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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정위원회

  • [책이랑]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 브레히트
박인교 당원님이 추천해주신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를 같이 읽어보기 위해 공유합니다..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베르톨트 브레히트

나도 안다, 행복한 자만이
사랑받고 있음을, 그의 음성은
듣기 좋고, 그의 얼굴은 잘생겼다.

마당의 구부러진 나무가
토질 나쁜 땅을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으레 나무를
못생겼다 욕한다.
해협*의 산뜻한 보트와 즐거운 돛단배들이
내게는 보이지 않는다. 내게는 무엇보다도
어부들의 찢어진 어망이 눈에 띌 뿐이다.
왜 나는 자꾸
40대의 소작인 처가 허리를 꼬부리고 걸어가는 것만 이야기하는가?
처녀들의 젖가슴은
예나 이제나 따스한데.
나의 시에 운을 맞춘다면 그것은
내게 거의 오만처럼 생각된다.
꽃피는 사과나무에 대한 감동과

엉터리 화가**에 대한 경악이
나의 가슴 속에서 다투고 있다.
그러나 바로 두 번째 것이

나로 하여금 시를 쓰게 한다.


* 스웨덴과 덴마크 사이의 해협
** 히틀러를 지칭

1939년 작.

출전 : <살아남은 자의 슬픔>, 김광규 옮김, 한마당, 1986



<민주적인 판사>         베르톨트 브레히트

미합중국의 시민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심판하는 로스 앤젤레스의 판사 앞에

이탈리아의 식당 주인도 왔다. 진지하게 준비해 왔지만

유감스럽게도 새 언어를 모르는 장애 때문에 시험에서

수정헌법 제 8조의 의미를 묻는 질문을 받고

머뭇거리다가 1492년이라고 대답했다.

시민권 신청자에게는 국어에 대한 지식이 법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그의 신청은 각하되었다. 3개월 뒤에

더 공부를 해가지고 다시 왔으나

물론 새 언어를 모르는 장애는 여전했다.

이번에는 남북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이 누구였는가 하는

질문이 주어졌는데, (큰소리로 상냥하게 나온) 그의 대답은

1492년이었다. 다시 각하되어

세 번째로 다시 왔을 때, 대통령은 몇 년마다 뽑느냐는

세 번째 질문에 대하여 그는

또 1492년이라고 대답했다. 이번에는

판사도 그가 마음에 들었고 그가 새 언어를

배울 수 없음을 알아 차렸다. 그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조회해 본 결과

노동을 하면서 어렵게 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가 네 번째로 나타났을 때 판사는 그에게

언제

아메리카가 발견되었느냐고 물었다. 그리하여, 1492년이라는 그의 정확한 대답을 근거로 하여

그는 마침내 시민권을 획득하였다

1943년 작

참여댓글 (2)
  • 승서비
    2018.03.01 00:44:44
    판사의 맘 씀씀이가 고맙네요...
    1920년대 "사코와 반제티" 라는 20세기 미국의 마녀재판 사례에 비추어 보면, 1943년 쓰여진 위 시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많이 따뜻해 졌다는 걸 알겠습니다.
  • 승서비
    2018.03.01 00:46:50
    시간 나는대로 더 공유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