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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도 한 번이면 족하니 그만두어라.

-MBC 문화방송 트랜스젠더 혐오표현 방송자막에 대하여-

 

 MBC 문화방송의 6월 28일 자 마이리틀텔레비전 V2 방송에서 ‘트랜스 대한 가나인’이라는 트랜스 젠더 비하 및 혐오표현 자막이 등장하였다. 지난 2월 21일에 자회사인 MBCPLUS에서 유사한 표현을 사용하여 사람들의 분노를 이끌어낸 과거가 있다. 당시의 기억이 채 잊히기도 전에 트랜스젠더퀴어 혐오 표현인 ‘트랜스OO’라는 언어를 사용한 것이다. 트랜스젠더퀴어들의 정체성을 말도 안 되는 것으로 취급하며 자신을 트랜스OO로 지칭하는 트랜스젠더퀴어 혐오자의 표현은 지상파 방송에서 등장해선 안될 일이었다.

 

 더욱이 이 자막은 방송 중 가나 출신의 방송인 샘 오취리 씨가 지속적으로 한국 역사와 인물에 대해 우리 OOO라면서 이야기하자 그것을 유머 코드로 소비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이주민이 한국문화와 역사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표현한 것을 유머로 사용한 것 또한 이주민에 대한 차별이다. MBC는 지상파 방송 한 번에 트랜스젠더퀴어와 이주민을 혐오하는 자막을 내보내 버렸다.

 

 이번 사고는 사과와 재발방지 교육만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MBC는 실수가 한 번이면 말 그대로 실수지만 실수가 반복되면 고의라는 말을 잊지 않아야 한다. 나아가서 담당자의 강력한 처벌과 MBC 조직문화에 대한 대대적 점검을 해야 한다. 또한 임직원 전원에 대한 성적 감수성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혐오와 차별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공영방송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트랜스젠더퀴어도 이주민도 유머 소재, 조롱의 대상이 될 순 없다. MBC는 사회 구성원 모두를 위한 공영방송, 그것도 다양성이 기반이 되는 ‘문화’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는 방송국이다. MBC는 지속적으로 혐오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분명하게 사과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한 모습이 없다면 결국 방송 3사 중 성소수자에 대해서 가장 무지하며, 이주민에 대해 차별한 방송국이란 꼬리표를 새로이 얻게 될 것이다. 그런 비극은 없길 바라며 조속한 대처를 기대하겠다.

 

2019년 7월 2일 (화)

정의당 경기도당 성소수자위원회(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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