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24.03.06.(수) 13:00
<기자회견문>
윤석열 대통령은 카이스트 졸업식 폭력사태 사과하고
연구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라!
녹색정의당 당대회 이후, 전국 시도 지역을 방문중인 녹색정의당 김준우 상임대표가 오늘 대전을 방문했습니다. 방문 첫 일정을 유성경찰서에 시작합니다. 오늘은 지난 2월 16일 카이스트 졸업식에 참석한 윤석열대통령에게 ‘부자감세 중단하고 연구개발 예산을 복원하라’를 요구하다 대통령 경호원들에 의해 폭력적으로 끌려나간 당일 졸업생이자,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신민기 대변인이 사건 조사를 위해 경찰에 출두하는 날입니다. 당대표의 첫 일정을 이곳 유성경찰서에서 하는 이유는 녹색정의당이 그만큼 이 사건을 좌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당일 유성경찰서에서는 연행해 간 신민기 대변인을 업무방해로 처분할 것을 암시했습니다. 업무방해를 한 것은 신민기 대변인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입니다. 국민의 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카이스트 졸업식을 대통령의 행사를 방해했다고 말했습니다. 이게 말인지 막걸리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졸업식은 엄연한 학생과 학부모와 학교의 행사이지 대통령의 행사가 아닙니다.
신민기 대변인의 용기있는 행동에 카이스트 학부생과 대학원생들, 또한 동문들과 임직원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격려와 응원의 목소리를 많이 보내주고 있습니다.
신민기 대변인은 그동안 자신이 그 일을 왜 했는지에 대해 언론을 통해 수없이 이야기했습니다. 조사를 받고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은 신민기 대변인이 아니라 그날 그 자리에서 학위복으로 위장하고 한 번의 경고도 없이 입을 막고 폭력적으로 사지를 끌고 나가 감금하고 졸업식에 참석조차 하지 못하게 한 경호원들입니다. 부자감세하고 R&D 예산 삭감으로 연구현장 청년과학자들과 연구노동자들의 미래를 빼앗은 윤석열 대통령입니다.
녹색정의당 대전시당은 카이스트 졸업생이자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에 폭력사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부자감세 철회와 R&D예산 복원’을 위해서도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녹색정의당 대전광역시당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법적대응 뿐만 아니라 연구현장과 우리 사회의 진보적 개혁을 위한 투쟁에 앞장서겠습니다.
부자감세 철회하고, R&D예산 복원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카이스트 졸업식 폭력사태 사과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경호책임자 경질하라!
2024년 03월 06일
녹색정의당 대전광역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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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발언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광역시당 대변인>
안녕하십니까.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끌려나갔던 졸업생이자,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 신민기입니다.
사건 초기부터 저와 함께해 주시고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녹색정의당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오늘 함께 하기 위해 대전까지 오셔서 어느 곳보다도 먼저 이 자리를 찾아와주신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대표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공정보도를 지키고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애쓰시고 계시는 기자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저는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 중 부자감세와 R&D 예산삭감에 플래카드를 펼치고 항의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대통령 경호원은 제 입을 막고, 학위복을 입은 위장한 경호원들이 곳곳에서 일어나 제 사지를 들어매고 졸업식장 밖으로 퇴장시켰습니다.
저는 별실에 감금되었고, 제가 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조사를 위해 인계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경호처의 제압 당시에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죄가 몇 분만에 탄생했습니다.
제 삶에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학위수여식 참석이 그렇게 끝났습니다.
대통령에게 항의했다는 이유로 졸업식에서 끌어내는 것도 모자라, 현행범 체포라는 수법으로 되받아치는 그 법이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국민들에게 알려주지도 않은 "규정"으로 국민들을 끌고 가는 게 법치국가의 모습이 맞습니까? 이 모든 일에 책임을 지셔야 할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왜 계속 뒤에 숨은 채 연구자들을 향해 공수표만 던지고 계신 겁니까? 윤석열 대통령께서 외치는 자유에 표현의 자유와 신체의 자유는 포함되지 않는 것입니까?
그 폭력제압 때문에, 축하를 받았어야 할 졸업생들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아직도 사과 받지 못하고 치유되지 못한 카이스트 구성원들 모두에게 사과해주십시오. 그리고 경호처의 그 "규정"이 무엇인지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 것인지를 국민 앞에 떳떳이 밝히고 철저히 개선해서, 다시는 저와 같은 '입틀막' 강제연행 피해자가 없도록 확실한 재발방지를 약속해주십시오.
그리고 부자감세를 중단하고 R&D 예산을 복원하라는 저의 절박한 외침을 무시하지 말아주십시오.
특히 R&D 예산 삭감은 연구자들에게 생계의 문제이자 인생이 걸린 문제입니다. 대학원생들과 박사후연구원들은 국가 연구를 수행하면서도 장시간의 노동과 그에 미치지 못하는 급여, 불안정한 처우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마저도 올해 R&D 예산 삭감으로 훨씬 더 힘겨워졌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각종 R&D 예산 증액 약속, 이공계 지원 정책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정작 중요한 연구현장 피해에 대해서는 눈감고, 무슨 근거로 R&D 예산을 삭감했냐는 소통 요구에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증액, 내년에 확대, 하며 미루고만 있습니다. 연구 흐름을 쫓아가기 위해 하루에도 논문을 수 십 개 씩 찾는 사람들이 이공계 연구자들입니다. 그만큼 연구현장에 있어서 1년의 공백은 성장판을 끊는 일이나 다름없습니다. 정권의 기분에 따라 흔들리는 R&D 예산 아래에서 5년, 10년의 미래를 바라봐야 하는 연구개발이 가능할 리 없습니다. 생색내지 말고, R&D 예산부터 복원하십시오.
이 모든 일이 부자감세를 중단하고 철회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27년 동안 과학만 공부했어도 "세수펑크"가 뭔지는 압니다. 현 정부는 들어서자마자 법인세·종합부동산세 감세를 추진했고, 2023년 법인세와 종부세 수입은 그 전 해보다 각각 23조, 2조 줄었습니다. 예측했던 것보다 56조가 덜 걷힌 '세수펑크'는 그 결과인 동시에, '낙수효과' 이론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아직도 선심성 부자감세 공약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공정과세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61.8%고, '부자감세'라는 지적에 동의하는 사람이 부정하는 사람보다 많았습니다. R&D 예산 삭감이 가장 만만하고 조용할 것 같았기 때문에 부자감세의 희생양이 되었다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렇듯 연구자들을 포기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포기하는 국정기조에 감히 한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모든 문제는 결국 따로 떼어낼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께서 사과하지 않는데 경호처 규정이 바뀔 리 없습니다. 정권이 언제든 R&D 예산을 쥐고 흔들 수 있다면 학생과 연구자들이 재발방지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리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많은 분들이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정치적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 정치인들을 움직여야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저의 의도가 순수했는지, 진정성 있는 피해자인지를 의심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에게도 이 모든 상황이 낯설고, 부족하고 많은 분의 도움 없이는 이렇게 싸울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수를 하고 오해를 빚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디 부정적인 면만을 보지 마시고, 제가 얼굴을 드러내기로 한 그 두려움과 절박함을 헤아려 주십시오. ‘입틀막’과 외면이 아니라, 민주적이고 성숙한 토론으로 이 일을 지혜롭게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끝으로, '입틀막'과 강제연행의 인권침해 피해자인 제가, 피의자로 경찰조사를 받게 된 것은 부당한 일입니다. 저는 앞으로의 경찰조사에서 제게 씌워진 피의자라는 꼬리표가 사실무근이라는 것을 확실히 하겠습니다. 이후에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이 일로 인해서 대학 구성원들이 입은 피해를 회복하고 안전한 교정을 만들기 위해 학내의 의견교환에 적극 동참하겠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어렵사리 터뜨린 R&D 예산 복원의 목소리, 나아가 부자감세를 철회하라는 목소리를 엮어 실현시키기 위해 사람들과 각 단체들의 힘을 합치겠습니다. 졸업식에서 플래카드를 들어올렸던 순간 이후로, 제 졸업도 제 외침도 마치 아직 끝나지 않은 것만 같습니다. 제가 첫 기자회견에서 말씀드렸던, 플래카드를 들었던 그 취지를 지켜내는 것이, 제게는 회복이고 복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응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