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 원 서

재판장님!

만덕5지구는 금정산 밑에 자리 잡고 있는 아름다운 마을 입니다. 1972년 부산시가 무허가판자촌을 정리하며, 당시 변두리 지역이었던 만덕동에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 시키면서 마을이 형성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전기 수도시설이 없어 주민들은 직접 벽돌과 시멘트를 나르며 집을 지었습니다. 그렇게 40여년동안 살아온 제2의 고향입니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하면 같은 평수의 집을 얻게 되는 줄 알았는데 지금같은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2013년 현재 만덕동 주변의 집값은 애초 보상시점으로 잡았던 2007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올랐고 현재 L.H공사가 제시하는 보상을 받더라도 주변 지역에 같은 평수의 전세를 구하기도 힘든 실정 입니다.

LH공사는 2007년 한국토지공사와 한국주택공사를 합병하며 보상시기를 3년이나 늦추어 졌고 이는 명백히 LH공사의 귀책사유이지만, 주민에게 오로지 희생이 강요되고 있습니다.

원주민의 재입주와 주거복지, 삶의 질 또한 고려해야 하는 것이 주거환경개선사업인 줄로 압니다.

이 사업으로 아파트를 짓더라도 높은 분양가로 인해 원주민의 재입주가 불가능 합니다. 결과적으로 원주민을 쫓아내는 사업이 돼 버린 것입니다. 만약 추가부담을 해서 재입주를 한다면 대다수 7~80대 노인인 주민들의 소득수준으로는 그 빚을 감당하기 어려워 생활이 파탄날 것입니다.

게다가 소형 평수의 아파트는 주민의 인구수에 비해서 턱없이 모자랍니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요건은 기반시설이 열악하고 노후불량주택이 일정비율 이상이어야 하는데도 북구청이 재판과정에서 밝힌 바 "통장이 조사했다"라고 하며 명확한 기준과 자료를 제시하지 않는 상황 입니다. 현재 만덕1동 주거환경개선사업 5지구에는 450여가구가 여전히 살고 있으며 주거의 문제를 같이 고민하는 부산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만덕5지구 주민들의 주거권과 생존권이 보장되기를 원합니다.

갈 곳이 없고 집을 잃게 된 주민들의 목전에 닥친 위기감과 불안감을 헤아려 주십시오.

40년 이상 살아오던 내 집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부디 현명한 판결을 당부 드립니다.

2013 년       월       일

주민번호 앞자리 :                                                               성명 :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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