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성동조선해양의 법정관리, 관치금융 결과…금융당국 책임져야”

최현민 기자 | 기사승인 2018. 07. 17. 14:40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성동조선해양의 법정관리는 관치금융의 결과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챔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노 원내대표와 금속노조는 “성동조선해양은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이전 우리은행 등 은행에서 선수금환급보증(RG)을 미끼로 가입할 것을 권유하는 것에 못이겨 키코(KIKO)에 가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당시 은행의 압력과 꺽기로 환율이 떨어지면 약간의 이익이 발생하고 환율이 올라가면 무한대의 손실을 보는 상품에 가입한 것”이라며 “2008년 리먼 사태이후 달러가치가 폭동해 환율이 올라가자 성동조선은 되돌릴 수 없는 손실을 입고 국내기업 중 최대의 키코 피해자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출이 1조 원이었던 2009년 한해만 통화선도 부채가 8360억 원, 파생상품 평가손실액이 1조4000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었다”며 “2009년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7730억 원이나 초과했다”고 덧붙였다.

노 원내대표와 금속노조는 “성동조선은 키코가 유발한 피해로 인해 2010년 자율협약을 맺고 채권단 공동 관리에 들어갔고 지난 4월 20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며 “한 때 1만여 명을 넘어가던 노동자들은 이제 909명밖에 남지 않았으며 관리인들은 여기서 517명을 추가로 해고하고 392명만 남기겠다며 정리해고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와 금속노조는 “채권단은 2010년 자율협약이후 성동조선 살리기에 4조6000억을 투입했다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국민의 세금을 성동에 쏟아 부으면서, 다른 한편으로 경영을 책임지는 최고경영자를 1년이 멀다하고 갈아치웠다”며 “아울러 채권단은 조선 산업에 대한 확신이 없어 RG 발급기준을 높여 수주를 막았고 정부도 조선 산업에 대한 중장기적 전략을 수립하지 못한 채 무대책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또 “키코 강매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우리은행은 자율협약 과정에 반대매수청구권을 이용해 채권단에서 이탈했다”며 “성동조선해양에 막대한 피해만 입히고 도망간 것”이라고 호소했다.

노 원내대표와 금속노조는 “성동조선해양은 RG발급의 대가로 은행이 요구하는 키코에 가입했고, 그 손실이 자율협약과 법정관리로 이어지게 만든 원인이 됐다”며 “하지만 은행과 금융당국은 키코 가입 강권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않았으며, 조선 산업이 회복되고 있다는 기사가 쏟아지는 속에 2008년 쌍용자동차 이후 최대 규모의 정리해고 예정 속에 노동자들만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원내대표와 금속노조는 “우리는 키코 손실로 시작된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정확한 책임규명과 함께, 정리해고를 중단하고 회생을 위한 대책을 만들 것을 요구한다”며 “그것이 진정 ‘사람이 먼저’인 경제정책일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