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재정으로 공공주택 공급 확대하겠다?
공공주택마저 시장논리로 공급하겠다는 주거안정 포기정책!
공공주택마저 시장논리로 공급하겠다는 주거안정 포기정책!
지난 28일 국토부는 [맞춤형 주거지원을 통한 주거비 경감방안]을 발표, 공공·민간의 협력을 통해 주거지원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밝힘.
주요 대책으로 1) 행복주택·뉴스테이 공급확대, 2) 수요자맞춤형 공공임대 공급확대, 3)민간참여를 통한 임대주택 확충, 4) 주거비 지원, 5) 주거지원 기준 합리화 등 6개 분야별 정책을 제시했지만 가장 큰 변화는 민간재정을 참여시켜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며, 민간 참여 독려를 위한다며 공공임대아파트 표준건축비 인상까지 포함시킴.
‘주거비 경감, 공공주택 확대, OECD 수준의 공공임대 재고율 인상 등’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내용은 공공주택의 수익사업화, 뉴스테이 등 토건물량 확대, 높은 전월세가격 떠받쳐주기 등으로 민간건설사·부동산부자·투기꾼 등을 위한 특혜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는 정부의 선언과 다를 바 없음.
1) 현황 및 문제점
ㅇ 민간재정 포함한 리츠 중심의 행복주택,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정부 발표]
행복주택 15만호 확대 및 공급방식 다양화
- 행복주택 14만호→15만호 확대
- 행복주택리츠 도입 : LH, 지방공사 등이 보유한 토지를 리츠에 임대하여 행복주택을 건설·공급(LH·지방공사의 부채 해소)
- 복합개발 활성화 : 공유재산 무상사용 가능, 공영주차장과 행복주택 복합건설시 공영주차장 용적률에서 제외
- 가로주택정비사업, 신축주택 매입, 오피스텔형 행복주택 등 다양화
- 신혼부부·대학생 맞충형 공급 강화
민간참여를 통한 임대주택 공급방식 다양화
- 공공임대 리츠를 활용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 확대(매입 방식 포함)
- 근로자 임대주택 활성화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하여 부동산에 투자·운용하여 발생하는 수익(임대수입, 매각차익, 개발수입)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주식회사 형태의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으로 수익창출이 최우선 목표임. 그럼에도 정부는 공공임대리츠, 행복주택리츠, 토지지원리츠 등을 만들어 공공주택 사업에 활용하고 있음. 사업성을 높이고, LH 등 공기업의 부채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공공주택 사업의 공공성 훼손 우려에 대한 방지책은 제시하지 않고 있음.
언론에서도 공공임대리츠를 저금리시대 5% 이상 투자수익률이 보장되는 알짜 투자처로 소개하는 등 공공임대주택 시장이 투자자들의 수익상품으로 전락될 위기. 이런 상황에서 최저주거기준에도 미달하는 노후한 주택에서 사글세로 버텨야 하는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기대하기는 만무함.
행복주택 공급을 전제로 용적률을 완화받을 수 있는 행복주택 복합개발 활성화, 가로주택정비사업 등도 리츠 형태의 사업방식을 고수한다면 투자수익을 쫓는 이들을 위한 특혜정책에 불과함.
ㅇ 집값 거품 제거 없다면 리모델링·매입을 통한 임대사업도 실효성 없어
[정부 발표]
집주인 리모델링·매입 임대 확대
- 개인이 다세대 주택 등을 매입 후 LH에 임대관리 위탁
- 초기임대료 및 임대기간 : 시세의 80% 수준, 8년~20년
- 집주인 재정 지원 : 리모델링(동당 최대 2억원, 금리 1.5%), 매입임대(호당 8천만원, 동당 4억원, 금리 1.5%),
- 준공공임대 등록시 세제 지원 : 취득세·재산세·소득세·양도세 감면
기존 주택 리모델링 및 매입을 통한 공공임대주택 확충은 지금의 주택가격 거품을 제거하지 않는 다면 실효성을 갖기 어려움.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평균 주택가격은 호당 3.3억원(수도권), 4.7억원(서울시)이며, 단독주택은 4.6억원(수도권), 6.6억원(서울)으로 비정상적으로 높음. 여기에 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개발재건축 연한 축소 및 용적률 완화 등의 조치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는 상황에서 집주인들은 저렴하고 안정적인 공공임대수익보다는 매매를 통한 시세차익이나 민간 전월세 수익을 선호할 수 밖에 없음. 집주인들을 공공임대시장으로 유도하기 위한 저리 지원 및 세금특혜에도 불구하고 임대료 책정은 시세의 80% 수준으로 지금의 과도한 전월세 가격을 고려하면 저소득층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비쌈. 집값 거품 제거가 선행되어야 전월세 가격도 하향 안정화되고 기존 주택시장을 활용한 주거안정책의 실효성도 높일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함.
ㅇ 표준건축비 인상은 근로자 임대주택 활성화가 아닌 공공임대주택 가격만 인상시킬 뿐
[정부 발표]
근로자 임대주택 활성화
- 기업의 사내유보금 등을 활용한 근로자 임대주택 건설 유도
- 중소기업의 수도권 근로자 임대주택 투자세액 공제율 7%→10% 상향
- 표준건축비 현실화 : ‘00년 8월 최초 고시(210만원/평)→’08년 12월 기준(323만원/평)
정부는 70년대 분양가를 강력히 규제한 이후 2000년 분양가 자율화 이전까지 분양가 산정기준으로 건축비를 고시해왔음. 건축비는 90년까지 평당 100만원이었으며, 2000년에는 평당 200만원. 분양가 자율화 이후에도 공공임대주택 건설원가 산정기준으로 발표해오고 있으며 2016년 현재 평당323만원임.
하지만 2005년 분양가 상한제 도입 이후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건축비인 표준건축비가 비현실화 되어 있다며 분양주택의 건축비 기준으로 ‘기본형 건축비’를 별도로 발표하고 있음. 2016년 기준 기본형 건축비는 평당 574만원으로 표준건축비의 2배에 가까울 정도로 비싸며, Sh 공사 등이 공개한 상암, 장지, 발산 등 15개 지구의 실제 건축원가(평당 300~350만원)의 2배 수준. 그럼에도 정부는 근거도 없이 기본형 건축비를 잣대로 표준건축비가 비현실적으로 낮다며 표준건축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음.
표준건축비가 인상되면 공공임대주택 건설원가도 상승하고,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지방정부가 용적률 완화를 전제로 확보하는 임대주택(시프트 등) 매입가(표준건축비 기준)도 상승할 수 밖에 없음. 임대 후 분양전환시 기준이 되는 건설원가(표준건축비 기준)가 상승하여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의 주거비 부담인상이 불가피함. 무엇보다 저렴한 중국산 자재 사용, 불법 외국인 노동자 고용 등으로 건설사들이 지출하는 실제 건설공사비가 줄어드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근거없이 높은 건축비를 인정해줌으로써 건설공사도 직접 하지 않는 건설사들에게만 막대한 수익이 돌아갈 수 밖에 없음.
ㅇ 민간업자는 특혜주고, 소비자에겐 비싸게 공급하는 뉴스테이
[정부 발표]
뉴스테이 2만호 확대
- 뉴스테이 13만호→15만호 확대
- 상반기에 5.5만호 사업부지 선정(서울 독산, 김포고촌, 남양주진건 등 농업진흥지역 해제지, 개발제한구역, 노후 공업지역)
- 사업자에게 토지를 저렴하게 임대해주는 ‘토지지원리츠’ 도입(영등포 구 교정시설 부지내 1호 사업 추진 계획)
- 규제합리화와 금융지원 강화
: 복합개발 시 주거환경 위해없는 모든 시설 허용
: 공공시행자의 자체 주택사업 허용 및 시행자가 출자하는 리츠 등으로 시행자 변경 허용
: 정비조합의 초기운영자금(30~50억)을 쉽게 조달할 수 있는 보증상품 개발
박근혜 정부는 민간 임대주택 뉴스테이 공급확대를 주택정책의 핵심과제로 보고 있음. 하지만 신당동 뉴스테이의 경우 23평 기준 보증금 1억원, 월세 100만원(임대료 월 150만원 수준)으로 서민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비쌈. 그런데도 정부는 비싼 뉴스테이를 공급하는 사업자를 위해 재정지원, 용도지원, 세금지원 등의 특혜책을 남발하고 있음.
주거불안 해소를 위해서라면 가장 먼저 집값 거품을 제거하는 게 정답. 지금까지 매년 공급되어 온 4~50만채의 주택 중 대부분이 중산층을 위한 분양주택이었지만 분양가 자율화 이후 고분양·바가지 분양으로 다주택자들의 주택보유량만 증가하고 정작 무주택자들의 내집마련은 제자리이면서 자산의 양극화는 심화되고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만 키웠음.
중산층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1순위 정책은 집값 거품을 제거하고, 신규 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임. 정부가 논밭임야, 국공유지 등을 용도변경해서 주택을 공급하는 만큼 지금도 거품없는 가격으로 공급 가능하고, 과거 90년대까지는 정부의 주요한 주택공급 정책. 지금도 선진외국의 가장 우선되는 주거안정책은 저렴주택 공급임을 유념해야 하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민간특혜책인 뉴스테이를 폐지하고 토지공공보유 건물분양, 공공임대, 공공분양 등 다양한 방식으로 거품없는 주택을 공급해야 함.
ㅇ 사글세 난민들의 주거불안조차 해소 못 하는 미흡한 주거지원책
[정부 발표]
전·월세 등 주거비 지원 강화
- 전세 가구 버팀목 대출 지원 강화(신혼부부 금리인하 및 대출한도 상향)
- 생애최초주택구입자 대출지원 강화(우대금리 상향)
- 월세 가구 주거비 지원 제도 개선 및 보완 예정
주거사각지대 해소
- RIR 30% 이상 가구에 대해 매입·전세임대 우선 입주 지원
- 임대료 부담, 최저주거기준 미달 여부를 공공임대 입주자 선정기준에 포함
정부는 맞춤형 주거지원을 통해 주거비를 경감시키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번 대책은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고통받는 사글세 난민들의 주거불안조차 해소하기에 미흡함. 저소득층의 34%인 216만 가구가 월세를 살고 있고 이들의 RIR(소득 대비 임대료)은 34%(2014년도 주거실태조사, 국토부).
하지만 정부의 주거비 지원은 겨우 81만 가구에 월평균 11만원으로 주거지원이 절실한 저소득층 월세가구의 절반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음. 지금 절실한 것은 주거비 지원대상을 늘리고 지원액을 실제 지불하는 임대료 수준에 가깝도록 상향하는 것이며, 맞춤형 주거지원의 기본은 월세난민에 대한 주거불안 해소에서 시작되어야 함.
지금같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전월세 가격을 방치한 채 전세비용과 생애최초주택구입 자금 등의 대출을 늘리는 것은 서민들을 빚쟁이로 내몰아서라도 거품을 떠받치겠다는 것과 같음.
ㅇ 장기공공주택 확충없는 OECD 수준 목표 달성은 허구
[정부 발표]
‘22년까지 공공지원 임대주택 재고비율 8% 달성
- 공공임대주택을 공공지원주택(공공지원을 통해 저렴한 임대료로 제공되는 8년 이상 임대주택)으로 재정의
-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 집주인 매입임대 등을 포함하여 ‘22년까지 재고율 8% 달성(OECD 사회적 임대주택 재고율 ’14년 기준 8%)
우리나라 장기공공주택은 100만호로 전체 주택의 5.5% 수준. 선진외국의 공공주택 재고율은 20~40% 수준이며 OECD의 평균 공공주택 재고율은 11.5%(중산층 주거혁신방안, 국토부, 2015.1). 따라서 OECD 수준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0년 이상 장기공공주택 확충이 절실하지만 정부가 확대하겠다는 뉴스테이, 공공임대, 행복주택의 임대기간은 6~10년 수준에 불과.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매입한 임대주택의 경우 최장 20년까지 임대가능 하지만 앞서도 지적했듯이 집값거품을 빼지 않는 한 공급확대가 쉽지 않음.
장기공공주택 확충이라는 근본대책은 외면한 채 ‘8년 임대도 장기공공임대’라는 무리수까지 동원한 ‘공공주택 재고율 8% 달성’은 허구일 뿐임.
2) 당의 대응 방안
정부의 주장처럼 높은 집값과 전월세 가격에 의한 서민들의 주거불안은 매우 심각한 수준임. 따라서 지금이라도 집값 거품을 제거하여 주택구입 비용과 전월세 가격을 낮출 수 있도록 근본대책이 추진되어야 함.
이미 정의당은 20대 총선 공약으로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대안으로 서민주거 지원, 집값 거품 제거 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제시한 바 있음. 따라서 당의 정책들이 국회에서 주요 과제로 논의될 수 있도록 정부의 잘못된 주택정책의 실태를 드러내어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의당이 주도해야 함. 더불어 민주당의 우상호 원내대표가 전월세 대책을 포함한 주거비 부담 완화 등 민생문제 해결을 강조한 만큼 주거안정을 위한 야당과의 정책협조도 탄력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봄.
ㅇ 집값거품 제거와 전월세 상한제, 공정임대료 도입이 함께 이루어져야
지금의 전월세 가격은 2016년 기준 수도권이 전세는 2.2억원, 월세는 월69만원으로 매우 높음. 따라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전월세가격의 안정화 없이 상한제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낮출 수 없음. 집값이 산정기준의 하나가 되는 공정임대료도 마찬가지.
따라서 집값거품 제거, 전월세가격을 떨어트리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고, 안정화 된 가격을 토대로 가파른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세입자의 과중한 부담을 방지하기 위한 전월세 상한제, 공정임대료가 도입되는 것이 필요함.
ㅇ 뉴스테이의 문제를 입체적으로 드러내어야
지금까지 입주자 모집이 완료된 인천도화·수원권선·화성동탄2·위례 뉴스테이 등의 건설원가를 추정, 건설사들의 이익추정, 정의당이 제안한 ‘반값임대 공정주택’으로 공급했을 경우 임대료 비교 등을 통해 뉴스테이의 문제를 드러내고 정의당의 ‘반값임대 공정주택’의 정책효과를 입증할 수 있도록 함.
ㅇ 주거비 지원 확대를 위한 야당과의 긴밀한 정책공조
정의당 뿐 아니라 더불어 민주당, 국민의당이 모두 20대 총선공약으로 주거비 지원확대와 지원대상 확대 등을 약속한 만큼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함. 이를 위해 주거비를 확대하는 내용의 주거기본법 개정안을 마련, 야당에 제안하여 야당과의 긴밀한 정책협조를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음.
(정책연구위원 김성달 02-788-3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