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부당한 행정대집행의 핑계가 될 수는 없습니다]
오늘 새벽 홍천군청으로 향했습니다.
홍천군청에는 홍천 양수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농성장이 있는데, 코로나19를 핑계로 오늘 아침 8시에 농성장 철거 행정대집행을 하겠다는 계고장을 어제 보내왔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허필홍 홍천군 군수는 농성장 안에 풍천리 주민들이 있었음에도 공무원 수십명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농성장을 부쉈습니다. 바이러스 전파를 막겠다는 게 군수의 명분 이었는데, 100명에 가까운 사람이 몇 시간 동안 몸싸움을 벌이고, 행정대집행의 권한이 없는 청원경찰들을 잔뜩 동원하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농성장을 지키지는 못했습니다. 오늘의 죄송한 마음은 앞으로 더 큰 책임과 역할을 가지고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으로 대신하려고 합니다.
아래는 현장발언입니다.
사실 홍천군청에는 좋은 일로 온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는 만내골에서 분뇨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 대형 돈사 문제때문에 수질 전문가로서 방문했습니다. 만내골은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만 사는 지역이었고, 돈사의 주인은 그 곳에 살지도 않았습니다. 그 때도 저는 홍천군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양수발전의 원리 다들 아실 겁니다. 낙차가 큰 상부와 하부댐을 만들어서 전기가 남아돌 때 아랫물을 위로 끌어들이고, 전기가 부족할 때 윗물을 쏟으면서 발전하는 것입니다.
양수댐은 사실상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 역할을 합니다.
근데 지금 다른 지역의 양수댐도 거의 가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양수발전소는 모두 16기이고, 이 중 절반에 못 미치는 7곳의 양수발전소만 가동 중인데 이마저도 가동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심야전기가 남지 않습니다. 현존하는 양수발전소의 가동률이 한 자리수인 상황에서 양수발전소를 더 만들 필요가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누가, 왜 양수댐을 만들자고 얘기하는가. 저는 분명 거기에는 공공의 이익이 아니라, 댐을 만들어서 이익을 얻는 사람들이 일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주민들이 반대하면 댐을 짓지 않겠다고 두 번이나 약속하면서, 주민들이 군청을 3번이나 점거하게 만든 홍천군도 그 이익과 연관되어있다는 의심을 거둘 수 없습니다.
저는 다음 선거에서 홍천 군민들이 이렇게 무책임한 군수를 뽑지 않는 선택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양수댐을 막기 위해 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최선을 다 해 하겠다고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다시 오겠습니다.
- 비례대표 경선후보 이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