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학번입니다. 50대가 되었습니다.
대학생이 되어 첫번째 대선에서 저는 주저없이 권영길 의원에게 투표했습니다.
운동권 근처도 가본 적 없지만, 그게 제 소신이었고 옳다고 믿었습니다.
이후 비례정당 투표가 있을 때면 늘 고민을 했습니다. 사표방지에 대한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름 생각한 방법이 지역구는 민주당에, 비례정당투표는 정의당에 투표했습니다.
그리고 지자체 선거에서 '지방의회 의원투표'에서는 늘 정의당 후보에게 투표를 했습니다. 정의당 지자체 의원들이 일을 잘한다며 홍보도 했습니다.
민주당이라는 큰 둑이 정의당이라는 작은 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었습니다.
정의당이 지향하는 가치가 민주당의 방향성에 어느 정도 무게추가 되어 준다고도 믿었습니다.
지난 연말 공수처법 통과 여부를 두고 진보진영에서 마음을 졸이고 있을 때 보여준
정의당의 욕심에 저의 주변 지인들이 정의당에서 떠나갔습니다. 그래도 저는 정의당이 국회에 필요한 존재라며 홀로 버텼습니다.
하지만. 이번 정의당의 행태에 너무 큰 실망을 했습니다.
어찌되었든 지난 연말, 민주당은 정의당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캡30석".
민주당이 그때 어렵게 내려놓은 .. 당신들이 말하는 '기득권'을 기억하십시오,
심상정 의원의 탄핵 발언은 해서는 안되는 말입니다. 미통당의 탄핵 주장. 그 근거조차 없는, 무도한 발언이 정치적 의도로 작동되고 있는 지금
그게 당신이 말하는 주장... '민주당이 독자적인 비례정당을 만들면 안된다'는 그 주장을 하기위한 적절하고 논리적인 근거가 된다고 보십니까?
정신이 나가셨습니까?
지금 이 사태가 당신들만의 책임은 아닙니다. 미통당의 짓거리 때문이지요.
잘못이라면 그런 미친 짓을 할 거라고 꼼꼼하게 예상하고 대비하지 못한 당신들의 나이브함일겁니다.
혹자는 그걸 무능함이라고 하고, 혹자는 그걸 욕심에 눈이 먼 거라고 합니다.
오늘도 민주당에게 '기득권'을 내려놓으라고 하더군요. 당신들이 소수정당이라고 기득권이 없는 게 아닙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민주당 옆에서 당신들 역시 쭉 권력을 행사해왔습니다. 연동형 선거제,, 캡 30석은 당신들이 가진 힘을 보여줬어요.
'우리 아니면 안될껄?' 공수처법, 검찰개혁이라는 대의를 협상건으로 삼아 '이번에는 반드시 교섭단체'가 되고 말겠다는...욕심. 그걸 인정하세요.
다수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당신들에게 표를 주는 건. 저는 분명히 저와 같은 마음이라고 확신합니다.
당신들이 지금까지 가져온 비례국회의원 표들, 정말 정의당 지지자들만의 힘이라고 믿고 있습니까?
비례투표에서 어떻게 해서든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를 가져가려고 민주당 협박하는 짓 하지 마세요.
어차피(?) 확보된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에 숟가락 얹으려는 욕심으로밖에 안보입니다.
국민들이.. 아니 진보진영 지지자들이 당신들을 보고 있습니다.
당신들만 옳다고 말하지 마세요. 누구도,, 아니 진보진영 대다수 지지자들은 더이상 당신들을 신뢰하지 않으니까요.
심장정 의원의 독한 아집과 근시안적 리더십...수구세력과 뭐가 다른가요? 오늘의 정의당을 보며 노회찬 의원이 그리워집니다.
(저의 첫번째 정치후원금을 가져가신 의원이시고, 그분의 카톡을 스스로 지우지도 못했던 사람입니다)
이번에 연합을 한다면, 저는 연합비례당에 투표할 겁니다. 당신들을 지지해서가 아닙니다.
이런 글 '그저 한 표' 라며 무시하겠죠? 하지만 두고 보세요. 제가 5명을 변화시키고, 그 5명이 10명을 변화시키고, 10명이 100명을 변화시킬겁니다.
정의당. 두고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