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원교육
  • 당비납부
  • 당비영수증
    출력
  • 당비납부내역
    확인

당원게시판

  • HOME
  • 참여
  • 당원게시판
  • 청소미화원도 사람입니다!

www1.president.go.kr/petitions/596781

아래는 국민신문고에 청원으로 올린 내용입니다. 
청원 동의 부탁드리고, 당원님들 주변에 많이 공유해 주셔요.
정의당의 힘을 모아주세요~!!!!!!!!!!!!!!!!!!!!!!!!!!!!!!!!!!!!!



저는 공기업 한전에서 일하는 65세 청소 근로자입니다. 일터는 한전이지만 그 자회사에 고용되어있습니다. 2019년 말 저는 한전 간부의 막말, 망신주기, 조롱, 개인적인 일 시키기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주는 근무 환경에 대해 한전에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글을 보낸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 뒤 지금까지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보복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여러 가지 괴롭힘을 당하고 있어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하나 싶은 마음에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합법적 지시를 가장한 보복 행위는 저만이 아니라 같이 일하는 동료 미화원들까지 인간적 모멸감을 느끼는 근무 환경에서 일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 몇 가지 사례를 말해보겠습니다.

시정조치 요구서를 낸 지 얼마되지 않아 코로나가 발생한 때의 일입니다. 한 한전 직원이 확진자와 함께 있었다하여 사무실을 폐쇄하고 직원들을 휴가 보낸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미화원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알려주지 않았으니까요. 그 사무실 청소를 맡은 동료 미화원은 보통 때와 같이 일하고 나왔습니다. 그 여성은 암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이른바 기저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사실을 한전의 담당 과장에게 말하고 사과해야 하지 않냐고 하자, 그 사람은 ‘전달해 줄 필요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공간에서 일하는 같은 직원인데 준전시체제와 같은 코로나 사태에서도 미화원의 생명은 내쳐지고 있다는 현실 앞에서 가슴이 막힐 뿐입니다.

그 얼마 뒤 코로나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회사 식당에서 식사 방식이 바뀌었을 때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밥을 먹다가 분위기가 이상해서 둘러보니 다들 이전과 달리 마주보고 앉지도 않고, 거리를 두고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낯이 뜨거워서 밥도 못먹고 나오고 말았습니다. 본사 직원에게 물어보니 ‘부서별로 10분 간격으로 돌아가며 비대면으로 식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합니다. 우리 미화원들만 그 사실을 전달받지 못한 것입니다.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는 우리 미화원은 코로나에 걸리든 말든 상관없다는 차별적 환경에 몸서리가 쳐집니다. 일터에서 이렇게 멸시당하고 천대받는 모습을 내 부모, 형제, 자식들이 안다면 어떤 심정이 들까? 땅으로 숨고싶어집니다.

또 어떤 날에는 높은 데 자리잡은 테라스를 청소하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미끄러지거나 떨어질 수도 있는 일이라 미화원이 작업하기에 어려운 일이었지요. 그런데 비오는 날에도 그 일을 하라고 했습니다. 사고가 나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를 보면서 인간이 아니라 기계부품처럼 다뤄지고 있구나 하는 심정이 들었습니다.

지난 가을에는 잔디를 다시 심을 것이니 잡초를 뽑으라고 지시하였습니다. 미화원 두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보통은 굴삭기로 긁어낸 뒤 흙을 다시 깔고 잔디를 심습니다. 그리고 꽁꽁 얼어붙은 12월에 잡초를 뽑으라니요? 그러나 끝내 잔디를 다시 깔지도 않았습니다. 미화원을 괴롭힐 핑계로 그렇게 했다고 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까지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면서 살아야 하나 피가 거꾸로 흐르는 듯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지하 주차장 바닥이 얼룩져있으니 화공약품을 묻혀 솔로 깨끗이 닦아놓으라는 지시도 내렸습니다. 도색 작업을 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이런 작업은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보통은 전문업체가 그라인더로 갈아내고 우레탄을 새로 깔고 다시 칠을 하는 것인데 사람에게 시키는 것은 한번 골탕 좀 먹어봐라는 셈이었겠지요

그 전에는 주변의 적당한 곳에 처리하던 낙엽을 언덕 위에 버리라는 지시도 그렇습니다. 언덕에 올라가려면 배수로가 있어서 그 위에 튼튼한 발판이라도 있지 않으면 위험한지라 발판을 요청했더니 문짝으로 대신하라면서 묵살하였습니다. 문짝은 미끄럽고 꺼질 수도 있어 위험한데도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듯 시정조치 요구서를 낸 뒤로 노골적으로 심해지는 괴롭힘은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은커녕 한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부정당하는 절망감만을 느끼게 합니다. “돈이 몇 십억 있는 것도 아니고 정년까지 일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여기서 쫒겨나지 않으려면 조심하라는 간접적 협박을 들으면서 정말 얼마남지 않은 정년까지 버틸 수 있을까 싶어지곤 합니다.

보복으로 지시 내리는 걸 뻔히 알면서도 따라야하고, 멸시와 천대를 받으면서까지 잘 보이려 인사를 해야하는 심정을 생각하며 몸서리가 쳐지고 내가 나를 포기한 것 같은 굴욕감과 자괴감을 견딜 수 없습니다. 한전 간부들이 업무지시랍시고 휘둘러대는 갑질과 막말 앞에서 한 인간으로서 한없이 초라하게 만드는 이 근무환경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여러분의 힘을 모아주십시오.
참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