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천호선 대표 전국순회 국민과의 대화 경북 방문
일시: 2013년 11월 20일 오전 10시 30분
장소: 포항시청 브리핑룸
존경하는 경북도민 여러분! 정의당 대표 천호선입니다.
이번 주 월요일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있었습니다.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대통령의 전향적 입장을 기대했지만, 미련한 기대였습니다. 대통령은 정국 혼란과 갈등의 원인이라 할 국정원 군 등 국가기관의 불법대선개입 문제에 대해,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며 국회의 의견을 따르겠다는 기존 입장만을 반복했습니다. 100% 국민통합이라는 국정기조는 100% 사라졌습니다.
분명히 해야 합니다. 현재의 극단적 정치 대립은 국회가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에게서 시작된 것입니다. 자신이 직접 수혜를 입은 불법대선 개입에 대해 조금도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기에 이렇게 된 것입니다. 더 나아가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를 진행하고 있던 검찰총장과 수사팀장을 박근혜 현 정권이 찍어내어, 더 큰 갈등을 불러 왔습니다. 국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은 조금도 앞뒤가 맞지가 않는 이야기입니다.
대통령 연설 이후 새누리당은 국정원 개혁 특위를 만들자고 하였으나, 이것은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대통령이 의지가 없는데, 청와대로부터 어떤 자율성도 없는 새누리당이 성실히 국정원 개혁 논의에 임할 리 없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의지가 없는 한 국정원 개혁특위는 또 다른 정쟁을 불러 올 뿐입니다.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을 이대로 진행되도록 한다면, 결과가 어떻게 나와도 갈등은 계속 될 것입니다. 정의당을 비롯해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세력 등이 함께 특검을 주장한 이유는, 싸움을 멈추기 위해서지 계속 싸우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객관적이며 공정한 특검 수사만이 정국을 정상화할 수 있습니다.
시정연설의 실망스러운 면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국민통합만이 아니라 민생경제도 100% 사라졌습니다. 시정연설은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주택시장 활성화 등을 주로 강조했으며, 핵심 대선공약이었던 기초연금 두배 인상과 0세부터 5세까지 무상보육, 4대 중증질환 국가보장, 반값등록금을 모두 포기하거나 후퇴한 예산을 제출하면서 단 한마디의 반성조차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불과 1년 만에 2012년 대선 당시 여야가 공히 합의한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사라지고, 규제완화가 만능이라는 2007년 수준의 ‘줄푸세’로 복귀한 것입니다. 이것은 국민통합이라는 대선당시의 약속을 저버린 것과 마찬가지로 양극화와 사회경제적 불안에 시달리는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대선 당시 국민 앞에 약속한 민생경제의 포기는 대통령이 매번 강조한 원칙과 신뢰가 깨지는 것을 넘어, 정부와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주 정의당과 민주당 안철수 의원 세력과 시민사회 대표와 원로들이 모여 각계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개입에 대한 특검 실시를 결의한 바 있습니다. 국가기관의 불법대선 개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박근혜 정부 아래에서 치러지는 모든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되고 결국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것입니다. 이 연석회의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크며, 연석회의에 모인 야권과 시민사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국민은 실망을 넘어 의지할 곳조차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연석회의는 특검만이 불법대선개입과 정국대립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특검 실시를 위한 원내외를 아우르는 행동을 실천해 가야 할 것입니다. 정의당도 연석회의가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경북도민 여러분!
견제 없는 정치는 독주와 오만을 불러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한 국민통합과 민생복지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따끔한 비판이 필요합니다. 특히 경북도민 여러분께서는 그렇게 꾸짖을 권리를 갖고 계십니다. 박근혜 정부가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경북에 제대로 된 야당이 존재해야 합니다.
정의당은 특정 지역에 기반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만을 바라보고 민생복지 정치를 추구해 갈 것입니다. 적어도 복지를 실현하는 데 있어서만큼은 제1야당의 역할을 하도록 할 것입니다. 살림살이 정치, 복지국가 실현을 선도적으로 제기해 온 정책적 역량이 정의당에 집결되어 있습니다. 상생가능하고 실현가능한 정책으로 경북도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시기 진보정치의 성과는 계승하고 잘못된 점과는 철저히 단절하여 믿을 수 있고 투명한 정치를 해 갈 것입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경북에서 정의당의 돌풍이 불 수 있도록 좋은 후보와 좋은 정책을 차분히 준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경북도민 여러분!
정의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포기한 통합과 복지를 실현하겠습니다. 헌신적인 민생정치의 길을 가겠습니다. 경북도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11월 20일
정의당 대표 천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