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원 정의당 제주도당 위원장 후보, 출마의 변


    정의당 제주도당, 도당위원장 선거에 나서며..


도당의 지방선거 평가서 첫 페이지에는 “선거참패로 당의 존재 이유를 묻게 되었다”고 씌여 있습니다.
우리는 창당 이래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순간에도 꿋꿋이 남아 당을 지키고 계신 모든 당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고마운 당원 여러분,

저는 일도2동에 사는 평범한 자영업자였습니다.
그랬던 제가 세상사에 눈을 뜬 것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와 강정 해군기지건설 반대 투쟁 덕분이었습니다.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였을 때 지인들과 시청에 분양소를 만들었습니다. 새벽녘에 나와 해질때까지 분양소를 지키는데 제 지난 삶들이 보였습니다. 개인적인 안위만을 추구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웠습니다. 그때 제 나이 마흔 즈음. 늦은 만큼 큰 반성이 밀려왔습니다.

강정에 해군군사기지가 건설된다니. 미국과 일본을 위한 군사기지였습니다. 이 군사기지가 도리어 전쟁위험을 높이고 우리 제주의 평화를 훼손할 것이 분명했습니다. 이를 저지하고자 지역에서 대책위를 만들었고, {평화버스}를 기획해서 지역 주민들과 강정으로 평화여행을 떠났습니다. 제 가게 앞에서 강정 주민들, 제주시민들이 함께 즐거운 크리스마스 집회도 열었습니다.

그렇게, 한발 두발 정치의 세계에 발을 디디면서 통진당 당원이 되고, 정의당 창당에도 나섰습니다.
1%의 인지도에도 기죽지 않고 당 깃발을 펼쳐 내걸었습니다.
도당 부위원장, 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선거에 출마하여 의미 있는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이쯤이면 되었다. 당에 맘껏 사랑을 주었고, 사랑을 나누었다.
힘껏 이곳 제주에서 정의당의 터전을 일구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두 번의 선거를 보며 다시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중앙정치 상황이 좋지 않을 때도 얼마의 지지는 유지했던 제주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고배를 들었고, 지역 정가는 정의당 없이 새롭게 재편되었습니다.

다시 시작해야 하는구나.
8년 전 1000명의 당원들을 모아 도당을 창당하던 그때의 열정을 다시 살려서 변화된 상황 속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할 때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일에 저부터 나서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고마운 당원 여러분,

저는 여러분들과 이런 제주도당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첫째, 제주도당을 사회적으로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제주도민의 평균소득은 전국에서 가장 높지만, 임금 노동자들의 평균소득은 전국에서 가장 낮습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전국에서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가장 심한 곳이 제주입니다.

노조도 조직하지 못하는 플랫폼 노동자들과 영세사업장 노동자들, 사회적 편견에 고통받는 장애인과 성소수자들, 가정의 붕괴로 고통받는 한 부모 가정과 조손가정들, 멀리 타국에 와서 차별받는 이주 노동자들, 빚을 지고 파산해도 오로지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농민들과 중소 상공인들까지. 이분들의 삶을 챙기고 대변하는 것이 정의당의 존재 이유입니다.

사회적으로 가장 약한 사람들의 고통에 가장 아파했던, 우리 당의 세포들을 다시 깨우고 싶습니다.
사회적으로 가장 약한 사람들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치 행동부터 하고 싶습니다.

{갑질신고센터}는 제가 도당위원장을 할 때 만들었던 곳입니다. 당시 입주자의 갑질로 힘들어 하시던 노형동 대림아파트 경비원의 어려움도, 한라병원 이사장 운전기사의 고통도 함께 하였습니다. 언론에도 자주 소개도 되었고 좋은 결과들도 만들었습니다.

다시 {갑질신고센터}를 열겠습니다.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당원과 당외 인사들을 센터 자문위원으로 모시겠습니다. 제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제주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제주여성인권연대 등과 연계하여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을 해결하는데 앞장서겠습니다.

한달에 한번은 {찾아가는 갑질신고센터}도 열겠습니다. 거리에 천막을 치고 정의당 깃발 아래 도민들을 만나겠습니다. 발언조차 할 수 없는 우리 사회 곳곳의 사회적 약자들을 찾아 나서기 위해 발품을 팔겠습니다. 직접 대면하면서 가장 시급한 도움은 무엇인지, 우리당이 해야 할 일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찾고 실천해 보이겠습니다.

둘째, 정당으로서 활약하고 인정받는 제주도당을 만들겠습니다.

정당은 존재하는 정치적 과정과 제도를 활용하여 정책을 실현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합니다. 저는 이런 기본부터 챙기겠습니다.

지역의 정치 의제를 발굴하여 실행하겠습니다.
지난 10년 정의당 제주도당이 거둔 최대의 성과는 {탐나는 전}을 도입한 것입니다. 도당위원장을 할 때 자영업위원회와 함께 공부하며 이뤄낸 성과였습니다. 올 6월 예산 부족을 이유로 탐나는전 혜택이 사라졌습니다. 이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겠습니다. 탐나는 전의 지속적인 발행과 혜택 확대를 위해 제주도에 {민관협의체} 구성도 제안하겠습니다.

지역 화폐를 만들었던 저력으로 이번에는 제주도 공공앱을 만드는데 도전하겠습니다.
배달이나 쇼핑, 택시나 렌트카, 숙박 이용 등 제주에서 행해지는 소비생활 전반을 탐나는전 앱과 연계하여 소상공인들에게는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도민들과 관광객들은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제주형 공공앱}을 추진하겠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진보정당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제주 정치개혁의 초석이 되겠습니다.
전국적으로 연동형 비례제도가 정치 쟁점이 된 것은 2020년 총선 시기였으나, 정의당 제주도당은 3년 앞선 2017년, 제주 도의원 선거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자 국회에서 제주특별법 개정을 추진했었습니다. 제가 도당위원장을 할 때 심상정의원과 함께 추진했던 일입니다. 비록 제주특별법이 개정되지는 못하였으나, 제주정치개혁시민연대라는 조직을 건설하는 성과를 남겼고, 바른정당과 함께 제주에서 연동형 비례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공동 회견도 하였습니다. 정치개혁에 대한 여론전을 주도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고 도내에 정치개혁의 필요성도 각인시켰습니다. 앞으로 제주특별법, 도내 행정 절차 등을 연구하고 제주도만의 정치적 개혁 과제들을 찾아 실현해 보겠습니다.

정치적 의제와 정책을 발굴하기 위해서 당을 {정책위원회} 중심으로 꾸리겠습니다.
선거 때만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학습하고 정책 자료를 축적하면서 대안을 찾아내는 정책위원회를 만들겠습니다.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부문위원회를 활성화시키고, 당직자들부터 먼저 공부하고 해결책을 찾는 당을 만들겠습니다.

언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습니다.
현안 대응팀을 만들어 당원들과 함께 언론을 모니터링 하여 시기를 놓치지 않고 보도자료 배포하는 등 적절하게 대응하겠습니다. 언론인들을 만나겠습니다. 저희가 원하는 정책들을 실현하기 위해 제가 직접 언론사 토론에 정기적으로 나서겠습니다. 정책위원장, 부위원장, 지역위원장 등 책임있는 당직자들이 언제든 언론 토론에 나설 수 있는 능력 있는 도당 운영위를 꾸려 보겠습니다.

이렇게 필요한 정책을 만들고, 정치개혁을 주도하여 언론에 끊임없이 회자되는 정당,
정의당이라고 하면 도민 누구나가 한번쯤은 뒤돌아보게 되는 정당,
그리하여 당원 모두가 정의당 당원임을 자랑스러워하는 제주도당을 만들겠습니다.

셋째, 제주를 살리는 정의당 제주도당이 되겠습니다.

제주는 세계에서 인정받는 보물의 섬 입니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제주를 우리의 후세대에 물려주는 것은 우리의 책무입니다.

제주 생태계의 훼손을 막고 강정해군기지에 이어 제2공항을 빌미로 공군기지까지 만들어 제주를 군사기지화 하는 것을 막아내야 합니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면 우리 제주의 생태계부터 훼손됩니다. 저희 세대가 이것을 막아내야 합니다.

정치를 통해 제주를 살리는 정당이 되고 싶습니다.
존재하는 제도들, 기재들, 방식들을 모두 활용하여 제주의 자연과 제주민들의 삶을 지키는 도당이 되겠습니다.

이를 위해 민주당, 국민의 힘과 녹색당, 진보당에게 {원탁 테이블}을 제안하겠습니다. 이 테이블 위에 강정 공군기지 건설 문제, 제2공항 문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올리겠습니다. 사안에 따라 다른 정당들과 협력하여 제주 전체의 힘을 추동해 낼 것입니다. 대립하게 된다고 해도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제도의 정치와 거리의 정치는 함께 실행되어야 합니다.
당원 여러분들이 도청 앞에서 제2공항 건설 반대 피켓을 들고 계시면, 저는 도청 안에 들어가 도지사와 담판을 짓겠습니다. 타 정당들과의 원탁 테이블을 주도하겠습니다. 또한, 중앙당이 적극적으로 제주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설득할 것입니다. 의원들과 중앙 당직자들에게 제주 곳곳을 보여주고 현안을 전달하면서 우리 제주도당을 뒷받침하도록 할 것입니다.

넷째, 신뢰받는 정의당 제주도당, 사람들이 몰려드는 제주도당을 만들겠습니다.

요즘 제가 가장 안타까운 것은, 당원들이 당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원들이 당을 신뢰하지 않으면 우리는 무엇도 해낼 수 없습니다.

당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투명성과 민주성을 높이겠습니다. 당직자들이 스스로의 정치 행위에 책임지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 소통과 대화를 확장하여 당원들이 믿고 함께 가는 도당을 만들겠습니다.

먼저, 당원들의 알권리를 위해 도당의 모든 자료들에 대한 열람을 실시하겠습니다. 선거 회계자료에서부터 당직자 선발에 이르기까지. 무엇하나 감추지 않고 묵히지 않겠습니다.

소통과 대화가 넘치는 도당을 만들기 위해 {월간, 끝장토론}이나 {월간, 당원 만남의 날}도 해보고 싶습니다. 당원들이 제안한 주제 중에서 하나를 선정한 뒤 끝장토론에 부치겠습니다.

{월간, 당원 만남의 날}은 당원들이 먹고 마시고 놀면서 교류하는 시간입니다. 당원들 각자가 얼마만큼의 음식을 가져와 나누는 것입니다. 직접 농사지은 오이나 당근을 가져와도 좋고, 감자전이나 김치전을 부쳐오셔도 되고, 과자나 닭튀김을 사오셔도 좋습니다. 맥주를 한잔하고 싶다면 맥주를 사오셔도 됩니다. 정의당에 관심있는 지인도 함께 오십시오. 어떤 주제나 형식 없이 우리의 삶에 대해, 당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마련하겠습니다.

멈춰있는 소통의 도구들을 재활성화 하겠습니다. 제주도당 홈페이지, 페이스북, 도당 내 카톡방들이 다양한 아이디어와 주의, 주장으로 넘쳐나도록 하겠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도당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는 제가 직접 답글을 달겠습니다. 도당 운영위원분들 중에 한분을 정하여 이 일을 전담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

저를 보아온 당원 분들은 아실 것 입니다.
제가 새로운 것을 습득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약속한 것을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누구 앞에서도 기죽지 않을 강단을 지녔다는 것을.

끊임없이 문제를 중심에 두고 해결하는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 고민하고 시도해 왔습니다.
즐겁게 투쟁하는 법, 효과적으로 정치적 주장을 관철시키는 방식들을 찾아 왔습니다.

당직선거 한 달 동안 많이 듣고 많이 지적받으면서 더욱 고민하고 다듬겠습니다.
도당위원장이 된다면 새로운 당직자들과 의논하여 제 생각들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겠습니다.

사랑하는 당원여러분,

제가 꿈꾸는 최종적인 종착지는,
사람이 돌아오는 곳, 사람이 떠나가지 않는 곳, 사람이 찾아오는 제주도당을 만드는 것입니다.

제가 다시 시작하기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이곳에서 정의당이라는 이름 하나로 모여 함께 어울렸던 사람들과의 즐거움에 대한 기억 때문입니다.

선거에 내리 세 번 낙선할 때도 아픔보다는 즐거움이 컸습니다. 어떤 이해관계 때문이 아니라, 진보정치에 대한 열정만으로 모여 함께 행동했던 사람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고, 마음을 나누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주머니를 털어가며 당을 지켜냈던 그 많은 사람들이 떠난 이유에 대해 숙고해 보겠습니다. 지금도 당에서 멀어져가고 있는 당원들의 마음을 살피겠습니다. 저희에게 다가오지 않는 도민들의 주춤거림도 헤아려 보겠습니다.

어떤 계파도 없던 제가 정의당의 창당부터 함께 했었던 것은, 진보의 가치를 좋아하는 그 마음 하나 때문입니다. 저는 어떤 정파나 계파에도 빚지지 않은 사람입니다. 당원들만 생각하며 가겠습니다. 여러분 모두의 도당위원장이 되겠습니다.

고마운 당원 여러분,

여러분들과 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제주도당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저의 부족함을 당원 여러분의 힘으로 채워 우리들이 꿈꾸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많은 응원과 지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