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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금지하는 것을 금지하라
- 한국공대의 퀴어 소모임 ‘레인보우 사우르스’ 홍보 포스터 게시 불가 유감

 최근 한국공대는 퀴어 소모임 ‘레인보우 사우르스’의 홍보 포스터 게시 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 조치는 퀴어 소모임에게만 예외적으로 적용된 것으로, 그 의도가 한국공대가 특정 정체성을 배제할 수 있다고 해석 될 수 있어 심각한 우려를 불러 일으킨다.

 ‘레인보우 사우르스’의 성명에 따르면 한국공대 측은 ‘반대하는 쪽이 많지 않을 경우’에만 게시물 부착이 가능하다고한다. 그러나 특정 성정체성, 성적지향은 반대의 대상이 아니다. 오로지 ‘어떻게 존중할 것인가’만이 논의되어야 할 뿐이다. 한국대학의 포스터 게시 불가 입장은 이런 점에서 한참 후퇴한 구시대적 발상이다. 오히려 한국공대의 조치는 반대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대학 내 공론장에서 사회적 소수자들을 배제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한국공대의 입장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과하게 억압하는 것이다. 이는 대학 내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좋지 못한 선례가 될 것이다. 만일 이 선례가 고쳐지지 않는다면 대학은 앞으로도 똑같은 이유로 학내 소수자의 목소리를 비롯, 학교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억압하게 될 것이다. 한국공대 측이 진심으로 대학 내 구성원들을 존중한다면 이런 나쁜 선례는 남겨서는 안 된다.

 다음으로 한국공대 측은 ‘레인보우 사우르스’의 홍보물에 대해 ‘예민’이라는 단어를 쓰며 차별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퀴어는 결코 예민한 존재가 아니다. 이들의 존재를 예민하게 만드는 것은 예민하게 만드는 생각 그 자체다. 그동안 퀴어에 대한 이런 생각들 때문에 퀴어는 사회에서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지 못하고 항상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그렇기에 한국공대 측의 예민한 사고가 오히려 대학 내에서 퀴어 공동체를 더 차별의 길로 내몰고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정의당 경기도당 성소수자위원회가 한국공대 측의 퀴어 소모임 ‘레인보우 사우르스’ 홍보물 부착 게시 반대에 대해 강력히 우려하는 이유다. 한국공대 측은 소수자 배제, 표현의 자유 억압이라는 나쁜 선례를 남기지 말고 지금이라도 해당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한국공대라는 공동체 안에서 차별과 혐오의 경향은 더 커질 것이다.

 ‘레인보우 사우르스’가 성명에서 밝혔듯이 퀴어는 어디에나 존재하고, 어느 때고 존재한다. 금지할 것은 퀴어의 존재가 아니라, 이들을 억압하는 모든 것이다. 퀴어에게 금지된 것을 금지해야 한다. 그때서야 비로소 공동체 내에서 퀴어는 온전히 해방되어 자유로워진다. 정의당 경기도당 성소수자위원회는 이러한 관점을 유지하면서 한국공대 퀴어 소모임 ‘레인보우 사우르스’와 연대한다.


 
 2022년 4월 21일
정의당 경기도당 성소수자위원회(위원장 류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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