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시계가 다시 움직인다. 윤석열이 마침내 파면됐다. 예정된 결론을 듣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 우리는 오늘 비로소 빼앗긴 일상을 시민이 직접 되찾았다. 시민이 이겼고, 봄이 왔다. 이제 윤석열은 감옥으로 보내고 우리는 미래로 가자.
윤석열이 집권한 모든 시간이 비상계엄이었고 절망의 시간이었다. 민생 붕괴와 사회적 참사로 세상을 떠난 동료 시민들의 이름과 얼굴을 떠올린다. 윤석열의 시간 동안 멈춰버린 노동자와 사회적 소수자들의 시간을 고통스럽게 헤아린다. 잃어버린 평화와 파괴된 기후를 돌아본다. 윤석열의 내란이 빼앗아간 우리의 시간과 일상을 기억한다.
이제 그 모든 것을 되돌려 놓을 시간이다. 광장에서 뜨겁게 함께 한 123일의 시간, 한파가 살을 에고 폭설이 머리 위에 내려앉고 봄바람 벗 삼아 싸운 그 모든 날 우리가 주고받은 연대와 나눔, 발언과 노래를 되새기면서, 정의를 세우고 삶을 바꾸는 사회대개혁의 시간으로 나아가자.
정의당은 지난 4개월 동안 광장의 시민들이 가장 뜨겁게 외친 구호들을 똑똑히 기억한다. 시민들은 윤석열 파면뿐만 아니라 내란 세력의 완전 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요구했다. 두 번의 실패는 있을 수 없다. 책임 있는 정치세력이라면 광장의 명령을 들어야 한다. 정의당은 그 명령을 온전히 받들 것이다.
87년 체제의 시효는 끝났다. 국민을 향해 총칼을 들이댄 대통령이 120일 넘게 자리를 지키고, 내란수괴가 임명한 하수인들이 권한대행이 되어 수괴를 엄호하고, 선고를 차일피일 미루는 헌법재판소를 주권자는 지켜만 봐야 하는 이 체제를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 새로운 시대의 시민들과 함께 광장을 닮은 헌법을 논의하자.
전 세계의 민주주의가 위기 앞에 놓여 있다. 극우의 세력화는 더 이상 새로운 일도 아니다. 밝은 소식 없는 세계에 우리가 놀라운 뉴스를 전했다. 한국의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앞으로 세계는 우리의 길을 민주주의로 향하는 길로써 긴히 참고하게 될 것이다.
이제 힘차게 사회대개혁으로 나아가자. 차별과 혐오를 넘어 평등이 넘실대는 미래로 함께 가자.
2025년 4월 4일
정의당 대구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