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원교육
  • 당비납부
  • 당비영수증
    출력
  • 당비납부내역
    확인

브리핑

  • HOME
  • 뉴스
  • 브리핑
  • [논평] 떨어져서 죽고, 울화가 터져 죽는 한국의 노동현실은 노동자를 인간 범주로 파악하지 않는 한국형 선진국의 민낯이다


떨어져서 죽고, 울화가 터져 죽는 한국의 노동현실은

노동자를 인간 범주로 파악하지 않는 한국형 선진국의 민낯이다

 

지난 2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지난 2일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했다. UNCTAD 무역개발이사회는 한국의 선진국 진입을 만장일치로 합의해 무역과 투자를 통한 성장의 모범 사례라는 점을 확인했다. 한국이 개도국을 졸업해 선진국에 진입한 최초의 국가라고 유엔이 공인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노동 현실은 또 한 번 그 실체를 드러냈다.

 

갑을관계에 인간 존엄을 무너뜨리는 일은 더 악랄하게 체계화된 것이다. 지난 26일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고 지난 20198월에도 60대 청소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되었다. 2년도 되지 않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업무팀장은 회의에 참석한 청소노동자를 대상으로 매주 시험을 보게 했다. '관악학생생활관'을 영어와 한자로 쓰게 하거나 기숙사 개관년도 및 각 건물의 준공연도를 묻는 문제를 냈다. 그러면서 채점을 해 나눠주고는 누가 몇 점을 맞았는지 공개했다. 한 인터뷰에서 예고 없이 시험을 본 뒤 동료들 앞에서 점수를 공개해 당혹스러웠고 자괴감을 느끼게 했다고 발언했다.

 

이러한 가학행위는 겉으론 명백한 폭력과 달리 마치 정당한 절차를 통해 인사관리가 행해지듯 보여 노동자에게 보다 깊숙한 모멸감을 준다. 상하 권력관계를 이용한 직접적 괴롭힘이자 노동자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노동환경을 지속적으로 양산해 온 것이다. 견책의 범위를 초월해 노동자의 정신적 육체적 심리적 기반에 지속적 공격을 가한다. 이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이를 목격한 노동자 전체조직에 행하는 악질적인 집단 린치이다. 마치 누구든지 당할 수 있다는 공포를 조장해 소외 모멸 좌절감을 준다. 당하거나 목격한 노동자 모두 자신들이 겪는 부당한 처우에 무감각하게 되고 자발적 복종을 불러온다. 이러한 행태를 일상화해 노동자에게 끝없는 패배주의와 무력감을 준 뒤, 노동자의 인격권을 짓밟는 것이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동법 제5조 제1항 제2호에서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본질은 노동자의 인격권을 존중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를 포괄하고 있다. 이러한 가학적 인사관리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리 사회의 폭력에 개념에 대한 보다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다. 신체적 정신적 공격행위,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행사하는 물리적 강제력까지 확대하고 그 주체 또한 노동관계 내의 모든 당사자에게 해당된다는 점을 간과 해선 안된다.

 

우리의 일터는 여전히 갑을관계를 뛰어넘어 주종(主從)의 질서에 의해 조성되어 있다. 봉건적 인적 종속관계가 노동관계로 이름만 바뀐 대한민국은 이러한 노동현실을 배제하고 대기업에 의한 선진국 진입을 상찬 했다.

 

공정을 운운하며 행해지는 가학적 인사관리는 노동자의 인격을 파멸시키는 신호이다. 노동관계를 보다 동등한 사회법적인 계약관계로 전환시켜야 한다. 유사 이래 노동자는 사람외에 나머지였다. 노동자에 대한 모멸은 살인이다. 떨어져서 죽고, 울화가 터져 죽는 한국의 노동현실은 노동자를 인간 범주로 파악하지 않는 한국형 선진국의 민낯이다.

 

 

 

202179

정의당 서울시당 (공동대변인 여미애)

 
 
참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