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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평] 코로나19 지원금은 차등지급하는 기재부, 유류세 인하는 부자도?
[정의당 기후정의·일자리특별위원회 논평]

코로나19 지원금은 차등지급하는 기재부, 유류세 인하는 부자도?
- 고유가 해법, 기후위기 시대에는 달라야 한다 -

정부가 국제유가 상승에 대비해 유류세 인하와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율을 조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6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 겸 한국판뉴딜 점검회의 겸 제31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이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정부 들어 벌써 두 번째로 유류세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 당시에는 유류세 인하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하여 세수에 큰 손실을 보았다. 2008년 이명박 정부도 유류세를 인하하였으나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면서 소비자 가격은 올라, 세금 인하 효과 없이 1조 6000억원의 세수만 날린 꼴이 되었다. 코로나위기 대응 과정에서 정부지출이 증가하였고, 위드코로나를 준비하는 국면에서 취약계층과 중소상인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재정확보가 필요한데 재정을 오히려 감소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또한, 지난 2008년 유류세 인하 정책 이후 연구된 바에 따르면 유류세를 내렸을 때 소득하위 10%보다 상위 10%가 6.3배 이상 큰 효과를 본다는 결과도 있었다. 서민부담 경감이 아니라 부자 감세다. 휘발유 자동차를 사용하는 서민의 경우 월평균 9,000원 내외의 감세효과가 있어, 서민들이 큰 혜택을 보기 어렵다. 게다가 영업용 차량 등은 이미 유류세 환급 대상으로 중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급휘발유를 쓰는 슈퍼카를 타고 다니는 부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다. 차라리 유류세 환급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서민을 위한 정책이 될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유류소비 확대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다. 정부는 탄소중립과 반대되는 정책을 거리낌없이 내놓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 감축’이라는 원칙조차 없는 모양새다. 화석연료 가격의 무조건적 인하는 100년 이상 지속되어온 화석연료 중심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특히, 개인용 교통수단인 자가용에 대한 유류세 인하는 자가용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과 자전거 이용을 확대해야 하는 기후위기 시대에 맞지 않다. 

EU의 탄소국경세가 2023년부터 시작되고 국내에서도 탄소세 도입이 검토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와 같은 낡은 정책은 중단되어야 한다. 탄소중립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화석연료 사용 감축, 서민부담 경감’이라는 원칙을 세우고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일시적인 고유가에 흔들리지 말고, ‘정의로운 전환’ 원칙에 따라 지원대상을 선정하고 탈화석연료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정부는 코로나위기 시대, 기후위기 시대에 적합한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부자들을 위한 감세정책이 아니라 중소상공인, 자영업자, 서민을 위한 정책이어야 하고, 탈탄소사회로 전환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2021년 10월 25일
 
정의당 기후정의·일자리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강은미, 류호정, 이헌석, 박웅두, 노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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