으로써 일종의 경각심을 심는 것이다.

부산의 한 대학교는 지난 3월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신입생 환영회 중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이른바 오물 막걸리를 뿌린 사실이 대나무숲을 통해 알려진 탓이다. 이러한 내용은 기사화되어 세간에 알려졌고, 해당 학과 측은 공식 사과문을 게재해야 했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이미지>

 

물론 대나무숲이 항상 순기능만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익명성의 이면에는 허위 사실이 유포되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하고, 대나무숲에 게재된 글로 인해 자칫 학교의 이미지에 타격이 갈 수도 있다. 또한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서로 입장이 엇갈려 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세대가 다른 수단이 아닌 대나무숲에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 대나무숲은 과연 건전한 토론장을 넘어 청년 세대의 영원한 안식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대나무숲의 지속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앞으로 대나무숲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지 분석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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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justicei.or.kr/615?category=671202 [정의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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