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박원석 대변인 오후 현안브리핑 (박근혜 경제민주화 말 바꾸기 / 박근혜 가계부채 대책 /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협상 / 이 대통령 4대강 발언 / KBS 사장 내정 관련)
브리핑 일시 및 장소 : 2012년 11월 12일(월) 14:15, 국회 정론관
○ 박근혜 후보 경제민주화 공약 불가 입장 관련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어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추진위원회가 제출한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해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오늘 오전 열린 한 심포지엄 자리에서 기존 순환출자까지 규제하기 위해서는 재벌들이 수조 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그 돈은 투자와 고용에 사용되어야 한다며 순환출자 규제는 신규에 한해서만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다. 2010년 부자감세를 철회하겠다고 하고는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없었던 일이라고 말 바꾸기를 했던 친재벌 친부자 한나라당의 모습 그대로이다. 국민들이 기대하고 열망하는 경제민주화는 한국경제의 새판을 짜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지, 낡아빠진 낙수효과를 재구성하는 것이 아니다.
박근혜 후보는 지금이라도 출마선언문에 적힌 경제민주화 단어를 지우고 하던 대로 하겠다고 적어두는 편이 오히려 대선후보로서 진정성 있는 제안일 것이다.
○ 박근혜 후보 가계부채 대책 관련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어제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했다. 박근혜 후보의 지난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대책은 한숨만 나오는 졸속 대책이었다. 이번 대책 또한 근본적으로 가계부채를 해결하기에는 어려움 많다.
서민들의 고금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전환대출을 운영하겠다면서도 이제제한법 상의 최고금리인하, 대부업 특혜금리 폐지에 대해서는 일번반구도 하지 않는다던지, 채권회수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진 사적 채무조정제도인 프리워크아웃을 확대하겠다면서도 파산회생과 같은 공적 채무조정제도의 문턱을 낮추는 것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가계부채의 부실채권을 매입하기 위한 기금을 설치하겠다면서도 정부자금 지원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박근혜 후보가 이런 대책을 내놓은 것은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불안과 의심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탈적 대출에 따른 책임은 채무자가 아닌 채권자에 있다. 따라서 가계부채의 근본적 해결은 의심이 아닌 진심으로 국민을 믿고 사정을 이해할 때만 가능하다. 도덕적 해이라는 국민을 의심해서는 결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채무자 우호적인 채무조정제도의 도입은 물론, 빚이 아닌 재산을 형성할 수 있는 대책을 포함한 서민 금융 3대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진보정의당과 심상정 후보는 진심으로 서민들의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다.
○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 협상 관련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간 단일화 논의가 점점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어 실망스럽다. 정치자금에 대해 국고지원을 줄이고 중앙당과 국회의원의 수를 축소하는 것만이 정치개혁의 핵심은 아니다. 또한 이에 대한 부작용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자칫 정당과 국회의원의 기득권을 내려놓는다는 명분 하에 더 많은 특권을 갖는 소수의 귀족국회를 만들 우려도 있다.
단일화 논의를 단지 이벤트로만 폄훼하는 새누리당의 주장에도 문제가 있지만, 선거 때마다 단일화 논의를 되풀이하는 것도 옳은 일은 아니다. 소수당에게는 폭력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대선후보 단일화 논의에 있어 진보정의당이 제안한 결선투표제 논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단일화에 따른 잡음과 피로를 줄이고 당선자의 정치적 정당성을 높이는 방안이다.
정치개혁의 실질적인 핵심은 정당체제의 과도한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며, 이는 선거제도의 개혁을 통해 완성된다. 그간 과반수를 넘는 거대정당의 국회장악과 양당구조 중심의 국회의석 분포는 국회를 대결정치와 싸움정치의 장으로 전락시키는 원인이었다.
국회를 보수 중도 진보의 삼각구도로 전환하는 것이야말로 정치개혁의 진전이다. 소위 독일식 정당명부제라 하는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여 국회를 다당제로 전환하고 토론하고 화합하는 정치의 공간으로 바꿔야 한다.
진보정의당과 심상정 후보는 국민이 기대하는 정치선언과 진보적 정권교체를 완성하기 위해 진보정당이 참여하는 정권교체 연합이 구성되기를 기대한다.
○ 이명박 대통령 4대강 발언 관련
이명박 대통령의 상상을 초월하는 유체이탈화법이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길에 태국의 홍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와 같은 4대강 사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이 없었으면 한국에도 홍수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을 앞두고 언론에 대통령의 행보가 다뤄지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 이렇게 표출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임기 말 돌출발언과 황당한 논리를 통한 언론노출을 꾀하는 것은 자제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이미 국민은 이 대통령의 발언에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보에 금이 가고 취수장의 오염까지 걱정해야 하는 마당에, 무엇을 보고 4대강의 성과를 자랑하는지 대부분의 국민들은 의아해하고 있다. 야권의 모든 후보들이 입을 모아 4대강의 재자연화를 공약으로 내건 상황에서, 외국 순방길에서까지 황당한 발언을 하는 것은 이 대통령이 주장해온 국격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일이다. 지금 대통령이 해야할 일은 해외에서 국민이 납득 못할 발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곡동 특검의 수사기한 연장에 답하는 것이다.
○ KBS 길환영 내정 관련 입장
KBS 길환영 씨 사장 내정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 길환영 씨는 KBS 양대 노조에서 공히 절대 사장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인물로 꼽혔던 인물이다.
선임 과정에서 사장공모 연기, 이사 2/3 찬성으로 선임하는 특별 다수제의 도입, 국민의견을 청취하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공영방송 사장을 서류심사도 없이 30분 면접으로 결정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절차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방송문화진흥위원회 김재오 이사장 선임, 김재철 MBC 사장 해임안 부결에 이어 KBS 길환영 사장 내정에도 청와대와 박근혜 후보 캠프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을 불과 40여일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장악을 위한 청와대와 박근혜 캠프의 막무가내 식 전횡이 안타깝다. 방송은 사장을 입맛대로 선임한다고 장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방송장악 개입의혹에 대해 박근혜 후보 캠프가 명확하게 답변하지 않는다면 대선승리도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경고한다.
2012년 11월 12일
진보정의당 심상정 선대위 대변인 박 원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