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이정미 대변인, KT 대량 구조조정 관련
KT가 이달 경영상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명예퇴직을 진행한다고 한다. 무려 전체 직원의 70%에 속하는 근속 15년 이상의 직원 2만3천명을 대상으로 6000명을 선별하여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건비 절감차원에서 직원 복지제도를 축소하고, 일부 부서 업무를 계열사와 관계사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경영 합리화를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KT가 밝힌 구조조정의 명분은 창사 이래 최초의 영업적자등 경영위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희망퇴직은 합리적 수준에서 제2의 인생설계 기회를 주는 것이고 직원과 회사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배경설명을 하고 있다.
KT의 경영악화의 근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친인척에게 비리특혜를 주고, 인공위성을 포함한 온갖 회사자산을 헐값에 매각했을뿐만 아니라 비자금을 조성하고 회사돈을 횡령하며 회사를 망가뜨린 이석채 전 회장이다. 경영상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도 자리보존하며 고액의 연봉을 챙겨가는 회사 임원들이다. 그러나 정작 명백한 범법행위로 직원들이 평생 일하고 키워온 회사를 한방에 무너뜨린 이석채 전회장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기각하고 처벌을 면해주었다.
그런데 정작 아무 죄없이 열심히 일한 직원들에게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이번 KT의 처사를 누가 이해할 것인가.
생계방편을 마련하기 어려워 고통을 겪는 숱한 명예퇴직자들이 우리 사회에 넘쳐난다. 명예퇴직금으로 작은 가게 하나라도 차리려는 사람들이 자영업 시장에 포화상태가 되어 있다. 명예퇴직으로 넘쳐난 700백만 자영업자들의 삶은 비정규직 노동자들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제2의 인생설계가 아니라 인생막장으로 내모는 가혹한 행위인 것이다.
KT는 즉각 대량 구조조정을 멈추어야 한다.
회사를 키워온 노동자들과 함께 살 방편을 만들어야 한다. 고위 임원들은 어떤 희생도 감수하지 않고 과도한 이득을 꼬박꼬박 챙겨가고 있다는 것을 온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
대량 구조조정이 우리 사회에 낳고 있는 갈등과 비극을 KT가 더이상 반복해서는 안될 것이다.
2014년 4월 11일
정의당 대변인 이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