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당 20명’ 법안에서 ‘20명’ 빼자는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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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기본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조회 결과
• - 이은주 “다른 곳도 아닌 교육당국이 그러다니, 이해할 수 없어”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법안에서 ‘20명 이하’ 수치를 삭제 요청한 곳이 있다. 교육당국이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교육기본법 개정안(이탄희 의원 대표발의, 제2104146호) 의견조회 결과에 따르면, 의견 낸 기관은 경기도교육청 한 곳이다. 교육청은 검토의견서에서 “경기도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학급당 학생수 적정수준 20명이하’를 삭제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정수준을 20인 이하로 한다’개정안에 대해 ‘적정수준으로 감축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20명 이하’라는 구체적인 목표치를 법에 명시하지 말고, ‘한다’ 강행규정을 ‘노력한다’ 임의규정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학급당 학생수 감축 조항은 선언적 의미로 남게 된다.

교육청이 제시한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전국적인 저출산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학령인구가 증가세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학생배치계획 수치를 밝힌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의 2020~2024년 중기경기교육재정계획에서는 폭은 적지만 학생수가 감소한다고 밝혔다. 같은 기관에서 서로 다른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또한 학생배치계획대로 2023년까지 단기 전망은 증가일지라도 그 이후의 중장기 전망은 감소일 가능성이 크다.

둘째, 기존 학교를 학급당 20명으로 감축하려면 천문학적인 예산이 추가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1명 감축의 소요액으로 3년간 3천 900억원을 제시한다. 학생수가 유지되거나 증가세일 때는 타당하다. 하지만 학생이 줄어들 경우에는 예산이 적게 든다.

셋째, 경기도는 택지 개발을 많이 하는데, 현재 학급당 30명 내외가 기준이라며 만약 20명으로 된다면 학교부지가 1.5배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밝힌다. 그에 따른 사업시행사와의 갈등이나 입주민 불만 등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취지다. 하지만 학급당 학생수 감축은 중장기 계획을 필요로 하는 만큼, 기존 조치를 존중하는 가운데 단계적으로 추진하면 된다.

세부 내용도 그렇지만, 교육청이 ‘20명’ 수치를 빼자고 의견 낸 점 자체가 논란일 수 있다.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로 하자는 학교현장 목소리가 많은 상황인데, 교육당국이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시대에 방역과 학습 두 가지 모두의 해법이 학급당 학생수인데, 정작 교육청은 20명 곤란하다는 의견을 낸 모양새다.

더구나 지난 11월 4일의 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 결과, 교육감들이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위한 학급수(교원수) 유지’를 정부에 요구한 점과 충돌할 수 있다. 당시 교육감들은 “방역지침 준수, 충실한 교육과정 운영,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고 뜻을 모은 바 있다.

이은주 의원은 “다른 곳도 아니고 교육청이 20명 숫자 빼자는 의견을 냈다”라며, “학급당 20명을 중장기에 걸쳐 할 수도 있고, 충분한 준비기간을 둘 수도 있고, 단계적으로 할 수도 있는데, 교육당국이 난색을 표하면 어떻게 하나”라고 의아해했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안된다 할 때, 교육청은 할 수 있다며 해야 한다며 하자고 강조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무슨 생각인지 이해할 수 없다. 교육당국이 해야 할 일은 코로나19 시대의 학급당 학생수 개선 효과를 연구하고, 학생수 감소 추세를 감안해서 계획을 수립 실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급당 20명 이하를 골자로 하는 교육기본법 개정안은 이탄희 의원이 지난 9월 대표발의했다. 교육부는 10월 14일부터 24일까지 전체 중앙부처 및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의견조회를 했고, 제출한 기관은 한 곳이다.

한편, 이은주 의원은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법안을 준비 중이다. 학급수 및 학급당 학생수를 정하는 교육감 권한을 고려하여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의 역할을 규정하는 형태다.

우리나라의 학급당 학생수는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초등학교 23.1명, 중학교 26.7명이다. OECD 평균이나 EU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20명 이하가 초등학교는 14개국, 중학교는 8개국으로, 우리와 거리가 있다. OECD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등교수업의 주요 변수는 학급당 학생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