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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위원회

  • 거제지역위"선거로의 여행4일차"














 -선거로의 여행 4일째(3/4) 일기-

여행은 만남이다. 대자연과의 만남이자 이해이며,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이자 소통이다.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여행을 한다.난 이번 여행을 계획하며 우리사회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가진 거제시민들을 만나보고  싶었다.우리 편만이 아닌...  오늘은 그들을 만날 수 있을까?

비가 올거라는 예보도 있고 또 평소 게으름으로 부실하게 관리해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는 치아관리를  위해 오늘은 좀 더 일찍 회사를 나왔다. 부산에서 다니던 치과를 다녀올 예정이다. 담당 치과의사의 불호출이 내려진지는 이미 오래 전이다. 진료가 끝난 시간에 비가 그치면 여행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진료가 끝나고 과속카메라를 피해가며 거제로 내달렸다. 부산에 왔지만 아내에게는 연락하지 않았다. 여기까지 와서 그냥 내려간다는 이해를 시키기에는  조금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아내임에도.....

어제 계획했던 아이디어를 실행하려면 8시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시간이 빠듯하다. 내 예감대로 비는 더이상 오지 않는다. 조금 늦을 듯 하다. 어쩔수 없지... 그때  김기철당원에게서 또 전화가 왔다. "형님, 어디세요?" "응 나 거제 내려가는 길인데 8시는 조금 넘을것 같은데?" "저도 비가와서 작업이 안돼 일찍 마쳤어요. 8시 30분까지는 갈께요.." 사실 비도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부산에서 치과진료를 받고 거제를 다시 내려가는 터라, 날씨가 약간이라도 의심되면 그 핑계로 오늘 여행은 건너뛸까하는 나태함이 약간 스며들  순간이었다. 이렇듯 혼자라면 불가능한, 둘이 주는 상호작용의 힘은 한 쪽을 끌어주는 순기능의 역할을 곧 잘 발휘한다. 아마 김기철당원도 어제의 우리 계획이 생각처럼 효과를 발휘할 지 궁금한 모양이다...8시 20분경, 어제 새로 봐 두었던 장소에 빔을 설치했다.부산에서 내려오는 바람에 위원장님 가게에서 피켓을 더 가져오지 못했다. 사실 오늘의 이벤트가 실현되려면 시작은 8시, 그리고 많은 수의 피켓이 필요했다.  조금 아쉽다... 하지만 내일 또 하면 되고.....ㄱ자의 벽면에 10여장의 피켓을 세워두고 그 가운데 위치의 빔에서 8시 jtbc의 뉴스룸을  방영해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 채 자연스레 사람들의 시선에 피켓을 노출시킨다는 전략. 이것이 어제 세운 계획이었다.

'만남'....

드디어 만남이 찾아왔다.

5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작업복의 아저씨 한 분이 벽면에 세워둔 피켓을 쭈그리고 앉아 자세히 보고있다."안녕하세요" 술을 마셔 굳은 표정의 얼굴이 내 쪽을 향해 돌아보더니 다가왔다."안녕하세요, 정의당에서 나왔습니다" 굳은 표정으로 이번에는 내가 들고 있는 피켓을 쭈그리고 앉아 바라본다. 가슴에 대우마크가 새겨져있다. '기간제, 파견법 확대는 평생 비정규직. 노동개악 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기에 이렇게 다시 말을 걸었다."혹시 협력업체 직원이세요?  아님..."술을 마셔 굳은 얼굴의 이분은 여전히 반응이 없다. 그냥 술에 취한 취객이려니 하고 생각하는 순간"직영이에요,  난 새누리당이 진짜 싫어요!"약간 혀가 꼬부라져 정확한 발음이 아니다."나 직영 맞아요 보세요 여기..  그리고 내 딸, 여기 여기 23살..." 지갑을 꺼내 보이며 지갑속의 명찰과 딸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다른건 어두워 잘 안 보였지만 헐~~ 사진속의 따님이 정말 예뻤다는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정규직이지만 비정규직 동료들의 현실에 무척이나 안타까워 하신다.

"만주노동당 권영길씨가 후보일때부터 쭉 찍어왔는데 다 사표였어요 사표. 나 사진에 얼굴 찍혀도 되요, 괜찮아요, 고맙습니다. 이렇게 해 주셔서..  여러분들  때문에 나는 그냥 묵묵히 일만 하고 있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힘이 납니다. 새누리당이 너무 싫어요"처음에 비틀거리는 모습과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다가와 시비를 걸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나를 완전 무장해제 시켜버린다. 이분도 아마 20여년간 진보정당의 후보를 선택하셨나보다. 그때마다 당선은  커녕, 야권후보의 당선을 가로막는다는 비난만을 받아 왔을지도... 당선이 안 될 줄 알면서도 진보정당후보에게 던지는 한 표의 의미... 과연 죽은 표에 불과한가?

"선생님, 후보에게 던지는 표는 몰라도 정당투표는 사표가 될 수 없어요. 그냥 생각하시는대로 투표하세요""당신들, 정말 훌륭한 일을 하고 있는거예요.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오히려 듣기에 민망할 정도의 격려와 지지에 거저 '감사합니다, 힘내세요'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저분은 왜 해고의 위험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연봉도 높을텐데 삶이 힘들다고 할까?

비정규직 동료들의 현실을 같이 아파하는 이유는 뭘까? 조직활동을 하지 않는 노동자라 하더라도 가슴속에 불타는 정의와 해방의 의지는 모두에게 잠재해 있는건가...

"여러분들은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겁니다. 여러분들 때문에 저는 그냥 일만 해도 되요.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런데 이런 과분한 격려를 받고도 마냥 신이 나지 않는다. 내가 하는 이 단순한 행동이 평생을 현장에서 땀흘려온 저 분의 사회변혁 의지에 그만큼이나 큰 힘으로 다가갈까?... 왠지 그냥 미안해지는 기분이다.

서너번의 포옹끝에 헤어졌다. 진하게 풍겨오는 알콜내음이 달콤하게 느껴졌다. 술의 힘이 아니었다면 다가오지 못했을 저분이 평소 침묵속에서 외치고 싶었던 얘기를 들어주는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에 더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여행은 만남이다

."정의당 찍을지는 모르겠어요, 또 사표가 되면....."비판적 지지의 그림자는 아직도 완전히 걷어지지 않고 있나보다......이 노래가 이 늙은 노동자의 삶을 대변 할수 있을까?

https://youtu.be/n-OrSm1SJ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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