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논평] 유원지특례 ‘제주도특별법’ 기습처리가 ‘협치’인가
대법원 판결 우회하는 개정안 안행위 통과…19대 국회 처리 안된다
어제(11일) 국회 안전행정위는 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어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제주도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는 유원지 시설 범위에 관광시설을 포함시키고, 유원지 시설 구조 및 설치 기준을 제주도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는 주민과 환경단체가 반대하는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사업이 대법원 판결에 따라 중단될 상황에 처하자 유원지 특례조항을 둬서 사업을 재개하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대법원은 지난해 3월 “이 사업의 인가처분은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해 당연무효이고 당연무효인 인가처분에 기초한 수용재결도 무효”라며 주민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대법원은 예래 주거단지 사업이 관광객을 유치해 관광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해서 국토계획법이 정한 기반시설인 '유원지'와는 그 개념과 목적이 다르다고 봤다. 국토계획법이 정한 ‘유원지’는 ‘주로 주민의 복지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오락과 휴양을 위한 시설’을 의미하지만 예래 주거단지는 주민의 이용이 제한되거나 부수적인 이용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제 상임위를 통과한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될 경우 이 같은 대법원 결정을 정면으로 위배해 사업자가 유원지에 이윤창출을 위해 분양형 호텔 등을 지을 수 있고 이를 위한 토지 강제수용도 적법해진다.
안전행정위는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유원지 사업과 관련한 조례의 제·개정 및 관련 사업의 추진 과정에서 곶자왈 등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난개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하고, 개발이익을 주민에게 환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부대의견으로 제시했다.
정의당은 제주도의 최대 쟁점인 이 제주도특별법 개정 문제가 19대 국회 막바지에 기습상정되어 하루만에 날치기식으로 처리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오락가락 행보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안행위 소속 의원들은 문제의 개정안을 함께 발의했다가 도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처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다가 결국 부대의견을 넣는 것으로 합의처리하고 말았다.
이게 과연 더불어민주당이 말하는 ‘협치’인지, 원내 제1당을 만들어준 총선 민의를 따르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어제 세 교섭단체는 합의처리가 가능한 법안은 19대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했다. 세 교섭단체는 ‘유원지 특례법’이 합의처리 가능할지 몰라도 정의당과 제주도민은 결코 합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해둔다.
2016년 5월 12일
정의당 정책위원회(의장 김용신)
※ 문의 : 윤재설 정책연구위원 (02-788-3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