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이정미 대변인, 용산참사 5주기 관련
용산참사 5년째가 되는 날이다.
신년벽두, 자신의 삶터를 지키고자 용산 남일당을 올랐던 6명의 무고한 주민들이 목숨을 잃었던 고통스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국가권력에 의한 살인이 벌어졌으나, 이명박 정권은 이 끔찍한 사태에 대해 진상을 밝히기위한 노력은 커녕, 사과 한마디도 없었다. 사람을 죽인 자들은 단 한명도 처벌하지 않았고 가족과 이웃을 지키기 위해 싸웠던 사람들만 감옥에 보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지난 정권의 잘못을 바로 잡기는 커녕 용산 참사 유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짓밟았다. 살인진압의 총 책임자였던 김석기 전 경찰청장을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하였다. 억울하게 죽은 자의 명예는 지금도 차가운 무덤 안에 갇혀 있는데, 잔인한 살인진압 책임자는 낙하산 영전으로 호위호식하는 세상이 박근혜 정부가 말하는 국민행복시대인가.
뿐만 아니다. 용산참사 당시 특별수사본부장으로 맡아 철거민들을 대거 구속시키고 희생자들의 시신을 강제부검 하였을 뿐만 아니라, 수사기록을 은폐한 의혹까지 받고 있는 정병두 전 검사를 대법관 후보로 추천하여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정병두 전 검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김기춘 비서실장으로부터 전폭 지지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만약 권력의 입맛대로 정병두 전 검사가 대법관에 임명된다면 이는 대한민국 인권의 최후의 보루라 할수 있는 대법원마저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는 최악의 사태가 될 것이며 사법부의 독립성에 씻지 못할 오명을 남기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
개발의 장밋빛 청사진은 부도사태로 얼룩질 대로 얼룩졌다. 용산의 차가운 그늘속에 찢겨진 가슴을 움켜쥐고 살아가는 유족들의 마음을 이제는 달래주어야 하지 않겠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용산 사태의 진상을 확실히 밝히고, 김석기 전 청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국민이 국가권력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되는 처참한 상황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대통령은 진심어린 사과를 하여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며 돌아가신 이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길이다.
2014년 1월 18일
정의당 대변인 이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