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흐르지 않는 물은 강이 아니다, 세종보를 해체하라!
지난 28일 최민호 세종시장은 ‘강에는 물이 흘러야 하고, 물 없는 강은 강일 수 없다’며 세종보를 다시 가동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강의 수심 확보를 위해 강바닥을 준설하고 물길을 가두겠다는 것이다.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말이다.
흐르지 않는 물은 강이 아니며, 강의 본질은 수심이 아니라 ‘흐름’이다.
최민호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세종을 문화 수도로 만들겠다며 금강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수심을 깊게 만들어 배를 띄우는 것은 문화도시와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명품 핫 플레이스’나 ‘수변 관광상품’으로 포장해 비단물결 금강을 다시 썩은 물로 만드는 일일 뿐이다.
세종보의 수문 개방 후 입증된 수질 개선 효과는 명백하다. 환경부는 “4대강 보 개방 모니터링 종합분석 보고서”를 통해 2018년 세종보 완전 개방 이후 녹조 감소, 퇴적물 내 유기물질 함량감소 등 수질 개선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보고서가 아니더라도 세종보 개방 이후 금강이 살아나는 모습은 세종에 사는 시민들이라면 누구나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세종보 건설 후 4대강 사업으로 금강은 녹조로 뒤덮이고 썩어갔으며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강바닥은 하수구 바닥이 되어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그러나 보를 개방하자 강이 살아나면서 물고기가 돌아오고 반짝이는 모래톱이 다시 생겨나고 있다. 녹조와 강물이 썩어 악취로 가득했던 강바닥은 자갈과 모래 바닥으로 변해가며 자정 능력을 회복 중이다. 다시 살아나는 금강에는 천연기념물 큰고니,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큰기러기,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흑두루미, 천연기념물 노랑부리 저어새, 천연기념물 독수리, 검은어깨매등 무수한 야생조류들이 찾아오고 있다.
이제 막 죽은 강이 살아나는 시점에 세종보 재가동은 다시 숨통을 막겠다는 것이다. 유독 최민호 시장 눈에는 보이지 않는 강물이, 지금 분명 세종시 한가운데 살아 생동하며 유유히 흐르고 있다. 비단처럼 반짝이는 물길이 계절에 따라 모습을 바꾸는, 금강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이 최민호 시장에게 없을 뿐이다. 최민호 시장의 머릿속에 있는 그 강은 생명을 키울 수 없는 죽은 물의 저수지일 뿐이다. 시행착오를, 명백히 실패한 4대강 사업의 처참한 결과를 반복해서는 안된다. 자연은 그대로 둘 때 가장 아름답고, 강은 흘러야 강이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전지구적인 노력을 모색하는 시대이다. 자연을 인간의 잣대로 마음대로 변형하고 착취하면서 우리의 삶이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못한 위기에 다다른 지금, 세종시장은 거꾸로 가는 정책을 펼치려 한다. 물을 가둬 배를 띄우면 명품 핫 플레이스가 된다는 최민호 시장의 발상은 시대착오에 불과하다.
세종보 재가동은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꿈꾸는 세종시민들의 거센 저항을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정의당 세종시당은 다시 살아나는 강의 숨통을 끊으려는 세종보 개방시도에 맞서 강력히 싸울 것이다. 세종시장은 강을 죽이는 시대착오적 발상을 버리고, 세금 낭비로 시민들의 짐이 될 뿐인 세종보를 당장 해체해야 한다.
2022년 12월 30일
정의당 세종시당 생태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