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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악구위원회

  • 한국 진보정당의 역사와 정의당의 과제 (김세균 교수)
김세균 교수의 강의를 요약하여 게시합니다. 글 제목에는 '한국 진보정당의 역사와 정의당의 과제'라고 붙였지만 강의의 원제는 '한국의 진보정당과 자유주의 정치세력'입니다. 그러나 강의의 진짜 주제는 정의당이 취해야 할 앞으로의 방향과 과제를 제시하는 부분에 있다고 보고 글의 제목을 정하였습니다. (=편집자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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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진보정당과 자유주의 정치세력


- 김세균 교수


김세균 교수의 강의는 크게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1) 1980년 이후 진보 운동사를 개관하며 정의당의 성립 과정을 설명
2) 정의당의 현재와 목표를 분석하여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

먼저 1980년 이후 한국의 진보운동사를 개관한 부분부터 살펴보기로 한다.

1. 한국의 진보운동사

강의는 한국의 진보운동이 거쳐온 역사 중에서 몇가지 중요한 대목을 짚어서 설명하고 있다. 아래의 첫째~다섯째는 강의에 나온 설명들 중에서 편집자의 주관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내용을 골라 적은 것이다. 강의에서는 더 많은 사건들을 언급하고 있으므로 아래에 편집자가 꼽은 다섯가지 주요 사건들은 강사가 생각하는 중요도와는 약간 다를 수도 있다.

첫째, 1980년 광주항쟁 이후 수많은 청년이 급진화되어 노동현장으로 진출하면서 한국의 진보운동사는 큰 전기를 맞이하였다. 이를 계기로 학출 활동가들과 노동자들의 결합이 이루어졌고 이에 힘입어 구로동맹파업(1985년 6월), 제헌의회 운동(1986년 5.3인천사태) 등의 빛나는 투쟁이 일어났다.

둘째, 한국의 민주화 운동은 진보세력이 아닌 DJ, YS로 대표되는 자유주의 세력에 의해 주도되었다. 이로 인해서 진보적 의제보다는 '민주-반민주', '수구-범개혁'이라는 대립구도가 굳어졌고, 진보적 의제가 제대로 발전되지 못했다.

세째, 민주노동당 시절 진보계를 주도하였던 NL계는 '민족문제해결'을 지나치게 중요시하였고, 이로인해서 진보운동계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된 신자유주의적 정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였다. 또한 NL계는 패권주의적 행태로 진보운동계 내부를 분열시켜 진보세력의 발전을 크게 방해한 책임이 있다.

네째, 정의당은 '온건 사민주의적 강령'을 채택한 정당이지만, 출범 초기에는 참여계 등 자유주의 세력과 진보세력의 연합정당의 성격이 강하였다. 그러나 4자 통합으로 진보적 색채가 강화되었고, 메갈리아 파동 등으로 자유주의적 성향의 당원들의 탈당이 이어지면서 당이 이전보다 진보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다섯째, 현재 정의당은 한국사회의 주요 개혁과제인 재벌개혁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식 시장주의, 주주자본주의 체제로의 개혁을 우선시하고 있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2. 정의당의 진로

강의는 정의당의 현재 모습과 한국의 정세를 진단하여 분석한후, 정의당에게 필요한 전략적 목표를 제시한다.

1) 정의당의 본질

정의당은 진보적 대중정당을 지향한다. 따라서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지닌 세력들의 연합체이다. 기본적으로는 사민주의, 사회주의가 주도하는 정당이지만 자유주의좌파도 참여할 수 있다. 연합체의 특성상 정의당은 당원들의 지지를 더 많이 받는 노선이 당의 헤게모니를 쥐게 된다. 그 결과 당의 노선은 끊임없이 우경화되거나 역으로 급진화될 것이다. 당내 좌파세력은 당 노선을 급진화 좌경화시켜나가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열 걸음'이 아니라 '열 사람의 한 걸음'이 지켜야할 원칙이다.

2) 현재 한국의 정세

극우가 득세하는 것이 현재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한국은 개혁을 추구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섬으로서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노선은 자유주의적 좌파노선을 추구하고 있으며 적폐청산과 신자유주의체제의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의 공약은 정의당과 64%나 일치하는 현상을 보였다.

앞으로 문재인정부는 남북관계의 가시적 성과를 바탕으로 더욱 큰 헤게모니를 가져갈 것이며, 차기 총선에서 국민적 기대가 적폐청산을 마무리하기 위해 자유한국당을 심판하는 것으로 모아진다면 총선의 압승도 예상된다.

이러한 환경속에서 당분간은 진보정당이 지지율을 성장시키기는 어렵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후반기에 들어서 개혁의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경우 정의당이 대안적 정치세력으로서 부상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착실하게 당을 변화-발전시켜나갈 필요가 있다.

3) 정의당에 필요한 전략적 목표

정의당은 수구보수 적폐청산과 개혁의 추진에 대해서는 자유주의 세력과 연대하는 한편, 자유주의 세력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준엄하게 비판하고 한계를 지적해야 한다. 

그러나 자유주의 노선을 넘어서는 이념적 노선을 중장기적 목표로 제시하여 차별성과 정체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당이 제시해야 할 중장기적 목표는 '신자유주의 체제 극복'과 '자본주의 극복'을 결합한 개혁노선이 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강한' 사민주의 노선을 선택하는 것이다.


3. 당이 선택해야 할 사민주의 노선

강의는 앞에서 제시한 '강한' 사민주의 노선의 필요성을 역설하기 위해서 먼저 유럽식 사민주의 노선을 소개 및 평가한다. 그리고 당이 강한 사민주의 노선을 추진할 거을 촉구한다.

1) 유럽 사민주의 노선 소개

전후 유럽의 복지국가는 포드주의적 국가독점자본주의체제(=국가권력이 독점자본의 이익에 부역하는 것)의 기반에서 성립된 것이었다. 이것이 소위 '케인즈주의적 복지국가'로 불리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체제는 정치적 민주주의의 바탕위에서 케인즈주의적 국가 개입을 통해서 좌파노선을 실현하는 것이다. 

유럽의 복지국가가 케인즈주의적 국가개입을 통해 실현한 좌파노선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국가 개입을 통한 위기예방과 대중의 유효수요 창출
- 노동권 보호 및 노사공동결정제도
- 완전고용과 상대적 고임금 추구
- 보편적 국가복지체제 구축 및 공공부분 확대
- 시장경제에 대한 사회적 규제 강화
- 사회적 코포라티즘(노사정 3자 합의주의)을 바탕으로한 계급적 타협체제

특히 스웨덴에서 만개한 이와같은 체제(=스웨덴식 사민주의 체제)는 노동이 자본주의적 잉여가치 생산을 인정하고 거기에 협조하는 가운데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이 서로 대등하고 평등한 관계를 맺는 계급협조주의이다. 또한 이것은 자본주의체제 내에서 달성할 수 있는 가장 대중 통합적이고 친노동적인 국가체제의 최대치를 대변한다. 

이러한 사민주의 노선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시장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시장에 대항하는 정치'로서 시장경제에 대한 민주적-사회적 규제의 강화 및 탈상품영역 확대(=공공부문 확대 및 보편적 복지체제 구축)
- '자본에 대항하는 혁명'이 아니라 '자본과 함께하는 혁명'으로서 노동-자본간 대타협 및 계급협조주의 노선
- 독점자본의 이윤생산에 기본적으로 협조하면서 공공부분의 확대 및 분배정의 구현 (편집자 이해 = 자본의 생산수단의 소유를 인정하되 중과세를 통한 사회적 소유의 간접 구현)

2) 유럽식 사민주의 노선의 위기

1970년대 중반 이후 세계 자본주의체제는 케인즈주의적 국가개입이 위기를 완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과잉축적의 위기'에 빠진다. (강사인 김세균 교수는 '과잉축적의 위기'와 '과잉생산위 위기'는 다르므로 구분이 필요하다고 강조) 이러한 상황속에서 노동자의 삶을 안정시킴으로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되던 보편적 복지는 '포퓰리즘적 과잉복지', '재원의 낭비', '자유로운 자본운동의 방해물' 등, 경기침체를 가져오는 주범으로 매도되기 시작한다. 

이러한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공세에 대해서 사민주의 좌파들은 '자본의 사회화'라는 장기적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으며, '더 많은 자유화'를 주장하는 공세에 '더 많은 사회화'를 주장하였다. 그러나 사민주의 내에 체질화되어버린 노사협주주의 및 '자본과 함께하는 혁명' 노선으로 인해서 결과적으로 신자유주의 공세에 굴복하였고 그 결과 이른바 '제3의 길'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민주의의 우경화'의 길로 빠지게 된다.

최근 미국의 샌더스와 영국의 코빈 등이 정통 사민주의 노선의 재건을 내세우고 있으나, 자본의 과잉축적의 위기가 가져오는 장기불황의 지속,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의한 세계자본주의의 모순의 격화 등으로 말미암아 이전의 '케인즈주의적 복지국가의 재수립'까지도 나아가기 어려운 조건에 놓여있다.

3) 한국의 과제 (정의당의 과제) - 급진적 과제의 필요성

한국도 위에서 기술한 대외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국내 논의되는 수많은 개혁과제들이 있으나 대부분의 것들은 자유주의좌파 세력들도 동의하거나 추진하고 있을 정도로 온건한 과제들이다. 이러한 온건한 과제들을 통해서는 자유주의 정치세력과 차별되는 진보정당의 위치를 유지할 수 없을 뿐만아니라 사민주의적 목표의 달성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정의당은 보다 급진적인 사회주의 지향적 노선을 중장기적 목표로 제시하여야 하며, 이를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도 함께 마련해나가야 한다.

구체적 내용으로는 독점 재벌의 국민기업화(공공형 사기업, 공기업, 국유기업화) 등을 중장기적 목표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토지 사회화, 금융 사회화를 지향하는 적극적 방책, 산업기술혁신을 위한 국가 주도형 산업정책, 노동의 희생을 최소화하는 진보적 구조조정 정책 등이 필요하다.


4. 당의 쇄신을 위해

마지막으로 강사는 당의 쇄신을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면서 강의를 마무리한다. 김세균 교수가 당부하는 당의 쇄신 과제들은 다음과 같다.

- 노동자 정당의 성격 강화 - 특히 비정규직 ㄴ동자에게 뿌리내리기 위한 중장기적 전략과 실천
- 사회운동적 정당 성격 강화 - 전 당원의 하나 이상 부문위 소속 및 부문위원장의 직선 선출, 부문위의 독자적 대외활동 강화
- 당 정책 노선 등에 대한 활발한 당내 토론의 조직화 및 당 민주화를 위한 개혁 - 국회의원 중심의 당 운영 탈피, 당이 당원들의 민주적 통제아래에 놓이게 해야하는 방책 강구
- 정의당은 진보정당의 이념과 정신을 계승해야 하므로 '전태일과 노무현의 만남' 등 노무현을 앞세워 자유주의 정당과의 연합적 성격을 강조하는 것은 지양해야 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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