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문] 천호선 대표 전국순회 국민과의 대화 전남 방문

[기자회견문] 천호선 대표 전국순회 국민과의 대화 전남 방문

 

 

일시: 2013년 11월 26일 13시 30분

장소: 목포시의회

 

 

 

존경하는 전남도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의당 대표 천호선입니다.

 

지난 10월 1일 전북을 시작으로 ‘전국순회 국민과의 대화’ 100일 대장정에 나선 지 두 달 만에 오늘 이곳 전남에 오게 됐습니다. 오늘부터 이틀간 진행될 전남 방문을 끝으로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광역시도에 대한 방문을 모두 마치게 됩니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민생을 지키기 위한 제 여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하루를 쉰 뒤 금요일부터 다시 길을 나설 참입니다. 그 동안 찾아가지 못한 지역, 만나지 못한 국민들을 찾아 국민과의 대화를 계속할 것입니다.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바로 어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두 대표가 만났습니다. 혹시라도 얽힐 대로 얽힌 정국의 실타래를 풀어줄 만남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보았지만 역시나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는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개입 사건 특검 도입을 비롯해 세 가지 현안의 해결을 위한 여야 대표ㆍ원내대표 4인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습니다. 특검을 도입하자는 주장은 벌써 오래 전 정의당이 내놓았습니다. 청와대가 검찰총장과 수사팀장을 찍어내며 노골적으로 외압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검찰이 공정한 수사를 할 것이라 기대하는 국민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특검 도입만이 논란과 대립을 끝낼 수 있는 합리적이고도 유일한 해법입니다. 새누리당 역시 국회가 정쟁을 끝내고 하루 빨리 민생 현안에 전념하길 진정으로 바란다면 특검 도입을 수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3~4일 뒤에 답변을 주겠다며 피해갔습니다. 며칠 뒤 새누리당이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두고 봐야겠지만 이대로라면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실상 문제 해결의 열쇠는 박근혜 대통령이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시정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여야 합의를 전제로 국회의 뜻을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대통령의 재가 없이 여야 합의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집권여당을 들러리 세우는 행위를 그만두고 얽힐대로 얽힌 정국 해결에 책임있게 나서야 합니다.

 

최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신부의 발언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사제단을 협박하고, 대선 불법개입 국면을 벗어나는 호재로 삼으려 하고 있습니다. 박 신부의 발언 전체를 살펴보면 종북으로 몰아붙일 일은 아닙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것도 국민의 권리이고 그런 생각을 가진 국민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정치적 반대자를 용공으로 몰아 탄압했던 유신시대의 행태와 다르지 않습니다. 국민들은 박 신부의 발언보다 대통령의 위협에 더 큰 두려움을 느낍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 소동을 당장 그만두어야 합니다.

 

같은 날 정부는 대선공약 파기 논란을 일으켜온 기초연금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65세 이상의 어르신 가운데 소득하위 70%에게만, 그것도 국민연금과 연계해 10~2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입니다. 65세 이상의 모든 노인에게 20만 원씩 지급하겠다던 대선 공약을 사실상 포기했습니다. 지난 몇 달간 국민 다수가 대선공약 파기를 비판하며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지만 정부는 결국 한치도 물러서지 않은 것입니다. 집권 1년을 눈앞에 둔 박근혜정부와 집권여당은 이렇듯 국민과 야당을 향해 백기투항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어르신들의 기초연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0세부터 5세까지 무상보육, 4대 중증질환 국가보장, 반값등록금 등 지난 대선 때 모든 국민들 앞에서 호언장담했던 핵심 공약들이 줄줄이 파기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무너지면 복지도 민생도 함께 후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박근혜정부는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와 정의당은 이대로 물러서거나 주저앉을 수 없습니다. 이대로 가면 민주주의도 민생도 함께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정의당이 가장 단호하게 맞서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전남도민 여러분,

대한민국의 야권은 지방선거를 전후하여 대개편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새로운 비전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 이후 단 한 번도 정국을 주도하지 못하고 새누리당과 청와대에 끌려 다니기만 했습니다. 작년 올해 진보정치 일각에서는 국민들께 크나큰 실망을 안겨드렸습니다. 이른바 ‘안철수 신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가 크지만 아직은 손에 잡히는 새 정치의 내용도 참신한 새 인물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아직 작고 부족하지만 건강하고 합리적인 진보정당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진보대표정당으로 자리잡고 복지국가 선도정당으로 제몫을 하겠습니다. 정치 혁신의 당당한 하나의 주역이 되겠습니다.

 

이곳 전남은 흔들리지 않고 민주주의를 지켜오셨습니다. 진보정치의 싹도 키워주셨습니다. 이제는 전남이 대한민국 정치 혁신의 진원지가 되어야 합니다. 전남의 선택이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를 결정할 것입니다. 혁신을 촉구하고 판을 바꾸는 일, 새로운 진보 정치를 세우는 일, 전남도민들이 그 역할을 해주실 것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11월 26일

 

정의당 대표 천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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