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원하는 정치인의 모습. 바로 청년 정치인이다. '20·30세대' 민심이 선거 당락을 좌우하는 시대, 그들을 대변하고 그 여론을 수렴하는 역할을 하는 대전의 청년 정치인들을 만나본다. 일반적인 취업과 시험이 아닌 정치라는 미지의 세계로 입문하게 된 계기, 그리고 정치하는 목적·최종 목표와 야심까지 들어보려 한다.
대전을 더 좋은 도시로, 그리고 젊은 청년층이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진흙탕으로 불리는 정치 무대에서 꽃을 피우기 위해 정화 역할을 하는 대전 청년 정치인 11인을 선정해 5주 동안 '대전 청정(청년 정치인) 구역'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김진욱 ‘청년정의당 대전시당위원장’(정의당 대전시당 청년위원장)은 '공정'보단 '공생'을 강조하며 청년들 스스로가 정책을 만드는 모임을 계획하고 있다. 정의당에선 대전시당 부위원장과 대덕구위원회 부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정의당 대표 청년 정치인이다.
-"내가 정치하는 이유, 아직 공정보단 공생이"
▲사회과학동아리에 참여하면서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정치는 사회의 시스템을 결정하는 것인데, 시민 각자는 한 개인에 불과하지만 '저 하나쯤'이라는 생각보다는 정치의 주체로서 '나 하나라도'라는 생각으로 바꿔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정치에 뛰어들게 됐다.
20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임기와 함께 시작했고, 20대를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가득 채웠다. 지금과 같이 공고화된 양당체제에서 진보정당은 그때도 지리멸렬한 상태에 있었고, 그나마 민주당이 쓴 소리를 할 때도 있지만, 그들 역시 현실을 바꿀 의지가 너무 없다는 걸 느껴 갈등하게 된 적도 있었다.
성장에만 치우쳐져 있었던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 정권 시절 정책들에 문제의식을 갖게 됐고, 그 속에서 용산참사,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세월호 참사 등 시민들의 어려움과 희생을 외면하는 여당에 대한 반발과 중요한 순간에 매번 당시 여당에 끌려다니던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실망으로 인해 '정말 서민과 노동자'인 나를 대변해줄 곳이 어디인가를 찾게 됐다. 그래서 정의당에 입당했다.
공정이라는 단어가 대세가 되고 있지만, 정치하는 목표는 공생이다. '공정'이라는 단어는 누구나 '공정한 룰'을 만들어놓고 경쟁을 하자는 의미로 쓰인다. 경쟁만이 최고의 가치를 삼는 것에서 벗어나 최소한 모두가 인간답게 함께 살 수 있는 공생을 추구하고 싶다.
현재도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노동자, 이주민 등 많은 사람이 사회 담론에도 끼지 못할 정도로 본인의 존재를 정치권으로부터 그리고 주류세력으로부터 부정당하고 있다. 이들이 주체가 되고 모든 인간의 권리, 평등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공생사회'를 만들기 위함이 정치적 목표다.
-대전에서 청년 정치인
▲가장 안타까운 것은 나이가 젊다는 이미지를 활용해, 기득권 정당들에서도 청년들을 시혜의 대상으로 볼뿐만 아니라 세대 갈등과 젠더 갈등을 조장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그렇기에 청년 스스로 정치에 뛰어들어 스스로의 문제를 직접 공론화하고, 직접 갈등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는 차원에서 청년정치인들이 꼭 필요하다.
여기에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에서의 청년정치인의 역할은 바로 지역 청년들의 삶 속을 어떻게 들어갈 것이냐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대전도 청년들의 일자리와 주거 등 인프라가 굉장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정의당뿐 아니라 다른 정당들에서도 청년들의 일자리, 주거형태와 주거공간 등을 고려한 세밀한 정책들을 내놓고, 청년들을 만나서 직접 어려움을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청년 정치인은 청년 당사자를 대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입장에 있고, 더 적극적으로 지역 청년들과 소통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고 노회찬 의원과 함께. 김진욱 위원장(왼쪽 첫번째) |
▲지난해 대전시와 경제통상진흥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인 대전청년네트워크(대청넷) 3기 활동을 했다. 청년들이 필요한 정책을 만들어보고 대전시나 시의회에 제시하는 프로젝트였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행사가 매우 축소되고 실질적으로 정책 반영에 난항을 겪는 등 아쉬움이 많았다. 또 온라인으로 진행한 허태정 시장과 만남 역시 청년들이 질문하는 것에 대해서 다소 동문서답하는 등 모습을 보여서 청년과 소통한다는 생색내기용 프로그램 같은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청년들이 정치적 기회를 가지게엔 어려움이 많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크다. 기탁금 내는 것부터 시작해 잠시나마 생업을 제쳐두고 출마를 하고 이후 다시 새로운 생업을 구해야 하는 어려움 등이 있다. 이는 거대정당과 군소정당을 비교하면 더욱더 큰 차이로 벌어진다. 앞에서 언급한 이 점들을 제외한다면 '청년'이기에 생기는 불합리함보다는 정치인으로 어떤 성장전략과 목표를 가지고 지역민들에게 다가가느냐의 문제다. 그렇기에 현재 대전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 또한 얼마든지 본인 스스로 '정치인'으로 평가받을 준비를 하고 정치에 임한다면 청년정치인의 당선은 파란을 너머 당연한 것이 될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바라보며
▲청년정의당 대전시당은 내년 지방 선거에서 우리 지역에서도 청년 후보가 나올 수 있도록 찾고,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 후보자가 아니더라도 청년들이 선거 실무, 정당 실무 등을 많이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것부터 주력할 계획이다.
청년정의당의 대전시당 위원장으로 대전의 청년들이 언제든 청년정의당에서 자신들의 삶의 고충들을 털어놓고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소통형-참여형 공간을 만드는 데에 주력하려 한다. 청년정의당의 비전은 청년정치인 발굴과 육성에 있으며, 우리는 기성정치에 당당히 도전해서 우리 사회 문제들에 대안을 내놓는 실력있는 정당으로 청년정의당을 만들어 나가겠다.
이현제 기자 gusw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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