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 정치판은 한편의 블랙코미디입니다. 두 거대 기득권 양당이 선거제도 개혁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비례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장면은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의 공천권 싸움입니다. 미래통합당은 대놓고 선거제도개혁을 무력화시키기 위해서 꼼수 위성정당 창당을 공언해왔고 끝내 미래한국당이라는 괴물을 탄생시켰습니다. 미래통합당은 지역구 선거에 대응하고, 그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 선거에 대응해서 이후에 의석수를 합치겠다는 발상은, 정당이 받은 지지율만큼 의석수를 구성하는 연동형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정면으로 무력화시키는 나쁜 정치의 결정판입니다.
그런데 미래한국당이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점찍어 영입한 인사들이 모두 당선 순위 밖으로 배정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황교안 대표가 믿었던 한선교 대표에게 배신을 당한 모양새이며, 한선교 대표의 ‘옥새파동’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꼼수가 배신을 부른 막장 정치의 모습입니다.
두 번째 장면은 허울뿐인 명분을 앞세운 ‘비례민주당 창당’ 과정에서의 갈등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시민사회 원로가 주축인 ‘정치개혁연합’ 합류대신, 서초동 촛불집회를 주도한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 인사들과 친문재인계 사람들이 만든 ‘시민을 위하여’에 참여를 한다고 발표를 하면서 문제가 터져 나왔습니다. 또한 당초 소수정당의 원내진출을 돕겠다고 한 명분을 버리고 녹색당, 민중당을 거론하면서 ‘성소수자 논란 등 이념적으로 논쟁적인 정당들과는 함께하기 어렵다.’며 민주당 중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선별적으로 연대를 하겠다고 하면서 ‘비례민주당’ 창당 본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꼼수가 꼼수를 낳고 반칙이 반칙을 합리화하는 지금의 상황을 정의당은 결코 동의할 수 없고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금 추진하는 비례연합정당은 필연적으로 민주당이 주도하는 또 하나의 위성정당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정의당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늦었지만 녹색당과 민중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중단하고 자신들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것은 매우 다행입니다.
반칙이 원칙을 이길 수 없고, 꼼수가 정수를 이길 수 없습니다. 정의당은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원칙을 지키는 정의당의 길을 갈 것입니다. 정의당은 지난 20년간 불평등과 차별에 맞서 싸워왔습니다. 연동형비례대표제의 핵심가치인 정치생태계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서 정의당은 국민들의 표심을 오로지 집권여당 심판, 보수야당 심판의 선택으로 가두는 것을 반대합니다. 과거로 회귀하는 수구야당, 그리고 현재에 안주하는 집권여당에 비판적인 국민들에게 선택지가 주어져야 하며, 정의당은 수십 년간 대한민국을 지배해온 기득권 양당독점정치를 바로잡을 것입니다.
꼼수는 훗날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정의당은 위헌적인 꼼수정당에 대해서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청구를 추진했고, 행정법원에도 소송을 통해 위성정당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해놓은 상태입니다. 정의당은 위법적이고 선거제도개혁 취지를 정면에서 훼손하고 있는 위성정당들을 반드시 해체시킬 것입니다.
지금은 정의당이 가장 필요한 때입니다. 21대 국회에서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원칙을 지키는 정당이 하나쯤은 있어야 합니다. 거대양당 틈바구니에서 민생협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교섭단체 정당이 하나쯤은 있어야 합니다. 정의당은 위대한 국민들이 위성정당, 꼼수정당을 심판하고, 원칙과 신념을 지키는 길을 국민들이 승인해줄 것임을 믿고, 정치개혁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