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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추락 후 병원 없어 2시간 동안 떠돌다 숨진 10대, 환자들이 길거리에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재랑 대변인]

일시: 2023년 3월 29일 (수) 16:35
장소: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지난 19일 대구에서 한 대학생이 건물에서 추락해 중상을 입은 채 병원을 찾아다니다가 구급차에서 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119 구급대가 약 2시간 동안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전문의나 병상이 없다는 이유로 입원하지 못한 까닭입니다.

비극적인 일이지만 이례적인 일이 아닙니다. 119 구급차를 타고도 응급실을 찾지 못해 거리를 표류하는 것을 ‘응급실 뺑뺑이’라고 부르는데, 2021년 한 해에만 1시간 안에 병원에 도착하지 못한 뺑뺑이 환자가 19만 6,561명이었습니다. 

사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실은 더욱 잔혹합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다리가 부러진 경남 김해의 한 환자는 근처에 병원이 없어 2시간 40분에 걸쳐 260km나 떨어진 충북대병원에 가야만 했습니다. 여수의 한 환자는 중환자실에 빈자리가 없어 152km를 달려 전북대병원까지 가야했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도 한 응급환자는 병원 25곳에서 퇴짜를 맞은 다음에야 병원에 갈 수 있었습니다. 

환자들이 길거리에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신뢰하던 응급의료체계가 붕괴되고 있습니다. 당장 시급한 것은 응급환자 병상과 의사 현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의 구축입니다. 아직도 구급대가 일일이 전화를 걸어 가능한 병원을 찾는 구조에서는 신속한 대응이 불가능합니다. 

문제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의료진 부족입니다. 대한민국의 인구 천 명당 의사 수는 2.5명으로 OECD 평균 3.7명보다 적습니다. 필수의료 공백이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의사인력 확충을 위한 획기적인 행동이 필요합니다. 

의대정원 확충만이 아니라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해야 합니다. 공공 병상 수가 2020년 기준 전국 의료기관의 9.7% 수준인 현 상황은 OECD 평균 71.5%와 비교했을 때 매우 비정상적인 것입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키를 쥐고 있는 구조를 넘어 환자단체와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새로운 논의구조를 고려해야 합니다.

정의당은 지난 6일 제반 시민단체들과 함께 의사인력 확충을 위한 공동활동을 전개하기로 하였습니다. 정의당은 법안 제정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의사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확대를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2023년 3월 29일
정의당 대변인 이 재 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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