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입과목 되나
새 정부 교육공약.. AI 사교육 우려
인공지능(AI)이 대학입시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대선 정책공약집에 따르면, 새 정부는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AI 교육을 확대하고 대학 입학시험에도 반영”한다. 그 범위는 “프로그래밍을 비롯해 데이터 수집과 정보의 분석, AI 소프트웨어 활용 등”으로 예상된다.
대입 반영이 고등학교 내신인지, 학교활동인지, 수능 과목인지는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아 불분명하다. 다만 윤석열 당선인은 공약으로 정시 확대를 제시하면서 “미래 교육 수요와 사회변화를 반영하는 새로운 대입제도 마련”을 거론한 만큼, 수능 또는 새로운 대입제도에 반영될 것으로 점쳐진다.
AI 대입 반영은 정시 확대와 맞물려 사교육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 새로운 사교육 상품을 출시하는 공급, 높은 점수로 경쟁 우위에 위치하려는 수요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모습이다. 어떤 과목이나 분야가 대입에 반영된다는 신호가 있을 때 흔히 봐왔던 풍경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역대급 사교육비를 보였는데, 새 정부에서 어떻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AI 교육혁명으로 미래형 인재 육성’은 <희망사다리교육> 분야의 첫 번째다. 시대의 변화를 감안하여 AI 교육을 많이 시키겠다는 내용 뿐만 아니라 △AI로 전수평가를 하고, △학력 빅데이터를 구축하며, △대입 반영하겠다는 부분을 담고 있다. 부작용이 우려되는 지점들이다.
<규제혁파> 분야에서 학교교육 관련 ‘신산업 육성’도 눈에 띈다. “비대면 교육 등의 신산업 분야 수요에 대해 과감한 규제혁신 및 정부 지원사업 실시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비대면 교육시에도 학습효과 극대화 위한 혁신 지원 및 정부 구매계획 수립”의 신산업 육성을 제시했다. 에듀테크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 에듀테크 기업 상품의 학교 구매, 시장 창출 및 산업 육성으로 읽힐 수 있다.
미래교육 차원에서 에듀테크 활용은 요구된다. 하지만 에듀테크 기업 중 일부가 사교육 업체라는 점은 주의를 요한다. 예전 사례에 빗대면, 부교재 채택 및 구매를 둘러싸고 학교에서 발생했던 불미스러운 일이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의당 정책위원회 장혜영 의장은 “AI 교육을 확대하고 에듀테크를 활용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과도하면 곤란하다”며, “AI를 대입에 반영하는 것은 과도하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장 의장은 이어 “학생들에게 AI가 입시 부담이 되는 모습, 학생들이 AI 사교육으로 AI 과목을 과외받는 모습이 그려진다”며, “대입과 연계하여 접근하다니, 이게 새로운 교육인지 어이가 없다. 공약이라 하더라도 인수위가 심각하게 재검토하여 방향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 들어 에듀테크 정책의 줄기는 기존의 ‘정부개발 및 보급’에서 ‘민간개발 및 학교선택’ 방식으로 전환되었다. 부작용 및 안전장치에 대한 사회적 논의나 검토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