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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공지] 정의당 21대 국회 국회의원단의 성찰과 쇄신의 다짐



정의당 21대 국회 국회의원단의 성찰과 쇄신의 다짐

당원 여러분, 시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정의당 의원단 강은미, 류호정, 배진교, 심상정, 이은주, 장혜영입니다.

저희는 지난 6. 1 지방선거 직후 입장문을 통해 당원과 시민 앞에 의원단의 지난 2년을 돌아보고 의원단부터 혁신하겠다는 약속을 드렸습니다. 이후 약 한 달간 3차례의 온오프라인 간담회와 2차례의 의원단 집중 워크샵을 진행하며 비판의 말씀을 가감없이 경청하고 진솔하게 토론하였습니다. 이제 그 내용을 구체적인 성찰과 쇄신안으로 정리하여 당원과 시민 앞에 말씀드립니다.

지난 21대 총선에 즈음하여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선거제도개혁으로 다당제 시대를 열고 당당히 원내교섭단체로 발돋움하기 위해 총력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절실한 시도는 양당의 앞다툰 위성정당 사태로 무참히 좌절되었습니다. 거대정당에 비해 현저히 열악한 시스템 속에서도 치열하게 변화를 꿈꾸며 오랫동안 싸워온 출마자들과 당원 및 지지자들은 큰 실망과 좌절에 휩싸였습니다. 20명 이상의 당선자를 배출하겠다는 야심찬 기획의 일부로 새롭게 시도된 청년비례할당은 큰 주목을 받았지만 그만큼 많은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개혁공조의 실패로 당초 기대했던 의석수 확보가 어려워진 현실은 이런 논쟁을 더욱 가속시켰습니다. 정의당 21대 국회의원단은 불안과 우려, 기대와 관심이 고도로 교차하는 혼란의 틈바구니에서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2년간 정의당의 6명 의원들의 활동은 당의 얼굴로서 당원과 시민들에게 정의당이 과연 어떤 정당이고 누구를 대표하는 정당인지를 표현하고 전달해왔습니다. 당대표를 비롯한 당의 선출된 지도부가 아니라 하더라도 의원단은 당적 리더십의 일부로서 당원과 시민들에게 많은 관심과 책임을 부여받는 존재입니다. 그러한 관심의 크기와 책임의 무게에 비추어 지난 2년의 활동을 돌아보면 여러 아쉬움이 듭니다. 

개별 의원들의 정치활동은 결과적으로 당적 정치활동의 총화로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면밀히 고려되고 실천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정의당 의원단의 활동은 조화보다는 돌출로 당원과 시민께 받아들여졌습니다. 물론 각 의원들에게는 개별 헌법기관으로서 고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당론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거나 본인의 생각이 당론과 다른 경우, 각 의원들은 이 점이 명확히 구별되도록 균형잡힌 소통을 고민할 책무가 있습니다. 특히나 휘발성 높은 사안을 다룰 때 원내 소수정당으로서 정의당이 처한 구조적 어려움을 충분히 고려했어야 합니다. 언론지형이 불리하다면 불리한 언론지형 탓을 하는 대신 그것까지 고려한 현명한 정치활동을 펼쳐야 하는 것이 정의당 국회의원에게 요구되는 자질입니다. 그러나 부족했습니다. 개별 의원들의 돌출행동이 당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당원과 시민들에게 거칠게 받아들여지는 일들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반성합니다. 더 많은 대화와 토론, 이해심과 세심함으로 돌출이 아닌 조화가 돋보이는 하반기 정의당 의원단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노동해방과 성평등은 모두 정의당의 변함없는 가치입니다. 의원단은 의정활동을 통해 이러한 근본 가치들을 확립하고 강화해야 합니다. 성평등은 지난 2년간 정치권의 최대 현안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청년 의원들을 중심으로 성차별과 성폭력, 소수자 차별에 맞서 싸우는 의정활동이 도드라졌습니다. 물론 정의당 6명 의원 전원은 21대 총선의 당 공약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여러 노동 의제를 적극 다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나 의원단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국면을 제외하면 다른 민생 이슈나 노동 현안들은 젠더 이슈를 다룰 때만큼 충분한 주목을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 이는 ‘정의당에 노동은 사라지고 페미만 남았다’ ‘청년 의원들은 튀고 나머지 의원들은 존재감 없다’는 지적으로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 뼈아픈 것은 지난 대선과 지선을 거치며 노동자들의 지지도 여성들의 지지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양당의 극한 대결과 극한 결집이라는 구조의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그 탓만 해서는 아무런 변화도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 노동과 성평등이라는 소중한 두 가치가 향후 정의당 의원단의 활동 안에서 어떻게 조화롭게 당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지 근본적으로 재정비하고 실천하겠습니다.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한 의원단의 표결을 비롯한 정치적 의사결정은 당원과 시민들이 당의 정체성과 역량을 체감하는 핵심입니다. 21대 국회 전반기 내내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압도적 의석을 바탕으로 여러 의제를 야당들과의 협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왔습니다. 이러한 외부적 조건 속에 정의당 의원단은 지난 2년간 정의당의 당론인 검찰개혁에 관련해 공수처법 개정과 이른바 ‘검수완박’이라는 두 개의 국면을 마주했습니다. 두 국면에서 정의당 의원단이 보여준 의사결정에 대해 다각도의 비판이 있습니다. 이렇게 당적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정의당은 당헌당규에 규정된 당 대표단과 의원단이 함께 참석하는 ‘전략협의회’를 소집하여 토론하고 당론을 결정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공수처법 개정 국면에서는 당론 결정을 위해 상당한 토론의 기회가 주어졌고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지만 결과적으로 당대표의 결단으로 찬성당론이 결정되었습니다. ‘검수완박’ 국면의 경우는 상황이 조금 달랐습니다. 이 역시 대표단과 의원단 안에서 찬반이 명확히 나뉘었으나 아쉽게도 충분한 숙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정의당의 우려가 반영된 국회의장의 중재안이 성립되었고 양당이 이에 합의하는 전개가 이루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여러 입장이 혼재된 채 의장 중재안을 중심으로 애매한 찬성과 기권표를 던지게 되었습니다. ‘검찰개혁’의 대의는 있었으나 개혁의 독자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갖지 못한 상태로 외부적 논의에 수동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었던 한계를 절감합니다. 이 과정에서 당이 중심없이 왔다갔다한다는 비판을 직면했습니다. 왜냐하면 법안의 내용을 넘어서 두 국면의 토론에는 근본적으로 정의당의 당적 정체성과 정치 노선, 전략에 대한 당내의 근본적 시각차이가 노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재창당을 각오하고서 당의 미래를 논하는 지금, 이 논점을 다루는 일을 더 이상 회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제 정의당 의원단은 이러한 성찰에 바탕하여 다음과 같은 쇄신안을 발표하고 실행하고자 합니다.

첫째, 모든 의원실의 역량을 총집결한 ‘경제위기민생대응TF’를 원내에 구성하겠습니다.

지금 당원과 시민들이 정의당 의원단에게 바라는 것은 고물가 고유가 고금리 3고 시대에 민생고를 책임져야 할 국가의 역할을 망각하고 반노동 시장지상주의에 빠져있는 윤석열 정부를 확실히 견제하여 불평등과 차별에 고통받는 서민들의 삶을 지켜내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양당에 비추어 인프라의 한계가 뚜렷한 정의당이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는 개별 의원 차원이 아니라 의원단 차원의 강력한 시스템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모든 의원과 의원실의 역량을 총동원한 ‘경제위기민생대응 TF’를 원내에 구성하겠습니다. 하반기 국회 상임위 구성 또한 개별 의원들의 의지에 앞서 당 차원의 요청을 우선하여 결정하겠습니다.

둘째, 2024년 총선승리를 목표로 의원 한 사람당 최소 2천명의 신입당원을 조직하겠습니다.

2024년 총선 승리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원확대입니다. 또한 모든 의원들의 정치활동은 결과적으로 당의 성장과 확대로 귀결되어야 합니다. 의원단 전원은 2024년 총선까지 의원 각각 최소 2천명의 신입당원을 조직해내겠습니다.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당원확대 캠페인을 기획하고 가동하겠습니다. 다만 이를 위해 현행 당비의 조정에 관해 이번 비대위 기간동안 현실적인 검토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셋째, 2024년 총선 및 2026년 지선 출마예정자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운영하겠습니다.

2024년 총선 승리를 위해 중요한 또 한 가지 일이 후보자 발굴과 지원입니다. 정의당 안에는 당이 이토록 어려운 시기임에도 정의당에서 미래를 보고 꿋꿋이 다음을 준비하는 소중한 정치인들이 있습니다. 이 분들이야말로 정의당의 희망이자 미래입니다. 정의당 의원단은 2024년 총선과 2026년 지선에 출마예정인 출마예정자들과 함께 출마예정자 네트워크를 구성하겠습니다. 권역별 중심의제를 발굴하여 다양한 협력사업을 바탕으로 함께 승리하는 길을 적극 찾아나서겠습니다.


당원 여러분과 시민 여러분께서 의원단에 뼈아픈 평가와 함께 여러 쇄신의 노력을 촉구하고 계십니다. 그 가운데 어떤 내용들은 의원단이 실행할 수 있는 책임과 권한, 역량의 범위를 벗어나기도 합니다. 당 대표단 전원이 사퇴하고 이제 막 비대위가 재도약을 위한 당적 절차를 힘겹게 밟아나가는 지금, 실질적인 범위를 떠나 의원단이 지금 당이 처한 어려움을 타개하는 데 최전선에 나서 무엇이든 이를 악물고 해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입니다. 어려운 시기에 선뜻 나서주신 비대위와 함께 당적 리더십의 일부로서 당면한 민생과 당의 미래를 위해 치열하게 일하고 토론하겠습니다.
2022년7월4일
정의당 국회의원 의원단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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