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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안전한 세상에서 살고 싶다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이하며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후  아홉 번의 봄이 지나갔다. 그러나 아홉 번의 봄마다 미안하다, 잊지않겠다는 선언적 외침만 있었을 뿐 우리 사회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사회적 재난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체계는 구축되지 않았다. 그 결과 이태원 참사를 비롯한 수많은 사회적 재난이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 

“촛불도, 새로운 대한민국의 다짐도 세월호로부터 시작됐다”고 했던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은 집권 이후 거짓말처럼 유족들을 외면했다.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적극적인 자료 제공을 거부하는 등 세월호 참사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와 진상규명을 하려는 일말의 의지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임기말에는 세월호 참사의 최고 책임자인 박근혜씨를 멋대로 사면하며 유족들과 국민들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세월호 유족들이 청와대 앞 광장에서 농성까지 하며 진상규명을 위해 애썼던 5년간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은 미진한 세월호 진상규명 과정을 수수방관한 채 호의호식했다. 

사참위의 조사 역시 매우 부실했다. 확증편향에서 벗어나 과학적으로 접근했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외력설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3년 6개월간의 조사를 한 사참위는 사고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한채 종료되었다.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부터 끊임없이 죽어가는 비정규직노동자, 고교실습생, 반지하 폭우 참사,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까지 수많은 참사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반복될 동안 국가는 그때뿐인 재발방지 대책 마련 약속과 꼬리자르기식 징계만 반복했다. 유족들과 끝까지 함께할 것처럼 약속했던 정치인들은 어느새 사라졌고, 정작 그대로 방치되는 시스템은  똑같은 방식의 재난이 반복되도록 했다. 

정치권이 사회적 참사를 방치하는 동안 사회적 참사로 희생당한 유족들과 생존자들, 국민들이 겪는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는 유족들을 향한 혐오가 점점 확산되고 있고, 국민들의 기억속에서 참사에 대한 기억은 점점 흐릿해지며 유족들이 겪는 심리적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의 주요 인사들은 여러 사회적 참사에 대해  망언을 퍼부으며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있다. 정진석 전 비대위원장, 차명진 전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의 세월호 관련 막말은 끊이지 않고 있으며, 2014년 참사 당시에도 극우단체와 결탁하여 유족들을 공격하고 탄압했던 국민의힘은 과거와 동일한 방식으로 이태원참사의 유족들을 탄압하고 있다.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보다는 진실을 숨기고 왜곡하는 데 급급하다. 세월호 기억공간을 철거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태원 참사 유족들에게 변상금을 물리겠다며 협박하고 있고, 대통령은 단 한 차례의 대국민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소속 김미나 시의원은 유족들을 향해 반인륜적 폭언을 내뱉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생존한 단원고 학생들 중 상당수가 경찰 등 남을 돕는 직업을 선택했다고 한다. 어른들이 만든 참사공화국에서 자라난 청소년들은 이제 성인이 되었고, 다른 사람은 자신들이 겪었던 고통을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어른들이 만든 참사공화국을 끊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참사의 책임이 있는 어른들은 책임을 회피하기에만 급급하다. 사회적 안전체계는 마련하지 않은 채, 일시적인 기억과 추모로 사회적 재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이들과 기억조차 하지 않으려는 이들이 모여 대한민국을 참사공화국으로 만들었다.

시민의 안전조차 지켜주지 못하는 국가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또다시 참사 현장에서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물어야하는 일은 이제 없어야한다. 우리는 안전한 세상에서 살고 싶다.

2023년 4월 15일
정의당 경기도당 청소년위원회 (위원장 이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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