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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악구위원회

  • 요동치는 프랑스 정치 -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 (손영우 교수)
아래 글은 손영우 교수의 강의를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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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프랑스 정치,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

- 손영우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0. 들어가며

프랑스의 2017년 선거결과는 전세계에 매우 큰 충격을 주었다. 집권당인 사회당이 철저히 몰락하였고, 신생 정당인 앙마르슈가 승리하였기 때문이다. 프랑스 사회당은 100여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좌파 정당으로서 14년간 장기 집권했던 미테랑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기도 하다. 또한 당시 현역 대통령이던 올랑드의 소속 집권당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대선 득표율은 6%에 불과하였으며 의석도 총 509석 중 30석밖에 얻지 못했다. 반면에 2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 정당인 앙마르슈(En Marche!)는 마크롱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뿐만아니라 309석으로 의회의 과반까지 달성하였다.

좌파정당의 몰락, 그리고 신생정당의 정권 획득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 사건은 정의당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큰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손영우 교수의 강의는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하여 최근 프랑스 정치판에서 도대체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그 원인과 시사점이 무엇인가를 분석하고 있다.


I. 프랑스 정치제도 개요

강의는 본격적인 주제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먼저 프랑스 정치 제도의 특징을 간략하게 설명한다.

1) 이원정부제(=분권형 대통령제)

프랑스 정치제도는 흔히 이원정부제 또는 분권형 대통령제라고 부르는 형태로 이루어져있다. 이것은 대통령과 총리가 각각 외치와 내치를 나누어 담당하는 제도이다. 대통령은 국가의 수반으로서 대외정책과 국가안보를 담당하며, 총리는 내각을 총괄하여 국정 운영을 담당한다. 그러나 대통령이 총리에 대한 인사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총리는 대통령의 영향력 아래에 있게 된다. 따라서 사실상 대통령이 외치/내치의 구분 없이 국정 전반의 모든 실권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것은 여당이 의회에서 다수당일 경우에만 해당한다. 프랑스 의회는 내각불신임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야당이 국회의 과반을 차지한 경우, 야당은 내각불신임을 통해서 총리를 해임할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은 야당이 원하는 총리를 임명할 수밖에 없다. 야당에서 선출한 총리는 대통령과 서로 대립관계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상태를 동거정부라고 하며, 동거정부 상태에서는 대통령은 국정에 대한 영향력을 잃고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하게 된다.


2) 결선투표제 / 비례대표 불인정

프랑스의 정치제도에서 결선투표제와 비례대표를 인정하지 않는 점은 매우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의 공화정은 왕당파와의 끊임없는 투쟁을 통해서 힘겹게 이룩한 것이다. 따라서 프랑스 국민들은 공화국의 전통을 위협할 수 있는 극단 세력의 출현을 매우 경계한다. 결선투표제는 1차 투표에서 위험 세력이 일부 지지를 획득하여 결선에 진출하더라도 2차 투표에서 여러 세력들이 연합함으로서 위험 세력의 집권을 차단할 수 있다. 또한 비례대표제를 인정하지 않는 점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비례대표를 적용할 경우 극단세력이 소수의 지지만으로도 쉽게 정치권에 진입할 수 있지만, 비례대표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서 그러한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

예를들어 2017년 프랑스 총선에서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은 1차 투표에서  13.4%를 득표했지만, 2차 투표에서 8.8%로 득표가 감소하였고 결과적으로 8석밖에 얻지 못했다. 8석은 전체 509석 중 1.6%에 지나지 않는 의석수이다. 2차 투표에서 극우에 반대하는 유권자들이 국민전선이 아닌 다른 정당의 후보로 결집하였으며 또한 비례대표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국민전선을 지지한 대부분의 표가 사표가 되었기 때문이다. 결선투표제 및 비례대표제가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극우 정당의 의회 진출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결선투표제가 정의당의 집권에 불리한 제도라는 점도 지적한다. 국내 정치환경에서 정의당은 극좌로 분류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결선투표제는 극단 세력의 집권이 매우 어려운 제도이다.


II. 2017년 프랑스 대선 결과

강의는 프랑스의 2017년 대선 결과를 간략하게 설명한 뒤, 본격적으로 주제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2017년 프랑스 대선 결과의 기술은 생략 - 앞에서 설명했다시피 사회당 몰락, 앙마르슈 승리, 마크롱 당선 등으로 요약됨)

1. 앙마르슈(La Republique En Marche! = 전진하는 공화국) 특징

먼저 강의는 2017년 선거에서 대통령과 의회 과반점유에 성공함으로서 전세계적으로 파란을 일으킨 앙마르슈(En Marche!)의 특징을 소개한다.

앙마르슈는 매우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는 정당이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이중 당적이 허용되어 있으며 당비가 없고 기부금으로 운영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내부 선거가 없어 합의지명, 추첨, 선임자의 임명 등으로 간부를 선출한다고 한다. 이러한 특징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팬클럽이자 정치세력이었던 노사모와 유사한 점이 있다. 특히 이중 당적의 경우 프랑스에서 법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정당에서 내규로 금지하고 있는 것에 비해 이를 허용하고 있는 것은 매우 큰 특징이다.

앙마르슈의 구성은 주로 중도세력의 연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 '사회당내 상대적 우파', '공화당내 상대적 좌파', '전통적 중도파' 등 좌우를 가리지 않고 중도세력을 흡수하였을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가 앙마르슈의 가장 큰 지지세력이 되었다. 앙마르슈의 총선 후보 중 52%가 선출직 경험이 없는 시민사회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2. 프랑스 정치지형의 변화 동력

다음으로 강의는 2017년 프랑스 정치 지형이 큰 폭으로 변화할 수 있었던 동력이 무엇인가를 고찰한다. 강의에 따르면 이것은 단순하게 중도세력이 결집한 것으로만 볼 수 없으며 다른 여러가지 요인들이 결합되어 있다.

가장 큰 요인은 좌vs우 대립의 전통적 이념대결 구도가 깨어지고 대신 21세기에 발생한 새로운 이슈들에 대해서 진보와 보수의 새로운 대립이 발생한 것이다. 강의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대립들이 발생했다고 설명한다.

1) 열린사회를 지향하는 경향과 민족국가의 재중앙집중화를 추구하는 경향의 대림 (Pascal Perrineau)
2) 유럽연합에 대한 입장 차이의 대립 - 민영화, 이민, 노동시장 불안 vs 안보, 평화, 세계시민

한편, 강의는 성장율과 실업률의 더딘 회복 및 경제정책의 미비한 체감효과로 인해서 노동시장과 경제체제에 대한 적극적인 변화 요구가 발생한 것도 정치지형 변화의 또다른 동력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프랑스 정부의 누적된 재정 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긴축정책의 절실함 등도 요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3. 사회자유주의의 등장

강의는 앙마르슈의 등장을 '사회자유주의'라는 새로운 흐름의 등장이라고 분석한다. 강의에 따르면 사민주의, 신자유주의, 사회자유주의를 경제정책, 복지정책, 문화정책으로 구분하여 다음과 같이 특징을 설명할 수 있다

<표>
- 사회자유주의 등장 : 경제정책(자유/사회), 복지정책(개인/사회), 문화(진보적/보수적)으로 구분해서 특징을 분석
  => 신자유주의(자유, 개인, 보수), 사회민주주의(사회, 사회, 진보) ==> 사회자유주의(자유, 사회, 진보)


II. 사회당은 왜 분열했는가?

2017년 선거에서 프랑스 사회당이 몰락한 가장 큰 원인은 사회당이 내부적으로 극심한 대립을 겪은 끝에 스스로 분열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강의는 사회당 정부(2012~2017)의 특징과 정책들을 소개하면서 사회당 정부가 분열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분석한다.

1. 올랑드 사회당 정부(2012~2017) 특징

올랑드 사회당 정부가 맞딱드린 가장 큰 문제는 심각한 공공재정 적자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프랑스 정부의 GDP대비 공공지출 규모는 스웨덴 등 북유럽 복지국가를 제치고 전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정 적자의 규모가 크게 누적되고 있었으며, 2012년에는 재정적자가 GDP 대비 4.8%, 부채규모가 GDP 대비 90.6%에 이르러 유럽연합으로부터 제제를 경고받는 수준에 이르렀다.(유럽 연합 규제 기준은 각각 3%, 60%)

이에 따라서 올랑드 정부는 긴축을 할지 성장을 추구할지를 놓고 결정을 해야 했는데, 긴축 대신 성장을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경제활성화를 위해서 '신개입주의'를 추구하는데, 이것은 지방자치단체의 투자와 우체국 금융을 이용해서 정부가 산업발전방향에 직접 개입하는 정책이다.

또한 올랑드 정부는 2015년 이후 유럽경제가 점차 회복되어감에 따라서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교하여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재고하는 것을 가장 핵심적인 과제로 삼게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사회대토론회'를 제안하고 노사관계를 조정하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사회당 정부가 추진한 노동 협약은 미래고용, 고용유연화협약, 세대계약, 책임협약의 4개로 요약할 수 있다. 

1) 미래고용 정책(2012.10)
- 빈곤지역 저학력 청소년을 고용시 정부가 최저임금의 35-75% 지원

2) 고용유연화 협약(2013.01)
- 해고절차 조정 : 노사합의 -> 해정당국심사 -> 법원판결의 3단계에서 법원판결 단계 삭제
- 노사합의를 통해 근무시간 조정 가능
- 의료보충보험 확대 : 미적용 대상이던 20%까지 확대
- 단기계약 과세 확대 : 단기계약을 많이 할 수록 과세 증가

3) 세대계약(2013.03)
- 26세 미만 55세 이상 대상으로 쳥년 고용 확대 및 장년 고용 유지

4) 책임협약(2014.01)
- 기업의 가족수당분담금을 3년간 면제 (임금의 약 5.25%에 해당)
- 기업의 분담금을 줄여 기업의 경쟁력을 재고하기 위한 정책

그런데 앞의 세 가지 노동협약은 큰 문제가 없었으나, 네번째 '책임협약'에서 큰 반대에 직면하게 된다. 책임협약의 내용은 사회당 정부의 사회주의 경제정책에 반하는 것으로서 당 내부에서 격렬한 반대가 발생하였고 사회당 분열의 원인이 된다. 과연 책임협약이 기업의 경쟁력 재고에 효과가 있었느냐에 대한 의견도 무용론과 유효론으로 서로 나뉘어 대립하게 된다. 강의에서 소개한 표(제조산업의 시간당 노동비용)에 따르면 책임 협약 전후로 시간당 노동비용이 39.8달러에서 38.2달러로 감소하였으나, 국가간 순위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2. 대립과 분열의 가속화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경제정책에 대한 의견차로 인해서 발생한 당내 의견대립은 몇 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더욱 결렬하게 된다. 특히 올랑드 정부가 2014년 내각 구성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에 반대했던 몇 명의 인사들(몽트부르, 아몽, 필리페티)을 배제하자, 의회에서 정부인준투표에 사회당의 의원 중 32명이 불참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치면서 당내에는 반대파(frondeurs)가 형성된다. 경제정책의 실패에 대한 비난 여론에 대해서 현직 대통령인 올랑드는 "실업에 대한 현저한 성과가 없다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을 선언한다.

한편 사회당 정부의 경제장관을 역임했던 마크롱은 앙마르슈를 창당하였고 당내외 지지를 받으면서 차기 대선의 대안으로 떠오르게 된다.

종합해보면, 사회당 정부는 출범 당시 의회 양원과 지방정부에서 모두 다수당이 되는 등 호조건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유럽경제의 악화와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경제정책의 성과 미비, 높은 실업률 등에 시달려야 했으며, 올랑드 대통령의 부족한 리더쉽과 당내외 분열 및 새로운 정치적 대립구도가 발생하는 등의 요인으로 인해서 분열하게 된 것이다.


III. 마크롱 정부 현황

이어서 강의는 새로 들어선 마크롱 정부의 특징과 과제 등을 개관하는 한편, 프랑스 정치 현황을 전망하며 결론으로 다가간다.

마크롱의 앙마르슈가 표방하는 것은 '진보적 공화주의'와 '사회자유주의(social liberal) 중도 정당' 이다. 이것은 앞에서 설명했던 대립구도의 변화, 즉 전통의 좌vs우 대립구도 대신 새로운 이슈들에 대한 진보vs보수의 대립 구도에 대해서 마크롱 정부가 표방하는 입장이자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강의는 마크롱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이 올랑드 정부의 정책들과 사살상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한다. 특히, 마크롱 정부는 전임 정부가 추진했던 2016년의 노동법 개정을 2017년에 완결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노조가 부재한 중소기업의 경우 종업원 대표를 통한 노사교섭 활성화 (프랑스 노조 조직율은 우리나라와 비슷)
2) 노동자 대표기관의 통합 (노사협의회, 종업원대표, 산업안전위생노동조건위원회)
3) 노동시간에 관한 교섭에 대해서 탈중앙화를 인정하고 개별노조의 교섭을 허용 (다만, 산별협약 우위 원리는 존속함)
4) 해고남용 판정 시 보상금 수준 규정 명시

마크롱 정부가 향후 추진할 개혁 과제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실업보험/직업훈련 체계 개편
- 실업보험을 자영업과 자발적 실업자를 포함하는 체계로 개편하는 것
- 자영업 등이 실업보험에 포함될 경우, 정부의 개입이 확대되므로 노조측에서는 이 정책에 대해서 다소 미온적

2) 정치기구 개혁
- 상하원 의원 축소, 입법기간 단축 등
- 비례대표 도입 등 예정 (*참고: 프랑스는 비례대표제도가 없음)

3) 공공지출 점검
- 세계 1위의 사회적 투자규모의 효과성 점검
- 공공분야의 민간분야로 이전 계획

한편, 프랑스 정치 현황에서 새로운 변수로서 '불굴의 프랑스(FI)'가 떠오르고 있다. FI는 16년 2월에 설립된 신생 좌파 정당으로서 2017년 선거에서 13석을 확보하고 당당히 제4당으로 올라섰다. 생태사회주 강령인 "공동의 미래"를 채택하고 있으며 스페인 포데모스의 영향을 받았다. 또한 노암촘스키, 올리비에스톤 등 유명 인사들이 지지를 선언한 특징이 있다.


IV. 사회당은 부활할 수 있을 것인가?

강의는 사회당의 부활 가능성을 놓고 FI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크롱의 앙마르슈와 FI의 정치적 간극이 크지 않기 때문에 사회당은 이 둘 사이에서 존재영역을 확보하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좌파 엘리트들이 정치에 참여하면서 과연 사회당을 선택할 것인가, 앙마르슈를 선택할 것인가 하는 점도 사회당의 부활 가능성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회당과 공산당의 정계개편 상황에 따라서 사회당이 FI와 연합을 요구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사회당이 부활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는 아직 정확히 단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마지막으로 강의는 끝난다.


[ 질의응답 ]

1. 마크롱의 인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올랑드 정부의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마크롱 정부하의 현황에 대한 개관으로 강의는 끝났으나, 이어진 질문 등을 통해서 몇 가지 사안에 대한 보충 설명이 이어졌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느낀 질답은 마크롱의 인기 원인에 대한 분석이었다. 마크롱은 올랑드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제장관을 역임하는 등, 사실상 올랑드 정부의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함께 져야해야 하는 입장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크롱은 오히려 중도세력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으며 대선과 총선에 승리하였는데, 이것은 매우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마크롱이 어떻게 지지를 얻을 수 있었는가?

이와같은 질문에 대해서 강사인 손영우 교수는 올랑드의 사회당 정부 하에서 발생했던 경제정책에 대한 대립과 정국 불안에 대해서 사회 각계가 염증을 느끼고 있었으며, 마크롱이 안정적이고 강력한 정권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 큰 공감을 얻어 지지세력이 결집한 것으로 본다라는 취지의 답변을 하였다. 또한 마크롱의 젊고 유능한 이미지를 매스컴 등을 통해 어필한 전략 등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인정하였다. 또한 강의 중간에 앙마르슈와 노사모와의 유사성 등을 설명하면서 과거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던 노무현 열풍 현상 등과의 연관성이 있음도 언급한 바가 있다.

강의에도 불구하고 사실 마크롱의 성공 비결에 대한 궁금증이 완벽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강사로서도 프랑스에서 떠난지 8년이 지난 입장에서 최근 1-2년 사이에 발생한 마크롱 현상을 현장에서 겪지 못한데 따른 이해 부족 등을 토로하였다.

마크롱 현상이 현 정치상황에 대한 국민적 염증이 신인에 대한 지지로 발현된 것이라면 이것은 우리나라에서는 노무현 보다도 안철수 현상에 더 가깝지 않나 생각된다. 즉, 기존의 정치 질서를 타파하고 새로운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분명 새로운 인물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진보정당에도 시시하는 바가 클 것으로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1) 새로운 인물의 개인적 매력 2) 공감할 만한 메시지, 이렇게 두 가지 조건이 갖춰져 서로 시너지 작용을 일으킬 때만 지지의 확장이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한다. 안철수의 경우는 메시지 부분이 부재하였기에 급격히 추락한 것으로 생각된다. 과연 정의당은 인물과 메시지 둘 중 하나라도 갖추고 있는 것일까. 

2. 프랑스에서 정당과 노조의 관계는?

프랑스는 사회주의 전통이 깊은 나라이지만 의외로 노조의 역사는 깊지 못하다. 왜냐하면 공화국 초기에 정부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냐햐면 프랑스 공화국의 민주주의에서 국민의 의사는 국가에게 직접 전달되어야만 한다는 철학적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간에 노조와 같은 이익단체가 국민을 대리하는 것은 국민들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하는 구조로 보았던 것이다. 물론 현대에 이르러서는 조금 달라졌겠지만, 이러한 전통적 가치관 아래에서 프랑스는 노조의 조직율도 우리나라 수준으로서 높지 않은 편이다. 같은 의미로 노조와 정당(좌파정당) 간의 관계도 그렇게 깊다고 볼수 없다.


* 편집자가 추가하는 보충 설명

1. 동거정부에 대해
- 프랑스 정치 역사에서 동거정부는 다음과 같이 총 3번 출현하였다. 
- 미테랑 대통령-시라크 총리(1986-1988), 미테랑 대통령-발라뒤르 총리(1993-1995), 시라크 대통령-조스팽 총리(1007-2002)
- 1986년 처음 동거정부가 출현하였을 때, 프랑스 정치권도 상당히 당황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거정부에서 대통령과 총리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졌고, 시라크 총리와 소속 우파정당은 미테랑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였다. 즉, 실권을 상실한 대통령은 사임하는 것이 옳다고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시라크 대통령은 이러한 요구를 거부하였으며, 동거정부 아래에서 대통령의 역할을 '의회내 다수당을 견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임기를 사수하였다. 다만 총리의 권한을 인정하고 국정에는 간섭하지 않았다.
- 미테랑 대통령의 주장은 역사적으로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편집자 의견) 왜냐하면, 프랑스에서 대통령의 권한은 의회를 견제하기 위해서 강화되어 왔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프랑스의 역사를 잠깐 살펴보자. 프랑스의 정치제도는 프랑스 대혁명으로 최초의 공화국이 선포된 이래로 몇 번의 왕정복귀를 제외하면 꾸준히 공화제가 유지되어 왔다. 다만 대통령의 권한은 강화와 약화를 반복하였는데, 20세기 초반의 제4공화국은 대통령의 권한이 약하던 체제였다. 국정은 내각제로 운영되었으며 대통령은 국가의 상징적 수반에 불과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제4공화국은 전쟁과 경제공황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내각이 자주 교체되는 등 극심한 정국 불안을 겪는다. 결과적으로 내각의 안정을 확보하고 의회를 견제할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를 반영한 제5공화국(1958)이 성립되었던 것이다. 5공화국에서 대통령은 총리의 임명권과 의회해산권, 법률안 거부권을 확보한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된다
- 미테랑이 동거정부하에서 대통령이 비록 실권이 없다고 하여도 다수당을 견제하는 역할을 담당함으로서 대통령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5공화국의 성립 배경을 고려할 때,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이후 프랑스에서는 동거정부가 2번 더 발생하지만 대통령이 총리의 권한을 인정하고 국정에 간섭하지 않는 것으로 관계가 정립되었다.
- 한편, 프랑스는 2000년에 국민투표를 통해서 대통령의 임기를 7년에서 5년으로 변경함으로서 대선과 총선의 주기가 일치하도록 조정하였다. 따라서 이후로는 동거정부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


2. 프랑스 역사 개관

1) 1공화국~2공화국

2) 3,4공화국

3) 5공화국

프랑스는 20세기 초~중반 동안 매우 혼란스러운 전후 정치 상황을 거쳤왔으나 1981년 미테랑 대통령 집권 이후로는 좌파 정당인 사회당과 우파 정당인 공화당이 번갈아 집권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17년 대선에서 사회당이 몰락하고 신규정당인 앙마르쉬(En Marche!)가 정권을 획득하였으며 국민전선(극우)과 공산당(극좌)이 각각 20%에 이르는 득표를 획득하는 전통적 프랑스 정치 지형이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다.

* 1981년 이후 좌파/우파 집권 현황

1981~1995 : 사회당(좌파) - 프랑수아 미테랑
1995~2007 : 공화당(우파) - 자크 시라크
2007~2012 : 공화당(우파) - 니콜라 사르코지
2012~2017 : 사회당(좌파) - 프랑수아 올랑드
2017~현재 : 전진하는 공화국(중도?) - 에마뉘엘 마크롱

4) 좌파정당의 역사

5) 우파정당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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