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문] 박창호 경북도지사 후보 출마선언문

[기자회견문] 박창호 경북도지사 후보 출마선언문

 

일시: 2014년 3월 4일 오전 11시

장소: 경북도청 브리핑룸

 

사랑과 존경하는 경북도민 여러분, 그리고 출마 기자회견에 함께 해주신 기자여러분.

 

지난 2013년 10월 5일, 경북 구미의 한 공장에서 22살의 젊디젊은 한 노동자가 공장 휴게실에서 주검으로 발견되었습니다.

 

한창 대학 교정을 누비며 꿈과 희망을 그려갈 이 젊은 노동자는 하루 12시간, 때로는 17시간이나 되는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 결국 차가운 공장 바닥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사업부도에 이어 병환까지 얻어 자리에 누워있어야만 하는 아버지와 혼자서 궂은 식당일을 하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 이 젊은 노동자는 누구보다 성실히 일 해왔고,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전혀 나무랄 데 없을 정도로 묵묵히 자기 책임과 소임을 다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우리는 이 젊은이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죽는 순간까지도 저임금의 근로조건과 장시간의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외면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너무나 고맙고 소중한 존재였던 이 젊은이의 허망한 죽음을 방치했고, 무시했으며, 방관했습니다.

 

경북도민 여러분.

저는 이 자리에서 이 젊은이를 이렇게 부르고 싶습니다.

‘당신은 우리의 자랑스런 경북도민이었습니다.’

 

경북도민 여러분.

지금 우리사회에는 하루하루 성실히 살고 있지만 이 젊은 노동자처럼 언제 어느 순간에 그토록 열심히 이루어놓은 삶이 갑자기 무너지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지금 우리는 꿈과 희망을 말하기에 너무나 힘든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당신은 안녕하십니까?”를 묻고 있습니다.

공무원이 되는 것이 꿈이 되었고, 정규직이되는 것이 인생 최대의 목표가 된지 오래입니다. 학자금 대출을 받아 공부를 하고도 비정규직의 굴레로 내몰리지는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지 못한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말하는 것은 사치에 불과합니다.

 

노동자들은 정리해고의 칼바람과 비정규직으로의 전환으로 힘겨워 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로서의 최소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이 필요하지만,

우리노동자들은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당해고에 맞서면 수십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과 압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쌍용차처럼 포항DKC 노동자들도 많게는 1인당 2억원의 손배가압류로 인해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법원에서 복직판결을 받아도 기업들은 보란듯이 법을 자꾸 무시하고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몹니다.

‘우리는 정녕 이들에게 꿈을 꾸십시오.’ 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또 농민은 어떻습니까.

작년 한해 고추가격이 폭락해 경북 농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은 전혀 없었습니다.

외국농산물이 범람하고 정부의 개방정책은 날이 갈수록 드세어져 가는데 농민들의 생존권은 계속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지금의 한국을 이끌어온 어르신들은 오늘도 유모차를 끌고 폐지를 수거하려 다니십니다. 어둠이 깔린 골목에 시린 손을 호호 불며 하나라도 폐지를 더 수거하기 위해 걸음을 재촉합니다. 언제부턴가 이러한 광경은 익숙한 풍경이 되었습니다. 거리에서 폐지를 수거하며, 생활하시는 분들이 하나 둘 늘어나 이제는 폐지 수거마저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 도래하였습니다.

 

경북도민여러분

오늘 경북은 안녕하지 못한 수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필요합니다.

지금과는 다른 꿈을 꿀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꿈을 꿉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도 농민도 영세상인도 장애인도 우리사회의 모든 ‘을’들이 일하기 좋은 사회, 차별받지 않는 사회,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꿈 꿉니다.

핵발전소가 없는 생태와 녹색이 숨 쉬는 사회, 지속가능한 발전이 있고 사람이 사람답게 대우 받을 수 있는 사회.

 

함께 꿈을 꾸고 싶습니다. 한사람이 꾸는 꿈은 몽상에 불과하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말을 믿고 있습니다.

이제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돌려받아야 합니다. 함께 꿈꾸고 함께 실현하는 역사를 만들어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경북에는 힘들게 살아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러 분들을 만나도 힘든 생활이야기만 하십니다. “열심히 살아 왔다고 자부하지만,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시장에서 만난 상인분들은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다”고 하십니다.

 

국민행복시대에 안녕한 국민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르는 전세 값에 한숨만 내쉬어야 하고, 오르는 물가에 오르지 않는 것은 월급뿐이라며 넋두리를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부모님을 걱정을 들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학자금을 융자해보지만 그것을 갚을 생각에 암담한 미래를 걱정합니다.

 

오늘은 아르바이트생으로, 내일은 학자금을 갚아야 하는 비정규직으로 살아갈 아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지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삶과 노동에 지쳐버린 사람들. 희망을 잃어버린 눈물겨운 사연들은 우리 이웃에 널려 있습니다.

 

‘을’을 위한 복지경북, ‘을’도 함께 살 수 있는 복지경북을 만들겠습니다.

 

저는 몇 가지만 약속할까 합니다.

 

열린 행정 도민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도민의 말씀에 귀를 열고, 우리 사회‘을’의 목소리에 먼저 달려가고 귀 기울이는 도지사가 되겠습니다.

 

2. 아이들이 먹거리로 정쟁의 도구로 삼지 않는 경북을 만들겠습니다. 도의회, 도교육청과 협의하여 먹거리체계 확립과 경상북도 로컬푸드센터를 통해 전면적인 친환경무상급식의 시행, 방사능 없는 안전한 급식을 시행하겠습니다.

 

3. 안정된 일자리가 기업복지의 시작입니다. 일자리문제 해결을 위하여 취약계층과 청년들이 일어설 수 있는 사회복지적 일자리와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 육성 센터를 설치하여 필요한 정책지원을 하겠습니다. 노동하기 좋은 경북 좋은 일자리가 있는 경북을 도정의 우선과제로 삼겠습니다.

 

4. 수명이 다한 경주 월성 1호기 폐쇄를 시작으로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는 폐쇄하고 경북에 더 이상 핵발전소가 들어서지 않도록 할 것이며 국가 에너지 정책을 바꾸어 핵발전소 없는 바람과 태양의 신재생에너지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경북이 앞장 설 것입니다. 또 전시성 토건예산을 줄이고 그 재원으로 복지·환경·교육 등 도민의 삶을 보듬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투자하겠습니다.

 

그 어떤 곳이라도 도민을 찾아갈 것입니다. 정책을 설명하고 듣고, 함께 복지 경북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그 어떤 곳이라도 도민을 만나겠습니다. 그 어떤 현장에서라도 만나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여, 그 바탕으로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95년 경북도지사 선거가 시작된 이래 경북은 새누리당의 독무대였습니다. 경북도지사를 바꾸는 것은 대한민국을 바꾸는 것 보다 어렵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습니다.

병원비 교육비 일자리 걱정 없는 나라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경북도민과 함께 꾸고 싶습니다.

 

경북도민 여러분 변화를 선택해 주십시오.

20년 동안 경북은 늘 그 나물에 그 밥이었습니다. 잘하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으면서도 바꿀 생각은 절대 하지 않는 경북이었습니다.

이제 요리사 한번 바꿔 볼 때도 되었습니다.

 

경북도민 여러분께서 정의당과 저를 선택하는 순간 유쾌한 변화, ‘을’을 위한 복지경북, 병원비 교육비 일자리 걱정 없는 나라의 꿈은 경북에서 실현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3월 4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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