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풍자라는 것은 없는 것을 꾸며내고 과장해서 비틀어서 그리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압축해서 담아내는 것이다. 현실을 가능하면 정확하게 축약해서 담아내는 것이 만화다.”
장도리 박순찬 화백은 27일 정의당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4컷 만화에 담긴 대한민국” 강연에 참석해 신문 만화의 역사를 통해 한국 사회를 풀어냈다.
강연의 첫 시작은 시사만화라는 용어에 대한 진단하는 것으로 열었다. “단어라는 것은 소통을 하려고 쓰는 것인데 때로는 소통을 방해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어 일부러 용어를 만들어 쓰는 경우가 있다. 특히 권력집단에서 그런 용어를 만들어 사용한다”며 “시사만화라는 용어는 만화라는 용어를 쓰기 싫어서 포장을 위해 의도적으로 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오랜 기간 동안 한국사회에서 만화라는 장르는 주류 문화로 대접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근대 이후 만화라는 장르가 들어오면서 제대로 성숙한 기회가 없었고, 군사 독재 시절이 워낙에 오랫동안 겹치면서 제대로 재밌는 만화를 그릴 수 없었기에 만화시장이 클 수 없었다. 그것만이 원인은 아니겠지만 그것이 만화와 만화가의 설 자리를 좁히는데 한 몫을 한 것은 사실이다.
지금은 만화에 대한 신문 언론환경과 위상과 대중 인지도가 크게 달라졌다. 장도리의 박순찬 화백 같은 경우, 장도리 만평을 게재할 때마다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사회적 영향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장도리 모음집으로 발간된 3권의 책들도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순찬 화백 자신도 “내년이면 만화를 그린 지 20년이 되는 뜻 깊은 해”라며 “처음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시점과 지금은 많은 변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박 화백은 “만화의 위상은 달라졌지만 20년 전의 내용과 현재의 현실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세월호 사태와 시랜드 문제에 대해 작가 자신이 그렸던 장도리 만화를 비교하며 많은 희생자들을 살릴 수 있었음에도 정부의 무능으로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박순찬 화백은 결국 “이 사회는 한발자국도 나아간 것이 없는 것이 아니냐”며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들을 그림으로 그려내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또한, 작가의 세계관에 대해서 설명할 때는 “그림은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배우는 것이고,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배우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참가자들에게 그림을 그려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장도리 박순찬 화백은 29일(수)에도 정의당을 방문해 ‘노유진의 정치까페’ 내 프로그램인 ‘정치까페 테라스’에 출현할 예정이다.
2014년 10월 28일
진보정의연구소
문의 : 진보정의연구소 교육연구위원 정수인 (070-4640-2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