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수정 시의원 “서울시 홈페이지 ‘꼭 알아두세요’란에 게재된 내용이야말로 서울시 성인지 감수성의 빈곤을 보여주는 바로미터

서울시야말로 ‘꼭 알아둘 것’

서울시 임신·출산정보센터 홈페이지에 임신 주기별 ‘꼭 알아두세요’란에 게재된 내용에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서울시가 2019년 저출산 극복을 위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예비부부·임신 부부의 궁금증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선보인 ‘서울시 임신·출산정보센터’ 홈페이지에 ‘집안일’과 ‘육아’의 책임을 오로지 여성에게 돌리고 ‘임신말기’ 항목에 "냉장고에 오래된 음식은 버리고 가족들이 잘 먹는 음식으로 밑반찬을 서너 가지 준비해 두라"며 "즉석 카레, 짜장, 국 등의 인스턴트 음식을 몇 가지 준비해두면 요리에 서투른 남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라고 안내했다. 또 "3일 혹은 7일 정도의 입원 날짜에 맞춰 남편과 아이들이 갈아입을 속옷, 양말, 와이셔츠, 손수건, 겉옷 등을 준비해 서랍에 잘 정리해 두라"라는 내용도 있었다.

이에 여성이 남편을 수발드는 시종이냐는 비난이 일었고 서울시는 임신·출산정보센터 사이트에 올라왔던 관련 정보는 현재 모두 삭제됐다.

권수정 시의원은 서울시 시민건강국과 여성가족정책실 관계자를 불러 해당 경위를 물었다.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에 따르면 ”2017년 8월 14일 행안부 생애주기 맞춤형서비스 공모과제가 선정되어 서울시 임신, 출산 정보센터 사이트 구축에 착수했고 2019년 5월 5일 서울시 임신, 출산 정보 센터 사이트 오픈한 뒤 이 과정에서 보건복지부(아이사랑육아종합포털) 자료를 받아 등재했다. 복지부는 2019년 9월에 내용 전면 개편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2019년 9-12월, 2020년 3월~12월 사이트 개편과 유지보수 관리 등을 보완했으나 기술적 측면만 개선했고 내용은 살피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권수정 의원은 ”현재 서울시에 홍보물심의위원회가 있고 백서, 신문광고, TV 광고, 포스터에 대한 성별 영향 평가 자문을 2016년부터 실시하고 있으며 주 점검내용은 성역할 고정관념 및 편견, 성차별적 표현/비하/외모지상주의, 폭력에 대한 왜곡된 시간,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편견, 성별 대표성 불균형 등을 근거“로 하고 있다면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반발했다. 여성가족정책실은 서울시 홈페이지 온라인 점검이 필수대상은 아니며 각 부서 등에서 문제 내용을 점검하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이에 권수정 시의원은 다음과 같은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1)1월 중 서울시(128개) 및 투출기관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 전수점검 실시하여 성차별적 표현 개선 조치할 것.

2)서울시 및 투출기관 운영 홈페이지를 홍보물 성별영향평가 필수실시대상으로 포함하여 홈페이지 신규 제작 및 개편 시 성별영향 평가실시, 매뉴얼 도입 및 각 사업부서 별 홍보물 등의 담당자 지정 및 관리 체계화

3) 시민신고센터 운영하여 시민들이 홈페이지, SNS 동영상 등 모든 서울시 컨텐츠의 성별 고정관념 및 성차별적 내용을 신고할 수 있도록 시민참여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권수정 의원은 “저출생이 심각하다면서 여성을 임신과 출산의 생물학적 개체로만 인식하는 성인지 감수성의 빈곤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적 사회문화야말로 심각한 저출생 원인이다. 서울시 사업에서 성평등 문화 확산이 필요하며 성인지감수성은 하루아침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서울시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일이다. 거의 재난에 비견하는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서울시 모든 행정 용어들을 살피고 시정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2021년 1월 7일 정의당 서울시의원 권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