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논평] ‘4대 중증질환 무상의료’ 사실상 폐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약속을 지켜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4대 중증질환 무상의료’ 공약이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2월 5일자 언론에 따르면,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은 폐지하지 않으며 2016년까지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급여 범위만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특히 과도한 의료비 부담을 일으키는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등은 여전히 비급여로 유지하고, 간병비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조차 제외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박근혜 당선인은 자신의 공약에서 4대 중증질환에 대한 총 진료비(건강보험 급여, 비급여 진료비 모두 포함)를 건강보험으로 적용하고, 현재 75% 수준인 보장률을 올해 85%를 시작으로 2016년까지 100%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대통령 후보 시절, TV 토론회에서는 4대 중증질환 무상의료에 간병비도 포함해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막상 대통령에 당선된 지금은 재원 추계가 잘못됐다며, 자신이 내건 복지 공약들을 후퇴시키고 있다. ‘기초연금 도입’ 공약을 논란에 휩싸이게 하더니, 지금은 ‘4대 중증질환 무상의료’ 공약마저 후퇴했다.
진보정의당은 대선 당시 ‘입원 본인부담금 50만원, 연간 의료비 100만원 상한제를 골자로 하는 무상의료’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의 실현을 위해 매해 14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며 이를 위해 모든 국민이 월평균 1만원씩 더 내어 재원을 마련하자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4대 중증질환만이라도 무상의료가 된다면 국민들의 의료비 고통은 상당부분 줄어들 수 있다. 박근혜 당선인의 ‘4대 중증질환 무상의료’는 의료비 폭탄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답하는 최소한의 약속인 것이다.
이미 영국, 스웨덴 등 선진국들에서 실시하고 있는 무상의료는 장기적 과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 실시해야 할 제도이다. 돈 때문에 국민 건강과 생명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 이마저도 못하면서, 복지국가를 얘기해서는 안된다. 대통령 당선인의 책임있는 정치를 기대한다.
2013. 2.5
진보정의당 정책위원회
(문의: 좌혜경 정책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