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정미 대표·정혜연 부대표·강은미 부대표, 4차 상무위 모두발언
이정미 대표 “10년째 FTA협상자료 정리 중이라는 산업통상자원부.. 협상 관련 기록물 대부분 존재하지 않고 관리도 안 된 엉망진창 상태. 개정·재협상 과정에서 제대로 된 대응 불가능, 산업부는 책임있는 해명 내놓아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내정은 개혁도 국익도 아닌 10년 오류 반복하는 것. 내정 철회하고 국민 삶 우선으로 FTA 개정 재협상 준비해야”
정혜연 부대표 “군대 내 열악한 인권실태와 이를 덮기에 급급한 군 문화 뿌리 뽑혀야”
강은미 부대표 “광주시내버스 운전기사 운전 도중에 대기하다 숨진 일 발생.. 잘못된 근로기준법은 노동자들은 물론 시민의 목숨까지 위협. 잘못된 조항 폐기해야”
일시: 2017년 7월 27일 오전9시
장소: 국회본청 223호
■ 이정미 대표
(지적재산권 분야 한미 FTA 부실 기록 관리 관련)
한미 FTA와 관련해 저희가 확인한 사실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미 FTA 개정, 재협상이 사실상 공식화됐지만, 정작 이를 담당할 산업통상자원부는 10년째 FTA 협상자료를 정리 중이고 그나마 이전 협상자료도 제대로 보관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제가 전문가와 함께 한미FTA 정보공개 소송 내용을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적재산권’ 협상과 관련해 우리 정부쪽에는 FTA 협상과정과 발효 후 주고 받은 문서, 타 부처에 보내거나 받은 문서 등 협상자료 대부분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보관한 미국 측 자료는 단 20건이었고, 그나마도 미국 측 제도를 설명하는 자료에 불과해 향후 협상에 쓸 만한 자료가 아닙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당시 우리 측 협상담당자가 개인적으로 자료를 주고받아 개별협상을 한 정황이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 협상의 가능성도 놀랍지만 만일 협상을 했다면 그 또한 공공기록물에 해당하는데, 그나마 그 자료를 기록도 하지 않아 검색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소지가 농후한 것은 물론, 과연 지난 한미FTA 협상이 제대로 이뤄진 것인지 심각한 의구심을 갖게 합니다.
지적재산권 분야 대미수지는 한미FTA 이후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고, 2015년에는 7조원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FTA 협상에서 미국 측에 일방적으로 양보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협상 관련 기록물이 대부분 존재하지 않거나, 관리도 안 된 엉망진창 상태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한미FTA 개정, 재협상 과정에 미국 측에 제대로 된 대응을 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는 것입니다. 속수무책으로 당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기록도 없이 재협상을 하겠다는 산업부를 신뢰하기는 어렵습니다. 산업부는 한미FTA ‘지적재산권’ 분야의 기록물 부실관리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해명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 내정 관련)
정부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참여정부 당시 한미 FTA 협정을 주도한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저와 정의당은 김 전 본부장이 FTA 개정 재협상 국면에서 과연 우리 국익을 수호할 수 있는 인물인지 근본적인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엄살과는 달리 한미FTA는 앞서 말씀드린 지적재산권을 포함해 많은 부분에서, 미국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이 이뤄졌습니다. 배기량 기준 세제를 못 박아 미세먼지 해결조차 어렵게 됐습니다. 투자자국가소송제와 래칫조항 등 국민주권을 위협하는 독소조항도 여전합니다. 이런 형태로 협상이 이뤄진 한가운데 김현종 본부장이 있었습니다. 그가 앞으로 협상을 잘 이끌 것이라 믿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정의당은 이번 내정에 찬성할 수 없습니다. 김현종 전 본부장 내정은 개혁도, 국익도 아닙니다. 10년 오류를 반복하는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김 전 본부장에 대한 통상교섭본부장 내정을 철회하고 국민의 삶을 우선으로 FTA 개정 재협상을 준비해야 합니다.
■ 정혜연 부대표
지난 19일 22사단에서 군 복무 중이었던 일병이 국군수도병원 옥상에서 투신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고인이 된 일병은 자살 전 선임병들의 구타 및 가혹행위를 부대고충상담을 통해 알렸습니다. 군은 가혹행위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런 사태를 막지 못했습니다. 군인권센터에 의하면 일병의 수첩에는 선임병들의 폭언이 적혀있었습니다. 일병에 대한 군대 내 가혹행위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지속적으로 이뤄졌고 이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입니다. 지갑 속에 ‘매일 눈을 뜨는데 괴롭고 끝나길 바란다’는 메모가 군대 내 부조리한 문화, 사람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군인들의 목소리입니다.
이미 22사단은 끊임없이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3년 전 2014년, 총기난사사건이 일어나고 일병 자살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곳입니다.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들이 다시 일어나는 것은 제대로 된 군의 대응책이 마련되고 있지 못하는 것을 증명합니다. 게다가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기보다는, ‘언론매체와 SNS상 확산 소지가 없다. 공보대응 측면의 문제점 확인. 유가족에 대한 관리철저’ 등의 내용으로 문제를 덮기 급급했던 정황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포공항 경찰대 소속 의무경찰의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그는 부모에게 전화해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전한 바 있었습니다. 경찰은 가혹행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틀 전 구타로 추정되는 흔적이 시신에서 발견됐습니다. 그동안 죽음의 이유에 대해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시신에서 구타원인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발견된 만큼 구타 및 가혹행위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군인은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인권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군대 내 열악한 인권실태와 이를 덮기에 급급한 군의 문화는 뿌리 뽑혀야 합니다. 그래야만 다시는 안타까운 생명을 보내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군의 제대로 된 조사와 그에 따른 대안과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기를 강력히 요청합니다. 이러한 사태가 지속되는 이상 더 이상 우리 국민은 군에 대한 분노를 참을 수 없습니다. 군내에서 반복되는 안타까운 사건을 접하며 우리 정의당은 군의 열악한 인권실태 해결을 위한 노력에 앞장설 것임을 국민 앞에 약속드리며, 군과 관계당국 그리고 정치권에 사병인권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 드립니다.
■ 강은미 부대표
얼마 전 광주시내버스 운전기사가 운전 도중에 시내 대기하다가 숨진 일이 발생했습니다.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심심한 위로를 표합니다.
이번 버스기사 사망사건으로 대중교통 노동자들의 근로시간과 휴게 시간이 충분히 보장되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는 곧 시민의 생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당 법정근로시간이 평일 하루 8시간, 주40시간입니다. 최대 주당 12시간 연장근무가 가능해 주당 52시간까지 법정근로시간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59조는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조항으로 운수업, 영화 제작업, 공중의 편의 또는 업무의 특성상 필요한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에서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를 한 경우에는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을 변경할 수 있게끔 해놓았습니다. 과로사 위험에 노동자들이 노출되어 있는 것입니다.
잘못된 근로기준법은 노동자들에게도 위험하지만,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건강하게 노동할 권리와 시민의 안전을 위해 근로기준법 59조는 폐기해야 합니다. 정의당은 오늘 오전 10시 30분, '사람 잡는 근로기준법 59조 폐기를 위한 노동자 증언대회'를 시작으로 노동자들의 건강과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근로기준법 59조 폐기'를 위해 적극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2017년 7월 27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