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논평]
박근혜 후보가 발표한 경제민주화 공약은 ‘경제민주화 포기선언’
최근 박근혜 후보가 발표한 ‘경제민주화’ 공약은 경제민주화 포기선언이다. 박 후보가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대규모기업집단법 제정’ 등을 최종 공약에서 배제함으로써 현행 문어발식으로 무분별하게 확대 된 현행 재벌 경제체제와 총수들을 위한 지배구조를 용인하였기 때문이다. ‘순환출자 제한’, ‘기업집단법’ 제정 등은 서민경제를 죽이는 대형마트의 무분별한 확대와 일감 몰아주기와 같은 재벌들의 시장지배력 남용과 총수일가 중심의 지배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핵심적인 재벌 개혁조치 중 하나이다.
박 후보의 공약 발표에서 더욱 문제되는 것은 이들 법안이 배제된 ‘이유’에 있다. 이른바 경제침체가 되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장점은 살’려 경제에 부담을 주지 말자는 인식이다. 재벌들의 성장이 서민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제 침체기에는 오히려 서민과 노동자들에게 보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서민경제’가 살고, ‘내수경제’가 활성화 되어 경제침체의 고통을 이겨낼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른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 확립’은 오히려 한국경제의 대부분을 장악한 재벌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다. 재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부’와 ‘경제력’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를 통해 부를 더욱 집중하고 시장 지배력 확대해 간다면 그야 말로 우리 사회는 더욱 양극화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과거 ‘재벌’들에게 했던 것처럼 노동자의 권리와 이익 확대를 위한 노동권의 확립,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확대 등 자원배분을 집중하여 그야말로 ‘공정한’ 경쟁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또한 재벌개혁은 그야말로 법안의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는 ‘실천 의지’의 문제이기도 하다. 일감몰아주고, 부당하게 증여하고, 국민들에게 자신의 손해를 전가하였던 재벌총수를 처벌하는 법이 없어서 재벌구조가 형성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재벌경제를 한국경제와 동일 시 하고 그런 인식하에 재벌에 대한 호혜적 분위기가 지금의 양극화된 경제를 만들었다. 지금은 ‘재벌의 고충’을 공감한 것에서 벗어나 단호한 ‘실천’이 중요할 때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벌에 대한 핵심적인 규제를 뺀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최종 공약은 경제민주화 ‘포기’ 선언에 다름 아니다.
2012년 11월 19일
진보정의당 심상정 선대위 정책기획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