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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 4.0

  • [3기] 진보정치 4.0 3학기-1주차 - 후기 [뉴스레터 3기 / 한우철]

진보정치 4.0 3학기 1주차(2021.05.08)후기

3반 한우철

 

 무려 3주 만의 진보정치 4.0이었다. 처음 진보정치를 신청할 때만 해도 매주 토요일에 쉬지도 못하고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 굉장한 부담으로 느껴졌지만, 어느덧 2학기를 마치자 진보정치를 가지 않는 토요일이 어색했다. 매번 참석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가면서 끝도 없이 막힌 경부고속도로와 올림픽대로에 멈춰서서 '아 진짜 서울 살고 싶다'를 수백 번도 넘게 외치면서 진저리를 쳤는데, 막상 두 번째 방학이 되자 함께 수강하던 정의당원분들도 보고 싶고 특히 내가 속해있는 4반분들도 정말 보고 싶었다. 
 

 이날 강의와 연관되어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는 진보정치 4.0이 참 좋다.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더라도 같은 관심사를 가진 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고, 설사 방향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하면 좀 더 세상을 좋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공통의 목적을 가진 분들과 함께 각자의 생각을 나눌 수 있어 진보정치 4.0이 좋다.

 


 3주 만의 방학을 마치고, 3학기의 첫 강의는 이동영 수석대변인의 '정당정치에서 지방정치는 왜 중요한가'였다. 물론 진보정치에서 준비하는 모든 강의가 좋았지만 이번 강의는 유독 마음에 들었다. 이동영 씨가 현재 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정치발전소의 시각에서 정치에 대해 많이 접해서 그런지 평소 갖고 있던 생각과 매우 흡사해서 그랬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민주주의와 달리 복잡하고 수많은 정의와 가치관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정돈하지 않은 채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는 오히려 우리 사회를 망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기존에 직접민주주의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던 이유는 1) 정치참여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의 증가 2) 파편화된 사회를 반영하지 못함 3) 절대적 공익이 부재함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설정하면서 생사결의 발생으로 보았는데, 이번 강의에서 위의 내용에 추가로 직접민주주의가 횡행할수록 책임지지 않는 권력이 존재한다는 시각이 매우 흥미로웠다. 책임지지 않는 권력의 예로 들면서 나왔던 이야기가 청와대 국민청원이었다.


 문재인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만들어진 청와대 국민청원은 일정 기간 안에 국민 20만 명이 동의할 경우 행정부가 이에 대해 답변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국민청원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지만, 강의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었던 내용은 청원의 당사자가 청와대가 맞느냐는 것이다. 삼권분립에 기초해서 본다면 행정부는 행정과 관련한 업무를 집행하는 곳이다. 청원의 내용에는 행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고, 입법 혹은 사법부가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국민청원은 입법부와 사법부를 쏙 빼버린 채 행정부만이 유일한 해결책인 것처럼 여기고 있다. 게다가 청원의 답변자가 어느 샌가부터 각 부처 장관이 아니라 수석 비서관들이 답변하게 되었다. 행정부에서 각 사안에 대해 실제로 업무를 처리하고 최종적인 책임자는 장관이다. 하지만 실제로 책임을 져야 하는 장관들은 어딘가로 사라져버리고 수석들이 나와서 공허한 답변만 늘어놓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다음으로 나왔던 이야기는 지방정치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론적으로는 지역 정치야말로 시민들이 실제로 삶을 영위하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정치기 때문에 굳이 둘 중 하나를 꼽자면 지역정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에서의 정치는 중앙정치만을 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강사님께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비교하면서 왜 중앙정치 못지않게 지방정부가 중요한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주된 내용은 '우리의 돈이 잘 쓰이고 있는지', '행정이 실제로 잘 집행되고 있는지'에 관한 것들이었다. 이 내용을 들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내가 현재 사는 경기도 용인시의 예산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용인시 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돌아다니는 말이 '용인시 공무원의 뇌물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뇌물 자체가 근절되어야 할 문제이지만, 다른 곳에서 몇백만 원, 몇천만 원의 뇌물을 받고 있을 때 용인시에서는 뇌물의 기본 단위가 억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나를 포함해 그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니 난개발의 대명사 수지가 만들어졌고, 용적률을 무시한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고, 어마무시한 교통체증이 발생하고 있다. 만약 지방정치에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방정치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이런 상황을 발생했었을까. 물론 나조차도 관심을 가지지 않기에 발생한 문제다. 단순히 지방정부를 향해 비난만을 할 것이 아니라 나 자신도 반성하게 되는 강의였다. 
 



 두 번째 강의는 서복경 교수님의 '코로나 19 이후, 유권자 지형과 뿌리 정치였다. 최근의 4.7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 이대남과 관련한 분석들이 넘쳐나고 있다. 주된 내용은 이십 대 남자들이 화가 났고, 그래서 오세훈이 이십대 남자들의 몰표를 받은 이유에 대한 내용이다. 최근의 젠더갈등과 관련해 남자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 그들이 분석한 원인이다. 과연 이십 대 남자들은 화가 났는가에서부터 강의는 시작했다.


 이십 대 남자인 나는 과연 화가 났는가? 물론 화가 났다. 치솟는 집값, 불안한 미래 등 화가 안 날 수가 없다. 하지만 과연 이십 대 남자만 화가 났을까? 화가 난 건 모두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유례없는 팬더믹 상황,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 19, 살기 좋았던 시대는 한 번도 없다지만 과거와 상관없이 내가 처한 현실이 항상 최악일 수밖에 없으니, 화가 안 날 수가 없다.


 우리의 삶이 불안할수록 지역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강사님은 말씀하셨다. 코로나 19 상황만 하더라도 긴급생계자금(지원금), 고용유지지원금, 재난 기본소득, 소상공인 생존자금 지원 등 지방정부에서부터 대응이 시작되었다 우리의 삶이 이루어지는 곳은 지역이다. 


 강의를 들으면서 계속 드는 생각은 과연 '나의 삶은 나아질 수 있을까'였다. 조금씩 세상이 나아져야 한다고 믿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라고 하지만, 계속되는 코로나 19와 수많은 불안 요소들이 산재한 현실에서 과연 나의 삶은 나아질 수 있을까, 단순히 연명하는 삶이 아니라 행복하게, 사람답게 살 수 있을까.

 누구나 사람답게 살고 싶어하지만, 사람답게의 기준은 모두 다르다. 하지만 사회 대다수가 인정할 수 있는 사람답게의 최저선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최저선은 왜 지켜지지 않을까. 모든 강의와 마찬가지로, 생각들이 계속해서 복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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