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와 대입.. 내신, 세특, 수능
논술 및 특기자전형 폐지 약속은 아직
고교학점제 체제에서 대입은 내신, 세특, 수능 등 3가지로 전망된다.
2025년 고교학점제가 전면 적용된다. 하지만 특성화고는 올해 2022년 적용, 일반고는 내년 2023년 일부 적용되는 만큼, 사실상 조기 시행이다. 대입은 어떻게 될까. 발표와 입장 등으로 가늠해본다.
(늦추거나 이행하지 않은 약속들) |
교육부는 지난 2019년 11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서 논술전형과 특기자전형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고교에서 준비하기 어려운 문제풀이식 대학별 논술고사에 기반을 둔 전형 폐지 유도”하고, “일부 학교 유형에 유리하고 사교육을 유발한다고 비판받는 어학, 글로벌 등 특기자 전형 폐지 유도”한다는 것이다.
새 수능의 마련 시기도 제시했다. 고교학점제를 반영한 새로운 수능체계를 2021년까지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2021년까지 만들어 2028학년도부터 적용하는 형태다.
두 가지 모두 이행하지 않았다. 먼저 새 수능의 마련 시기는 계속 미뤄왔다. 교육과정이나 고교학점제 단계적 이행 등 관련 발표가 있을 때마다 조금씩 늦추더니 지금은 2024년 발표로 정리했다.
논술과 특기자전형 폐지도 아직이다. 특히, 서울 16개 대학의 ‘정시 확대’는 “고교유형, 사교육 등 외부영향력이 큰 논술전형과 특기자전형을 수능위주전형으로 유도”한다고 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교육부가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로 보낸 자료에 따르면, 16개 대학의 논술과 특기자전형은 2021학년도 12.8%에서 2023학년도 9.6%로 소폭 축소에 그쳤다.
논술과 특기자를 줄여 정시 확대를 한다고 했으나, 교육부는 이루지 못했다. 그러면서 서울 16개 대학은 논술전형 8.1%, 특기자전형 1.5%, 수능전형 40.5% 등 사교육 영향력 큰 전형이 51.1%를 차지한다.
(예고된 그리고 추가되는 변화) |
논술 및 특기자전형 폐지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침로를 수정한 것은 아니다. 교육부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과 연계하여 대입전형 개선을 지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2022년 사업부터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성과를 거둔다면, 대입전형은 크게 5가지에서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 수능 등 3가지로 단순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학생부의 변화도 이미 예고되어 있다.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교사추천서와 자기소개서가 폐지되고, 비교과 반영 또한 폐지된다. 대입에는 내신성적, 교과 세부능력 특기사항,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이 반영된다. 즉, 내신과 세특이다.
이렇게 전형은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 수능 등 3가지로, 학생부는 내신과 세특으로 정리된다. 고교학점제에서는 변화가 추가된다. 학생마다 이수과목이 각각 다르고, 내신 절대평가(성취평가제)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수능전형은 상대평가라면 고교학점제와 충돌할 소지가 있다. 우리 교육이 지금까지 그래왔듯 입시에 고등학교 수업을 맞추면 고교학점제는 색깔을 잃는다. 반대로 학교수업을 혁신하고자 한다면 수능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다만, 교육부는 대입 안정성을 위해 2028학년도 새 제도 전까지 정시 확대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정시 확대다.
출제오류 개선의 폭도 변수다. 기존처럼 폐쇄형 출제를 유지하면서 출제 및 검토 기간과 단계를 보강하는 형태라면, 수능은 변화 적을 것으로 보인다. 폐쇄형 출제와 기출문제 배제를 원인으로 진단하고 ‘대학 강의를 이해할 수 있는 사고력 측정’이라는 수능 본연의 취지를 살리는 형태까지 개선한다면, 가령 문제은행을 모색한다면 변화의 폭은 커질 것이다. 관건은 무엇이 출제오류를 제대로 막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비교과 반영이 폐지되는 만큼, 내신과 세특으로 정량 및 정성평가하는 형태가 예상된다. 예전의 학종은 사라진다. 학생부교과전형은 학생마다 이수과목 다양하고 내신 절대평가 늘어나는 만큼, 기존의 내신 정량평가에 이수과목 및 세특 정성평가를 가미할 소지가 생긴다. 학종과 학생부교과가 비슷해질 수 있는 것이다. 입학사정관에 대한 지원이 중요해진다.
관련하여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올해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개편할 복안이다. 정성평가 기반 조성 등이 주요 내용으로 점쳐진다.
정리하면 고교학점제에서 대입은 내신, 세특, 수능이다. 합산도 가능하고, 1단계 수능과 2단계 내신 및 세특도 가능하다. 정시와 수시 구분은 무의미할 수도 있다. 서울대가 올해 2023학년도 입시부터 교과평가를 도입했는데, 정시 지균은 합산이고 정시 일반전형은 1단계 수능과 2단계 교과평가 가미다.
정의당 정책위원회 장혜영 의장은 “고교학점제가 말은 2025년부터이지만, 사실은 내년 2023년부터 시작한다”며, “핵심 관건은 대입인 만큼,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시작 전에 새로운 대입의 큰 틀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 붙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