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지방선거 인권·소수자 공약
인권과 소수자 없는 지방선거. 정의당이 바꾸겠습니다
- 인권조례 제·개정, 인권친화기업 인증제 도입
- 동반자관계 인증제 도입
- 군입영자와 군 복무중 인권피해자 지원
- 청소년 성소수자와 위기청소년 위기지원 확대하여
인권존중 지방자치 시대를 열겠습니다.
우리는 기억합니다. 헌법을 유린하고, 공권력을 사유화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위해 광화문에 몰려들었던 수많은 시민들과 촛불혁명을 기억합니다. 촛불혁명은 성별, 연령, 장애, 피부색, 지역, 학력, 직업뿐만 아니라 성정체성과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한 어떠한 차별도 없는 세상을 바랬습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이 존중되는 말 그대로 ‘민주공화국’이 만들어지기를 바랐습니다. 탄핵이 이뤄지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출범으로 대한민국의 인권이 높아지고, 차별 없는 세상이 올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2018년 3월 15일 대한민국 정부는 작년 11월 유엔 회원국 95개국이 우리 정부에 권고한 인권 의제 218개 중 121개는 수용하고, 97개는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정부 공식문서를 유엔 인권이사회 총회에 제출했습니다. 모든 권고를 수용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수용하지 못하겠다고 발표한 권고사항들을 보면서 문재인 정부의 인권 존중사회 약속이 과연 믿을 만한 것인지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형제와 낙태죄 폐지, 군대 내 동성 간 성관계를 처벌하는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 포괄적인 차별금지법 제정, 명예훼손죄의 비범죄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도입 등’이 미수용 권고사안으로 포함되었습니다. 2001년 설립된 국가인권위원회 운영 이후 꾸준히 제기되어왔고, 한국의 인권수준을 한 단계 높일 의제들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성소수자와 관련한 22개 권고에 대해 한 건도 수용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입니다. 무슨 말인지, 왜 그러한 결정을 내렸는지 알 수 없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대한민국에는 없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성소수자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기 때문입니까? 성소수자를 비롯한 소수자들의 인권은 표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까? 박근혜 정부조차 수용했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결정은 인권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감히 주장합니다.
문재인정부의 인권감수성과 충청남도 인권조례가 폐지되는 것을 보며 대한민국 인권 역사는 다시 새롭게 시작되어야 하고, 그 출발이 인권존중 지방자치 시대를 여는 것이라고 정의당은 믿습니다.
이를 위해 인권조례와 인권친화기업 인증제로 지역사회의 인권기반을 튼튼히 하고, 동반자관계 인증제를 도입하여 다양한 형태의 가족공동체를 보호·지원하겠습니다. 군 입영대상자와 군 복무 중 인권피해자 지원을 확대하여 청년들의 인권을 보호하겠습니다. 보호감호 처분을 받은 위기청소년뿐 아니라 청소년 성소수자가 이 사회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센터설치와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첫째, 3대 인권조례(인권보호와 증진, 차별금지, 인권교육)를 제정하겠습니다.
17개 광역시도 중 인권조례가 제정된 곳은 11개이며, 기초자치단체는 83개로 26.7%에 불과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설립된 지 17년이 지났지만, 지역 수준에서의 인권기반은 취약하기만 합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보수단체들의 반대로 위협받고 있고, 시민들의 인권의식과 인권감수성 향상을 위한 시민인권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인권조례 제·개정 캠페인을 전개하여 지역의 인권활동 활성화 토대를 구축하여 탄탄한 인권조례가 만들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인권전담부서나 기구를 설치하며, 지방공무원에 대한 인권교육과 연수를 의무화하고, 차별금지 사유와 적용 영역 그리고 차별행위에 대한 불이익 등을 인권조례에 명시하겠습니다. 시민인권의식과 감수성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과 교육을 실시하고, 인권친화 지역 만들기 사업을 통해 인권을 존중하는 지방자치를 시작하겠습니다.
둘째, 인권친화기업 인증제를 실시하겠습니다.
인권은 만들어가는 것이며,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부문에서의 수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민간부문이 인권 존중 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조례를 제정하여 인권친화기업 인증제를 도입하겠습니다.
우선 자치단체 및 산하기관부터 인권친화기업 평가제를 시행하겠습니다. 장애, 성평등, 연령차별, 성소수자 차별 여부 등 평가항목에 따라 채용·승진·교육 기관 운영의 인권친화 정도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겠습니다. 향후 2~3년 내에 관내 민관기관 및 신청기관으로 인권친화기업 인증제를 확대하여, 인권친화기업 인증을 받은 민간기관에 대해서는 인증 부여, 지방자치단체 발주 사업 시 가산점, 우선 선정권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겠습니다.
셋째, 동반자관계 인증제를 도입하겠습니다.
노인의 동거, 장애인 등의 공동체, 미혼이나 동성 가정 등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가족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들은 어떠한 보호나 지원도 받을 수 없습니다. 동성결혼이 합법화되지 않은 일본의 경우 자치단체 조례로 ‘동반자관계 인증제’를 도입하였습니다. 정의당이 이를 도입하겠습니다.
동성, 이성 여부와 상관없이 만 18세 이상의 커플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인증을 받은 시민에게는 다음과 같은 지원과 보호를 제공하겠습니다. 임의후견제 등록안내 및 법률적 지원을 하여 법적 보호자와 동등한 지위를 갖고 생활하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째, 지자체 건설 임대 주택 신청 시 혼인 관계의 커플과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고, 주택보증금도 지원하겠습니다. 세 번째, 지자체 기초보장제도 혜택은 물론 인증을 받은 지자체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의 경우에는 결혼 직원과 동등한 혜택을 주겠습니다. 네 번째 관내 민간사업자가 동반자관계를 인정할 경우 지자체 발주 사업 등에서 가산점 등의 인센티브를 주어 민간부문에서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겠습니다. 그 외에도 가족 할인 등 지자체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넷째, 군 입대를 압둔 청년과 군복무 중 인권피해자를 지원하겠습니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성인 남성은 ‘국방의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군대 내 인권침해와 각종 사고로 걱정과 부담이 높아집니다. 군대 내 인권상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복무 중 발생한 인권피해에 대하여 국가가 충분한 보상과 예우를 하지 못하여 억울한 피해자가 계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여 국가에 대한 원망은 누적되고 있습니다. 끊어야 합니다. 국방부가 못한다면 지방정부가 나서서 이들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광역시도를 중심으로 군입영대상자와 군 입영 예정자, 현역 군인과 그 가족 친지들에게 군 복무와 관련한 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군 입영자 지원센터’를 설치 운영하겠습니다. 병영생활뿐 아니라 군 인권보호 제도에 대한 소개와 안내, 안전한 군 생활을 위한 멘토링, 군 인권수첩 발송 등 사업도 실시하겠습니다.
또한 군 복무 중 사망사고만이 아니라 구타 등과 같은 인권침해 피해자와 2차 피해자들에 대한 상담과 지원업무를 전담하는 ‘군 복무 중 인권피해자 지원센터’를 설치하겠습니다. 조례를 제정하여 군 인권피해자에게 구제기관 진정이나 민원제기, 소송 등과 같은 법률구조 지원 사업, 정신건강 상담과 치료 지원 등을 실시하겠습니다.
다섯째, 보호감호 등 위기청소년과 성소수자 청소년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작년 인천 초등생 여아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처벌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한 것처럼 소년범에 대한 처벌강화 목소리가 휘몰아쳤습니다. 범죄에 대한 처벌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아직 보살핌과 도움이 필요한 위기청소년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노력은 어떠합니까. 비행청소년 지원조례는 양천구 단 1곳에 불과합니다.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들이 가는 청소년 회복센터는 전국에 14개에 불과하고, 지원은 1인당 50만원에 불과합니다. 또한 전국에 100여개가 넘는 청소년 쉼터가 있지만, 성소수자 위기청소년이 갈 수 있는 쉼터는 서울에 1곳 뿐 입니다. 위기에 처한 청소년에게 과연 우리는 충분한 도움과 지원을 하고 있다고, 그래서 잘못을 하면 엄벌하겠다고 말을 할 수 있을지 반문합니다.
정의당은 광역시도 및 권역별로 위기 상황에 처한 청소년들을 지원할 수 있는 조례를 제정하여 ‘기초생계비와 숙식, 건강 검진비·교육비·직업훈련비 지원, 법률상담 및 소송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그리고 보호처분을 받은 관내 청소년의 사회복귀를 위하여 ‘청소년 회복센터’를 설치하겠습니다. 또한 성정체성 및 성적 정체성으로 인한 갈등과 차별·폭력으로부터 성소수자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기관을 광역시도 예산으로 설치, 운영하겠습니다. 상담, 자립생활 지원, 식사지원, 의료지원과 함께 쉼터로서의 역할을 하여 지역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겠습니다.
2018년 4월 17일
정의당 정책위원회,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