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정의당 정당 연설회
일시: 2017년 9월 14일 오전 11시 40분
장소: 여의도역 사거리
서울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의당 당대표 이정미입니다. 오늘 거리에서는 이렇게 처음 인사를 드립니다. 저희들은 대한민국을 안전사회로 만들기 위해 절박한 마음으로 시민 여러분께 함께 노력해 주십사 호소드리러 나왔습니다.
딱 1년 전입니다. 9월 12일, 경주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강도 높은 지진이 있었습니다. 지진 그 자체만으로도 대한민국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는데, 더 큰 문제는 활성단층 위에 수많은 원자력발전소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진의 여파가 핵발전소까지 이어진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끔찍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음을 작년 바로 이때, 온 국민이 깨달았습니다. 우리도 에너지 문제와 관련해 효율성에만 매달리지 말고, 다른 유럽 국가처럼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대책을 세우는 나라로 나아가야 합니다.
시민 여러분, <판도라>라는 영화 보셨습니까? 후쿠시마 사태와 같은 핵발전소 사고가 대한민국에 벌어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우리나라는 좁은 땅에 인구 밀집도가 굉장히 높고, 원전 발전소도 좁은 공간에 여러 기가 한꺼번에 지어져 있습니다. 작은 사고만 발생해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제 그런 사고는 영화에서만 있어야 하고, 현실에선 절대 일어나선 안된다는 경고를 가슴 깊이 새겨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 원전 문제에 심각성을 느끼고 대한민국이 완전 탈핵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더 이상 새로운 원자력발전소를 짓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래서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백지화하고, 앞으로 신규 발전소는 더 이상 짓지 않고, 노후 원전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폐쇄해가며, 원자력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는 재생가능 에너지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계획을 밟아가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했습니다.
원자력발전소에 위협을 느낀 많은 국민들은 대통령의 결단에 큰 박수를 보내고, 우리 사회도 ‘에너지 전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크게 공감을 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약속을 한 지 석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신고리 5·6호기 문제를 대통령의 결단이나 정책결정이 아니라,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발전소를 지을지 말지 결정하겠다고 공을 넘겨버렸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신고리 5·6호기가 왜 필요한지, 우리나라가 전력이 부족한 상황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정책이 위협받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또다시 효율성의 논리만 강조하고, 원자력 산업계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수많은 보수 정치인들의 호도에 휘말리고 있는 것입니다.
정의당은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립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원자력 발전소 24기만으로도 충분한 전력공급이 이루어지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위험한 원자력발전소를 2, 3개씩 자꾸 짓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도 선진국처럼 친환경적이고, 자연이 우리에게 준 혜택을 통해 충분히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제 그런 사회로 과감하게 전환해도 될 만큼 우리나라의 기술력과 우리 국민들의 준비도 충분한 상황입니다.
정의당의 이름으로 정부에 강력히 요구합니다. 에너지 정책이 후퇴해선 안됩니다.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대통령께서 애초 약속하신 대로 진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보수야당도 국민여론을 호도하지 말고, 시대 변화에 함께 부응할 수 있도록 마음을 고치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을 안전 사회로 만드는 것보다 더 우위의 가치는 있을 수 없습니다. 정의당은 반드시 원전사회를 탈핵시대로 전환하는 데 어떤 정당보다 앞장서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이제 국민 여러분들이 이 문제를 바로잡는데 정의당과 함께 나서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17년 9월 14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