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대전시당 위원장 조선기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단지 배달라이더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 사회가 노동자의 기본권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중대한 물음을 던지는 자리입니다. 폭염 속에서도 헬멧을 벗지 못하고 거리를 달리는 라이더들을 더 이상 ‘특수한 노동자’로 방치해서는 안됩니다. 노동자로 인정받지도 못하면서도 시민들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중요한 노동자들이며, 동시에 우리 사회가 방치한 대표적 사각지대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배민과 쿠팡이라는 글로벌 자본은 운임 기준도 공개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단가를 낮추고, 하청과 등급제를 통해 착취 구조를 더욱 교묘하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어떤 라이더는 1천 원대 운임으로, 어떤 이는 본인 명의조차 아닌 계약서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온이 35도를 넘어서는 날에도 배달 몇 건을 더 하면 추가 수당을 주겠다는 프로모션을 내걸며, 목숨을 걸고 일하도록 내몰고 있습니다. 이런게 ‘혁신’입니까, 착취입니다.
정부는 침묵해서는 안 됩니다.
배달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상점주 중심으로만 진행되고 있는 지금, 라이더 없는 배달앱 정상화는 불가능합니다. 하청사 등급제와 라이더 등급제로 현장을 더욱 쥐어짜는 구조 속에서, 라이더의 현실 없는 ‘상생’은 껍데기일 뿐입니다. 이제는 정부가 앞장서야 합니다. 배달라이더 안전과 권리를 위한 노사정 협의체, ‘배달라이더 안전협의체’를 즉시 구성해야 합니다. 법과 제도의 공백, 불투명한 운임 구조, 글로벌 자본의 착취에 맞서기 위해서는 국회와 정부, 사용자, 그리고 노동자가 모두 한 테이블에 마주 앉아야 합니다.
민주노동당은 플랫폼 자본의 수탈 구조에 맞서 싸우는 라이더 노동자들의 정당한 목소리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배달라이더, 플랫폼 노동자, 3.3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이 싸움에 함께하겠습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습니다.
라이더 없는 배달앱은 없듯이,
권리 없는 노동도 없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