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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내년은 트랜스젠더 승리의 날을 기념하자.
- 2021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을 맞아

 올해도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이 돌아왔다. 차별 없는 평등 사회가 날로 갈수록 강하게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지만, 여전히 트랜스젠더에게 한국 사회는 혐오가 가득한 곳일 뿐이다. 트랜스젠더는 매일같이 온전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생존 투쟁을 벌이고 있다. 남들과 같이 취업하고, 자신만의 취미 생활을 누리기 위해 오늘도 그들은 차별과 혐오에 맞서 싸워야 한다.

 올해 성소수자는 일말의 승리를 쟁취했다. 故 변희수 하사 복직 소송은 변희수 하사의 승리로 끝났다. 국방부는 이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항소를 시도하려 하였으나 다행히도 저지되었다. 이로서 변희수 하사의 명예는 뒤늦게나마 제대로 지켜질 수 있었다. 평범한 인생을 가꿀 수 있었던 수많은 트랜스젠더의 죽음을 맞이하던 성소수자들에게 그나마 희망적인 소식이었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명백히 패배할 것이 분명한 소송에서 변희수 하사에 대해 2차 가해를 서슴지 않던 국방부의 모습, 공정을 외치면서 성소수자가 당하는 부당한 인권 침해에는 눈을 감는 주류 정치권의 모습, 차별금지법은 시급하지 않다면서 사회 소수자의 인권은 나중으로 미루어도 된다고 당연시하는 거대 양당의 모습. 항상 보아왔던 풍경이지만 올해는 특히 그 모습이 두드러지는 해였다.

 이제 망설일 필요는 없다. 사회적 합의라는 기만적인 단어 뒤에 숨을 필요도 없다. 정치권은 자신에게 유리한 사항이라면 ‘민생’이라는 이름을 붙여 졸속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빠르게 법안을 통과 시켜 왔다. 이에 반해 차별금지법은 모든 국민을 위한 차별을 시정하는 중요한 민생 법안이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찬성 의견이 우세한 법임에도 발의 자체가 엄청난 일처럼 받아들여진다.

 차별금지법은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성소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가장 기초적인 법이다. 사회에 혼란을 일으키는 법이 아니라, 더 많은 성소수자들이 거리로 나와 자신의 삶을 나타내도록 하는 다양성 증진을 위한 법이다. 죽을 필요도 없고, 정체성을 이유로 고난에 빠질 필요도 없게 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정의당 경기도당 성소수자 위원회는 2022년에는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이 아니라 ‘트랜스젠더 승리의 날’로 기념될 수 있도록 차별금지법의 제정과 성소수자 의료 접근권 확대, 다양한 가족 구성권의 확립이 차기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의 주요 의제로 논의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그 대열에 적극적으로 함께 할 것을 다짐한다. 다시 한 번,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쓰러져 간 이들을 추모하며 이와 같은 비극이 이 땅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소망한다.

2021년 11월 19일
정의당 경기도당 성소수자위원회(위원장 류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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