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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정책논평/브리핑

  • [정책논평/브리핑] [10.11. 정책논평]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대응 사격 유감, 관련 단체는 자제하고 당국도 적극 나서야

[정책논평]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대응 사격 유감, 관련 단체는 자제하고 당국도 적극 나서야

 

어제(10일) 오후 남측 민간단체가 날린 대북 전단을 향해 북측에서 고사기관총 10여발을 발사했고, 이에 대응하는 총격전이 발생했다고 한다. 특히 북측이 쏜 총탄이 민간인이 거주하는 지역에까지 떨어지고 주민들은 긴급 대피했다고 한다.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하지만 하마터면 민간인 등 사람의 귀중한 생명을 해칠 뻔 했다는 점, 북의 최고위급 방한 이후 모처럼 훈풍이 불 것을 기대하는 남북관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북측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북측이 그간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천명해왔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을 미연에 막지 못한 우리 정부의 무능과 무사안일은 어이가 없다. 보도에 따르면 통일부 당국자가 10일 전단 살포 단체 중 경기 파주에서 행사를 하던 단체에 자제를 요청했지만 막지는 않았다고 한다. 북한 측 사격 대상이 된 전단을 연천에서 뿌린 단체의 행동은 통일부가 파악조차 하지 못했고, 민간 단체들은 행사를 강행했다고 한다.

 

우리 정부 당국은 지금까지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기본적으로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문제이다.”라며 “민간단체들에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수준의 소극적 대응만을 해왔다. 아니 그들 단체 상당수가 외부의 지원까지 받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방조, 은밀한 지원과 종용이 있지는 않았는지 의심된다. 남북관계는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상대가 그토록 싫어하는 일을 우리 측 구성원 중 일부가 하는 것을 정부가 적절히 관리하지 못한다면 북측 당국과 대화 파트너인 당국으로서의 권위가 서겠는가? 대북 인도적 지원과 교류협력을 하고자 하는 단체나 개인에 대해서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내걸며 철저히 통제를 하면서, 대북 전단 살포를 통해 남북관계에 개입하는 민간단체에 대해서는 적극적 관리에 나서지 않는 것은 모순된 것 아닌가?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북측 당국의 “남측 당국이 삐라 살포 중지에 적극 나서라”는 주장에 대해 자유를 근간으로 하는 우리 체제의 특성을 내세우며 거부해왔다. 우리는 물론 사상과 양심, 표현과 결사의 자유를 보편적 가치로서 수호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북 전단 살포를 하는 단체의 대북관과 행동에 대해서는 전혀 동의하지 않지만, 우리가 그들 단체의 입장과 행동을 직접 비난하지 않았던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 역시 상식이요,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대원칙이다. 당신들의 행동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우리 측 민간인과 군인의 생명을 잃을 뻔 했다. 공동체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안위를 위협하는 행위는 마땅히 자제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반북단체인 대북 전단 살포 단체들에게 남북관계 안정 및 발전을 위한 현명한 사고와 행동을 촉구하는 것은 마이동풍인 듯하다. 이제 정부당국은 그들의 이성을 존중하고 행동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명목하에 공동체 성원의 안전과 남북관계의 악화를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당국으로서의 책무이다.

 

북한 당국에게도 요구한다. 남북관계를 기필코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 최고 지도자의 의지라면 군사적 충돌을 유발하거나, 대북 불신을 고조시킬 수 있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남한 당국 역시 북의 최고위급 방한을 반갑게 맞은 것이 가식이 아니고 ‘한반도신뢰프로세스’라는 것이 땅에 처박힌 게 아니라면, 이제라도 상호 신뢰를 만들어갈 수 있는 행위자로서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 이 정부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결코 높지는 않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는 결코 버릴 수 없는 희망이다. 그리고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정부로서의 최소한의 책무는 성실히 수행해 줄 것을 주문하지 않을 수 없다.

 

2014년 10월 11일

 

정의당 정책위원회(의장 조승수)

 

문의 : 김수현 정책연구위원 (070-4640-2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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