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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정책논평/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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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을 다한 시장만능 경제정책 꺼내든 윤석열 정부, 실패가 불 보듯 뻔하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른바 ‘3고 경제 위기’인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경제정책 방향을 오늘 발표했다. 기업 규제완화, 법인세 인하, 부동산 대출 완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새정부의 첫 경제정책이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시장만능주의로 채워졌다. 

 우리는 낙수효과가 실패한다는 건 과거 경험으로 알고있다. 경제 불평등 악화라는 부작용을 만든 정책을 다시 꺼내 든 셈이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시장만능주의 정책은 현재 경제 상황에 적절하지 않고 세계적 정책 흐름과도 다르다. 코로나19 이후 세계는 국가의 역할을 더 강화하고 있다. 또한, 미국 금리인상, 곡물,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 탈탄소로 산업전환 등 국내외 경제 환경 변화가 심하여 국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시장 자율에 맡긴다는 것은 시대와 맞지 않는 방향이다. 

 윤석열 정부는 규제를 걸림돌로 여기고 규제를 없애는 것만이 목표로 보인다. ‘경제규제혁신 TF’설치, 규제비용감축제도입, 부처별 감축목표율 설정, 덩어리 규제 원샷 해결 등 규제를 없애는 것이 목표이다. 모든 규제가 나쁜 게 아니고 꼭 필요한 규제들도 많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오로지 규제를 없애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부처 간 경쟁적이고 무분별한 규제완화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경제력 집중 규제 완화,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도입 등의 내용으로 기업에 특혜를 주고, 시장 질서를 위한 안전망들을 제거하는 내용들이다. 이런 규제완화는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를 더욱 고착화할 것이다. 금융규제도 금융-비금융 간 경계를 허무는 규제완화 정책이 추진 될 가능성이 높아 금산분리 안전장치가 무력화될 수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 또한, 서비스산업 생산성 향상 등의 이유로 공공 서비스를 민영화하려는 건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규제 개혁은 불공정한 시장 구조를 개선하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다. 규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약자를 보호하는 규제개혁으로 전면 수정해야 한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기업 세액공제 확대, 가업 상속 규제완화, 주식매수선택권 비과세 확대 등 기업 감세 정책의 종합체다. 기업 감세 정책들은 폐기해야 한다. 기업 감세는 경제 성장 동력 확보에 큰 영향은 없고, 조세 형평성 훼손만 유발할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감세 정책은 철회 되어야 하며, 조세 형평성을 훼손시킬 여지가 있는 주식선택매수권 비과세 확대 등도 재검토 해야 한다. 

 또한, 가업 승계에 대한 특례 확대는 부의 대물림을 초래할 것이며, 중소기업을 시작으로 중견기업까지 확대 요구가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가업 상속 증여에 대한 특례 확대가 아니라 「중소기업종업원 소유법」 제정 등을 통해 지역이 상속하는 등 대안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시장 정상화라는 미명 하에 각종 규제완화 정책을 내놓은 부동산 정책은 현 경제 위기 해결에 역행하는 인위적인 집값 떠받치기에 불과하다. 이는 현 경제 위기 해결에 역행하는 인위적인 집값 떠받치기에 불과하다. 2023년부터 100% 적용되기로 했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되려 낮추고 종부세 세율 인하, 다주택자 양도세 감면 등 보유세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킬 의지가 없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전달하는 것이다. 

 LTV 상한을 80%까지 완화한다는 것은 과거 부동산 시장을 경기부양책으로 이용했던 ‘빚내서 집사라’ 정책을 재현하는 것이며, 서민들을 과도한 이자 부담으로 내몰아 가계부채 위험을 더욱 키우게 될 것이다. 

 정부 부동산 정책은 집값을 더욱 자극해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을 높일 것이며, 자산불평등을 심화시켜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훼손하게 될 것이다. 보유세를 강화하여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지대추구를 차단해야 하며, 장기공공임대 주택 등 공공주택 확충으로 서민 주거비 부담을 줄여 내수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주거 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시장경제의 공정한 질서를 만드는 경쟁정책도 시장에 맡기고 있다. 특히, 산업 생태계 포식자로 커버린 플랫폼 기업에 대해서는 자율규제만 포함되었다. 플랫폼 기업의 독점 방지는 전 세계적인 규제 흐름이다. 따라서, 실효성 없는 자율규제가 아니라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온라인플랫폼 독점방지법」 등 플랫폼 기업 독점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꼭 필요하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에서 벌어지는 오래된 불공정 관행들을 해소하기 위해서 납품단가연동제 도입, 기술탈취 행위 처벌 강화 등의 내용이 들어간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제대로 기술탈취를 막기 위해서는 증거개시 제도 등이 필요하고 하고, 전속고발권은 폐지해야 한다. 납품단가연동제도 시범에서 그치지 않고 제대로 된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윤석열 정부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NDC 목표는 유지하되, 감축 이행수단과 감축경로 등은 재검토하고 핵발전소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탄소배출권거래제도는 현재 유명무실한 상황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고도 할당받은 공짜 배출권이 남아돌아 배출량을 열심히 줄인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100% 유상할당으로 제도를 개선해서 과거 배출량에 비례한 공짜 배출권 할당을 없애야 한다. 또한 탄소중립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재정·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전에 탄소세 도입과 기업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 등에 대한 법제도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제도와 미국의 ‘기후공시’가 현실화 되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들의 변화를 시급히 이끌어내야 한다.

 핵발전소 가동률을 높이고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수명만료 핵발전소 계속운전 등은 안전 문제를 심화시킬 뿐이다. 핵발전소 가동률이 낮아진 이유는 탈원전 정책 때문이 아니라 크고 작은 핵발전소 사고로 인한 정지였다. 가동률을 높이려면 결국 안전 점검 기간과 수준을 낮추는 방향이 되어 핵발전소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억지로 가동률을 높여서는 안 된다. 추가 핵발전소 건설과 계속운전은 국민의 안전만 위협하고 처리불가능한 핵쓰레기만 양산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최종 처분에 대한 방안도 없는 상황에서 더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국가의 역할, 필요성 등이 강조되었다. 국민의 건강 문제뿐 아니라 기후위기, 세계경제 위기를 돌파, 경제 불평등 해소, 복지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국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 과감한 정책 전환과 진일보가 필요하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은 신자유주의, 시장만능주의로 돌아가고 있다. 세계는 이런 경제정책 흐름에서 벗어나고 있는데 우리만 과거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실패해왔고 앞으로도 실패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낙제점 수준의 발표이다. 지금이라도 정책의 방향을 새롭게 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2.06.16.
정의당 정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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