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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 대학내 여성운동에 대한 백래시를 멈춰야한다 _중앙대학교 제 63대 총학생회 <오늘>의 성평등위원회 폐지를 규탄한다.?
대학내 여성운동에 대한 백래시를 멈춰야한다
_중앙대학교 제 63대 총학생회 <오늘>의 성평등위원회 폐지를 규탄한다. 


중앙대학교 성평등위원회(이하 성평위)가 2021년 10월 8일 폐지 되었다. 성평위는 2014년 중앙대학교 총여학생회가 폐지된 이후 대안 기구로 2018년 반성폭력 회칙 재·개정, 반성폭력 예방 및 대응 활동 등 학내 성평등 문화개선 및 확산을 해오던 기구이다. 

중앙대학교 성평등위원회 폐지는 과정과 결과 모두 비민주적이다. 
폐지안건은 ‘에브리타임’이라는 대학교 기반 인터넷 공간에서 300여명의 ‘익명’의 연서명을 받아 이뤄졌으며, 중복 서명 여부나 해명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바로 확대운영위 안건으로 상정되었다. 안건 상정의 이유 역시 문제이다. 성평위가 “여성주의인 페미니즘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유이다. 확대운영위에서는 찬반토론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으며, 토론이나 숙의의 과정도 없었다. 중앙대 성평위 폐지 사안은 폐지이유도 과정도 결과도 차별적이며 비민주적인 것이다. 

그러나 중앙대학교 성평등위원회 폐지는 과정의 문제를 넘어서 백래시의 측면에서 더욱 심각하다. 

대학 내 여성 및 젠더폭력 관련 기구의 역사는 그 자체로 우리사회의 인권과 민주주의 성장이다. 대학사회 반성폭력 운동의 역사는 1980년대 민주화운동과 함께했다. 당시 성폭력과 여성인권 문제는 독재와 반민주와 별개의 문제가 아님에도 학생운동과 민주화운동 속에서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되거나 민주화운동에서 ‘나중에’ 해결해야 할 의제로 취급되었다. 그러다 1996년 연대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존재하지만 드러나지 않았던’, 혹은 ‘혼자 참아야 했던’ 성폭력 문제가 새터에서, 엠티에서, 농활에서, 수업 중에서, 대학의 모든 공간에서 있었다는 것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대학 내 총학생회로는 성평등 문화 확산 및 성폭력 예방 및 해결에 한계가 있으며, 이를 해결할 독자적이고, 전문적인 기구의 필요를 요구했다. 그렇게 ‘어디서도 말할 수 없었던’ 혹은 ‘나만 겪고 있는 줄 알았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식적 기구로서, 성폭력, 성희롱 문제에 제대로, 그리고 안전한 해결을 할 수 있는 독립적 기구로서 총여학생회가 만들어졌다. 그렇게 탄생한 총여학생회는 학내 반성폭력 학칙 제정부터 성평등 문화 확산 등 학내 성별 권력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활동을 벌여왔다. 

우리가 2018년 보았던 #미투 운동 현상과 동일한 역사가 이미 대학에서 만들어져 온 것이다. 대학 내에서의 이러한 활동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치기구의 탄생은 2018년 우리사회의 문제를 드러내고 해결한 미투운동의 토대 중 하나였으며, 이것만으로도 우리사회는 대학내 여성자치기구에게 빚을 진 것이다. 

대학 내 여성기구의 탄생한 지 20년 후, 우리는 거대한 백래시 현상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는 2016년 강남역 여성 혐오 살인사건, 2018년 #미투 운동 등으로 인해 현재 사회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당연하게 감수해야 했던 수많은 젠더 폭력에 자각한 여성들과 동참한 수많은 시민들이 만들어낸 성평등 이슈와 흐름을 거스르기 위한 반대급부였다. 성차별의 문제를 성별 갈등으로 왜곡하고, 차별 해소를 피해로 주장하거나, 소수자를 차별하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페미니즘의 의미 자체를 왜곡시키는 현상으로까지 나아갔다. 

그리고 이러한 백래시의 가장 큰 타겟이 대학 내 여성자치기구였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총여학생회 폐지의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2018년 총여학생회들이 ‘줄줄이’ 폐지 되었다. 

‘에브리타임’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학교 자체 내 온라인 커뮤니티 기능을 하는 공간이다. 
그러나 이번 중앙대 성평등위원회 폐지를 위해 익명의 연서명을 받은 것처럼 현재 대학 내 백래시 현상인 소수자 차별 문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대학 여성운동 단체인 유니브페미에 따르면 혐오표현 중 절반은 여성과 페미니스트를 향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성소수자와 외국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되는 ‘혐오의 장’이 되고 있다. 또한 페미니즘 관련 게시물에는 무차별 욕설과 신고의 장이 펼쳐지고 이에 대한 제재는 진행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런 공간에서 익명의 연서명을 받는다는 것은 차별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아내는 일이며, 그런 면에서 ‘익명’임에도 확대운영위 안건으로 상정한 총학생회의 결정도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확대운영위에서 빠진 채 상정된 성평등위 폐지에 따른 총학생회 국으로의 조정에 대한 안건에 대한 조속히 대안 마련을 촉구한다. 성평등위 폐지에 따른 대안 기구와 방안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하며, 이는 예전 총여학생회의 기능처럼 총학생회로부터 독립적이며, 공식적 자치권을 가져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중앙대학교 성평등위원회를 폐지한 중앙대학교 제63대 총학생회 <오늘>에게 과연 누구의 오늘을 대변하는지 물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늘>이 대변하는 '오늘'은 기계적 공정함 속에 소수자 차별과 혐오를 하는 들의 오늘인가? 아니면 무너져가는 신자유주의 사회 속 마지막까지 손을 맞잡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자들의 오늘인가? 학생 자치기구로서, 모든 학우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대표기구로서 총학생회의 역할에 빗대어 자문해보길 바란다. 

중앙대학교 성평등위원회 <뿌리>의 폐지는 단지 대학사회 내 여성혐오 현상이 아닌 현재 대한민국의 성평등을 위한 운동의 분명한 백래시 현상이다. 이런 백래시 현상에 대응하는 유일한 방법은 ‘차별에 반대’하는 것이다. 차별을 반대하는 것이 사회 정의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에 누구도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성적지향성,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등으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차별금지법 제정 등에 정의당이 앞장서 함께 할 것이다. 
2021년 10월 15일
정의당 여성위원회
참여댓글 (1)
  • 이현수

    2021.10.16 23:16:15
    청년정의당 서울특별시당 중앙대학교학생위원회 학생당원 이현수입니다. 중앙당 여성위원회 성명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지지합니다. 저희 중앙대학교 학생당원들도 정의당의 강령과 결의에 따라 성평등위원회와 연대하여 이번 부당한 성평등위원회 폐지에 함께 저항하겠습니다. 나아가 페미니즘을 기치로 성평등 캠퍼스와 평등사회 건설에 앞장서서 정의당의 강령과 결의를 실천하겠습니다. 여성위원회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