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2030 정치참여 네트워크' 간담회 인사말
일시: 2017년 9월 20일 오후 3시
장소: 의원회관 10간담회장
반갑습니다. 이정미 대표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할 유인은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직장을 가지려고 해도 그때부터 비정규직 인생이 시작되고, 대학을 가려해도 등록금이 너무 비쌉니다. 또 대학을 잘 졸업했다고 하더라도 나와서 직장 구하기가 쉽지가 않고, 연애를 한다 하더라도 내 미래가 무엇일지 불투명한 상태에서 그런 것들을 포기하게 됩니다. 집을 구하는 문제에서부터 모든 것들이 정말 이중고, 삼중고, 사중고가 되어가고 있는데 결국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은 정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정말 절박하게 느끼고, 문제를 풀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청년들이 실제 정치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장벽이 너무나 높고 저도 사실 국회의사당에 가서 동료 의원님들을 둘러봐도 청년이 두 명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평균 연령이 53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대한민국 국회가 청년 문제를 정치로 제대로 잘 풀어나갈 수 있겠는가에 대한 걱정들이 많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프랑스를 다녀왔습니다. 이번에 ‘전진’이라는 정당이 약진을 한 것도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였지만, 젊은 분들이 국회에 많이 들어와 있고 역동적인 분위기들도 느껴졌습니다. 대한민국은 왜 그걸 못하는지, 20대 국회 안에서는 이런 문제를 좀 풀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국회 안에는 정치개혁특위가 만들어져 전체적인 선거제도에 대한 문제를 굉장히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는 각 당 끼리는 서로 이해관계가 달라 이야기를 진전시키기 굉장히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청년들은 당리당략을 뛰어넘는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흐름을 잡아 각 당을 압박하고, 당의 지도부들에게도 우리가 퇴보할 것인지 전진할 것인지 결단을 내리라는 요구도 가능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받은 5대 의제 중, 선거 연령 18세 하향은 저희들이 십몇년 전부터 계속 주장을 해왔던 것입니다. 이번에는 꼭 개정이 되어야 합니다. 사실 저는 18세라는 기준도 너무 높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인식수준, 정치참여 열기 등을 놓고 봤을 때 한 16세 까지 낮춰도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정치개혁 과정에서 꼭 실현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피선거권 연령 하향 조정은 우리가 대선 공약으로 이미 발표를 한 바가 있습니다. 교육감 선거 같은 경우에는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16세, 지방의원의 경우 18세,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은 23세, 그리고 대통령은 35세 등으로 낮추는 공약을 낸 바가 있습니다. 이미 다른 몇몇 나라들에서는 18세부터 국회의원이 되어서 지금 재선한 국회의원들까지 있지 않습니까? 그런 과정이 조금 필요할 것 같습니다.
비례·지역 공천에서 청년을 적극 배정하는 것과 관련해, 정의당은 10%부터 시작을 하고 있습니다. 비례 공천 비율을 높이는 부분에 대해선 더 적극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기탁금 인하도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당대표가 되면서 ‘청년 정의당’을 제 임기 안에 만들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그 안에서 한 마디로 의사결정권도, 사업 집행권한도,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예산 배정 권한도 다 주겠다는 것입니다. 올해 연말까지 ‘청년발전기본계획’이 수립 되고,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청년정의당을 만들게 되면, 아마 굳이 당대표까지 만나지 않아도 청년들이 직접 정치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덧붙이고 싶은 말은 청년 정치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은 ‘비례대표 확대’라는 것입니다. 정의당에서 이번 선거제도 개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어떤 정책과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자기가 원하는 정당에 투표하고, 그 투표율만큼 민의를 수렴할 수 있는 국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비례대표 숫자가 너무 적습니다. 사실 19대 국회 때, 중선관위가 2:1 비율로 늘리라고 권고를 한 것을 국회에서 다투다가 결국 53석이 47석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게임에 참여하는 경기자가 게임의 룰을 정하는 구조가 돼 있다 보니 결국 현역의원들의 유·불리를 많이 고려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는 여기서 가장 목소리를 높여야하는 두 주체가 여성과 청년입니다. 어떻게 보면 여성과 청년들이 지금 지역구 선거에서 뛰어넘어야 할 장벽이 너무나 높지 않습니까? 기탁금 인하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 기탁금 이외에도 지역선거를 하는데 너무 많은 예산이 들어가게 됩니다. 특히 오랫동안 지역 활동을 해 왔던 분들은 자신의 당조직과 사조직들, 그리고 인맥, 학맥 등을 동원해서 모금을 많이 할 수 있지만 여성과 청년들은 그렇게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정당이 사람을 키워서 그 대표선수들을 국회로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안은 비례대표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지금 국회의원들에게 들어가는 세비 총액을 동결시키면서, 비례대표를 2:1 비율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구 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가 없어지는 것에 대한 저항이 너무 심하기 때문에, 지역구 240석에 비례대표 120석 정도로 설정하고, 여기에 더해 여성 할당 50%가 적용된다면 여성들은 기본적으로 60명이 국회에 진출하게 됩니다. 지금은 지역구, 비례대표 다 합쳐서 51명 나가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비례대표로만 60명, 그 다음에 여러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비례대표에 30% 청년할당을 하면 40명, 이렇게 확보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청년들이 비례대표 확대를 통해 청년들이 정치적으로 커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라는 목소리를 강력하게 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지금 민주당이나 국민의당 당론이 다 그렇게 돼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우리 미래도 당론을 그렇게 갖고 있고, 정의당은 예전부터 같은 주장을 계속해왔습니다. 제가 이제 두 당의 청년위원장님들께는 특히 의석수가 많은 교섭단체들 안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청년위가 노력을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고 요청 드렸습니다. 저도 당 대표로서 각 당 대표님들께 열심히 말씀을 드리고는 있지만, 당 내부에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러한 점을 청년위원장님들께 각별히 요청을 드리고자 합니다.
2017년 9월 20일
정의당 대변인실