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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ㅋㅋㅎㅎ 말 줄임표는 약자들의 비명이다

 

1118일 행정감사에서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의원의 마무리 발언이다. “오늘도 죽음을 택한 많은 이들은 전하지 못한 고통을 겪은 사회적 약자입니다. ㅋㅋ, ㅎㅎ, 말 줄임표 등은 친근감의 표시가 아니라 생존하기 위한 약자들의 비명입니다. 이들을 위해 성평등 사회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자 서울시와 우리 의회의 존재 이유입니다.”

 

모 구의원은 성희롱을 친분관계에서 일어난 일상적 농담” “사적대화라고 변명했다. 이러한 해석은 소위 입틀막의 과정으로서 위력의 자리를 보여준다. 특히 피해자의 분별능력을 거론하며 위력이 작동할 수 없다고하거나, 합의에 의한 관계 운운하는 일은 피해자다움을 강요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피해자 진술에 대한 신빙성 논란으로 이어진다. 실상 어디에나 있었고 사라지지 않는 위력이 공기처럼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셈이다.

 

상사의 성희롱에 ㅋㅋ ㅎㅎ 말 줄임표를 긍정적 의사 표현이자 동의로 간주하는 것은 여성에게 일상적으로 가해지는 위력을 감지하지 못한 무능한 해석이다. 지자체장이 저지른 성범죄 피해자들은 심기보좌와 사적수발을 담당해왔다. 피해자는 수시로 이루어지는 상사의 호출을 거부할 권리가 없었다.

서울시에서도 지방공무원 직군, 직렬, 직류에 비서직은 없다. 그러나 필요에 의해 비서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을 선발해 왔던 관행이 존재한다. 직무내용을 살펴보면 개인 기호품 구매와 건강체크, 약 대리처방 등 일반 노동자로서 해서는 안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말해질 수 없었기에 부재했고, 그러한 관행은 피해자의 내부에 고통으로 고스란히 남겨졌다. 위력에 의한 성범죄는 엄연히 부당노동행위이자 우리 사회가 공개적으로 포착하고 담론화할 산재이다.

 

성폭력 범죄는 물리적, 사회적, 경제적, 권력자원의 불균등을 전제로 한다. ㅋㅋㅎㅎ 말 줄임표에는 직장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는 공포가 은폐돼 있다. 통상적인 비서업무는 피해자의 행위준거의 틀로 작용하며 침묵을 강요해왔다.

 

따라서 우리의 눈과 귀는 정황상, 맥락적, 종합적 이해력을 요 하는 곳에 있어야 한다. 피해자 의 내부 혹은 주관의 영역에만 머물렀던 피해 사실을 공론의 장으로 불러내어 그 실체에 이름을 부여하고 신자유주의 시대에 노동자가 겪는 폭력의 형태로 포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의당 서울시당은 성별과 연령 직군을 떠나 지금 이 순간에도 감정노동을 감당하며 지시 불이행 시 더 큰 불이익을 감수할 것이 두려워 침묵해야만했던 노동자들과 끝까지 연대할 것이다. 나아가 위력에서 벗어 날 수 없는 이들의 요청에 조속히 답하고 함께 발화할 것이다.

 

20201118일 서울시당 공동대변인 여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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